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3년 단체교섭 가결··· “역대급 기본급·성과금”
현대차 23년 단체교섭 가결··· “역대급 기본급·성과금”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3.09.19 04:36
  • 수정 2023.09.20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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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1% 찬성··· 기본급 11만 1,000원 인상 등 임단협 가결
노사 ‘미래 동반 성장 특별협약’도 마련
기아·한국지엠 추석 전 타결은 난망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지난 18일 현대차지부가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지를 개표하고 있다.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단체교섭이 마무리됐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지부장 안현호)는 올해 “역대급 기본급 강화와 성과금을 쟁취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지부는 지난 18일  ‘2023년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찬성률 58.81%(2만 2,703표)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86.47%다. 현대차지부 재적 인원 4만 4,643명 중 3만 8,603명이 투표했다. 반대 1만 5,880표(41.14%), 기권 6,040명(13.53%), 무효는 20표(0.05%)가 나왔다. 

“역대급 기본급·성과금”

올해 단체교섭 결과에 따라 현대차지부는 “임금인상 효과가 처음으로 연 3,000만 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11만 1,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2022년 경영 성과금 300%+800만 원 △격려금 100%+250만 원 △전통시장상품권 25만 원 △주식 15주(279만 원) △하계휴가비 80만 원(50만 원 인상) △2교대 포인트 100만 포인트(50만 포인트 인상) 등이 담겼다. 이에 따른 조합원 평균 임금인상 효과는 3,430만 원이다. 이는 지난 3월 지급된 특별성과금 400만 원과 주식 10주를 빼고 현대차지부가 계산한 금액이다. 

“미래 신산업 부품 제조 기반 내재화”

아울러 현대차 노사는 ‘미래 동반 성장 특별협약’을 마련했다. 지난해 단체교섭에서 별도로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시설 확충 및 노후 생산공장의 단계적 재편을 위해 2023년 착공,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기로 한 바 있다. 

이어 올해는 “미래 신산업 핵심 기술과 부품 제조 기반을 내재화했다”고 현대차지부는 설명했다. 우선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과 차체 경량화를 위해 완성차 알루미늄 보디 확대 적용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첨단 대형 다이캐스팅(주조) 차체 제조 공법인 ‘하이퍼 캐스팅’ 기술을 내재화해 2026년부터 양산에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양산라인에서 생산할 수 없는 차종(컨버터블, 리미티드 에디션 등)을 위한 다기능·다목적 생산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또 파워트레인 부문 노동자의 고용 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2024년 안으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을 내제화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기술직 800명 신규 채용 △장기근속 퇴직자 격려금 전 구간 인상(현재 300~600→350~800만 원)△출산·육아 지원 확대 등에도 합의했다.

정년연장, 법 개정 시기 기다려
1년 숙련재고용제도는 유지

현대차지부가 요구한 정년연장(국민연금 수령 시기 연동)에 대해서는 별도 합의서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정년연장 관련, 정부정책·사회적 인식 변화로 법 개정 시 노사 협의 후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초 현대차지부가 단체교섭 준비를 위해 확대간부 기초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단체교섭에서 가장 급하게 제도 개선해야 할 의제(최대 3개 선택)로 답변자(392명)의 66.9%가 정년연장을 꼽은 바 있다. 이어 복지 확대(39.8%), 노동시간 축소 및 식사시간 확대(34.9%), 임금피크제 폐지(34.4%), 전기차 근속 할인(33.6%) 등이 뒤를 이었다.

정년퇴직자 중 희망자만 기존 본인 공정에서 1년간 더 일할 수 있는 숙련재고용제도는 현행을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단체교섭에서 사측은 현대차지부에 숙련재고용 관련 △퇴직 1년차에는 본인 공정, 2년차에는 회사 필요 공정에 투입 △25년 이상 근속 퇴직자(평생 사원증) 차량 할인 구입 조건 ‘75세 이하, 재구입 연한 3년(현행 2년) 제한’ 수용을 전제로 숙련재고용 1+1과 60세 임금삭감 5%(현행 10%)를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지부는 “단체협약 후퇴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으로 수용을 거부했다”고 했다.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기아, 한국지엠 추석 전 타결은 난망
 
한편 다른 완성차 노조들의 추석 전 단체교섭 마무리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단체교섭에서 ‘현대차의 합의를 베끼다시피 한 협상에서 벗어났다’고 노사가 평가하기도 한 기아의 올해 교섭은 난항에 빠졌다. 홍진성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지부장은 지난 14일 열린 10차 본교섭에서 사측의 제시안을 찢고 지부 교섭단과 퇴장했다. 

기아차지부 관계자는 “지부교섭단은 별도요구안인 국민연금 수령 전년도까지 정년연장 및 신규인원 충원 요구를 하고 있지만, 사측은 (단체협약상 직원 자녀) 우선 채용 조항 개정을 먼저 요구하는 등 ‘개악안’을 내놔서 교섭장에서 퇴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지부는 올해 단체교섭이 끝날 때까지 사측과 ‘생산특근 협의 중단’을 지난 14일 결정한 바 있다. 또 다음달 1일부터 생산특근 전면 중단을 결의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8일 1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은 40.59%에 그쳤다. 

한국지엠지부의 1차 잠정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7만 원 인상 △성과·일시금 1,000만 원 지급 △미래 차종 계획 2023년 말까지 노조와 공유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국지엠지부는 잠정합의안 부결 배경으로 임금 인상 수준이 조합원들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지부 쟁의대책위는 지난 18일부터 3일간 전·후반조 4시간 파업투쟁을 결정했다.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는 “올해 유사 업종(르노코리아자동차 등 중견 완성차업체)의 단체교섭에서 기본금 인상은 월 10만 원 수준이었는데, 한국지엠이 이에 못 미쳤다”며 “9년 만이긴 하지만 지난해 한국지엠은 흑자 전환한 것이 사실이고 임금인상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가 컸는데, 이 기대에 1차 잠정합의안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지엠지부에 따르면 글로벌 지엠의 기준에 따라 사무직은 지난 3월 성과금 약 1,300만 원을 받기도 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사는 지난 15일 2차 잠정합의안을 내놨다. 2차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 원 인상 △타결 일시금 270만 원 △생산성 격려금 100만 원 △노사 화합 비즈포인트 31만 원 지급 등이 담겼다.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19일 진행된다. 

KG모빌리티 노사는 △기본급 5만 원 인상 △본인 회갑 1일 특별 휴가 등을 골자로 하는 임단협에 지난달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