“‘근무 중 사망’ 코스트코 노동자 중대재해 가능성 열어야”
“‘근무 중 사망’ 코스트코 노동자 중대재해 가능성 열어야”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6.23 14:42
  • 수정 2023.06.23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카트 관리하던 노동자 의식 잃은 후 사망
“응답 없던 인력충원 요구···무더위에도 더 많이, 더 빠르게 일했다”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코스트코 노동자 근무 중 급사 열악한 근무조건 고발 및 노동주 재해조사 요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코스트코 노동자 근무 중 급사 열악한 근무조건 고발 및 노동부 재해조사 요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서 카트 관리 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지난 19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목숨을 잃은 일과 관련, “사인인 폐색전증이 노동환경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위원장 정민정, 이하 마트노조)은 손솔 진보당 대변인과 23일 오전 10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고용노동부에 “재해 당시 CCTV를 확보해 초동대처와 주차장 노동환경, 직전 업무내용·시간·강도 등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고인의 사인인 “폐색전증의 원인으로 서서 일하는 고정된 자세가 많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중대재해의 가능성을 열어둔 재해조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게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주장이다.

마트노조는 고인이 주차장으로 재배치되기 전 계산 업무에서 ‘의자에 앉을 권리’가 없었던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코스트코엔 계산 업무 중 제대로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비치돼 있지 않으며, 대용량 상품 등을 취급해 앉아서 일하기 힘든 구조다. 코스트코지회는 2020년 8월 설립된 후 노동자가 때때로 앉을 수 있는 의자 도입 등을 교섭에서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왔다. 하남점 주차장에도 노동자가 앉을 수 있는 의자는 휴게실에 하나뿐이라 계산대와 상황은 같다.

또한 고인이 쓰러진 지난 19일과 그 전날인 18일 하남시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마트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장에는 별도의 냉방 시설이 없고, 온습도를 체크할 온도계가 없어 일하는 곳의 환경이 어떤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특히 주차장 1층과 2층은 차량 열기뿐 아니라 내부공조시설이 맞닿아 있어 체감온도가 더 높았다.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처럼 폭염에 따른 추가적인 휴게시설이 마련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경훈 마트노조 코스트코지회 부지회장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중대재해 가능성도 있을 수 있기에 산업재해를 은폐하고자 하는 시도는 절대로 있어선 안 될 것”이라며 “코스트코는 혹시라도 유족 분들이 산재신청을 하고자 할 때 적극 협조해야 하고, 이번 사고가 산재냐 아니냐를 떠나 비슷한 사고는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기에 코스트코는 재발방지를 위해 각성하고 나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마트노조는 재발방지를 위해 코스트코에 △전체 매장 정규인력 충원 △계산대에 제대로 앉을 수 있는 환경 마련과 계속 한 자세로 근무하지 않도록 순환배치 시행 △고온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예방조치와 휴게시간을 명문화하고 작업중지 권리 마련 등이 필요하다 보고 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고인이 일하던 하남점은 비슷한 매출을 기록하는 상봉점과 비교해 적은 인력을 유지하는 매장이다. 주차장 4개 층을 가진 상봉점의 경우 카트 관리를 하는 노동자가 17명이지만, 하남점은 주차장 5개 층을 가졌음에도 11명의 인원이 카트를 관리해야 한다. 캐셔인원도 상봉점(60여 명)보다 하남점(40여 명)이 적다. 고인은 계산대 업무를 수행하던 중 카트 관리 업무에 결원이 발생해 재배치된 지 약 2주가 지난 후 사망했다.

관련해 마트노조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력 문제를 인력충원 대신 노동력 쥐어짜내기로 해결했던 것”이라며 “응답 없는 인력충원 요구에 (고인과 동료들은) 무더위에도 더 많이, 더 빠르게 일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민정 마트노조 위원장도 “코스트코는 지난 3년 동안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노동자들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하는 일을 해태하는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황망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며 노동자들이 더 쓰러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줄 것을 노동부와 코스트코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코스트코 노동자 근무 중 급사 열악한 근무조건 고발 및 노동주 재해조사 요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코스트코 노동자 근무 중 급사 열악한 근무조건 고발 및 노동부 재해조사 요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코스트코 노동자 근무 중 급사 열악한 근무조건 고발 및 노동주 재해조사 요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코스트코 노동자 근무 중 급사 열악한 근무조건 고발 및 노동부 재해조사 요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정민정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코스트코 노동자 근무 중 급사 열악한 근무조건 고발 및 노동주 재해조사 요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정민정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코스트코 노동자 근무 중 급사 열악한 근무조건 고발 및 노동부 재해조사 요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코스트코 노동자 근무 중 급사 열악한 근무조건 고발 및 노동주 재해조사 요구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노동청은 CCTV 확보하고, 초동대처 확인하라’ 등의 요구사항이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코스트코 노동자 근무 중 급사 열악한 근무조건 고발 및 노동부 재해조사 요구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노동청은 CCTV 확보하고, 초동대처 확인하라’ 등의 요구사항이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