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원지부, 어린이집 운영 중단 반발···무기한 파업
서사원지부, 어린이집 운영 중단 반발···무기한 파업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3.10.30 17:48
  • 수정 2023.10.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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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사원지부, 서울시청 앞에서 전면파업 출정집회 열어 
“민간위탁 운영 전환 시 어린이집 급·간식 등 돌봄 질과 보육교사 처우 저하 우려”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가 30일 오전 서울시청 동편에서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지속운영 촉구 및 전면파업 출정집회’를 열었다. ⓒ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가 30일 오전 서울시청 동편에서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지속운영 촉구 및 전면파업 출정집회’를 열었다. ⓒ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하 서사원)의 어린이집 운영 중단 계획에 반발하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가 해당 계획 철회 시까지 무기한 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지부장 오대희, 이하 서사원지부)는 30일 오전 서울시청 동편에서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지속운영 촉구 및 전면파업 출정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파업에 참여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40여 명과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 등 30여 명의 서사원지부 조합원을 비롯해 이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까지 총 1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4월 서사원은 서울시의 일부 자치구청으로부터 수탁 운영해온 국공립 든든어린이집 7곳(송파·영등포·강동·은평 응암행복·노원·서대문·중랑 새우개하나)의 운영을 중단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5월 가장 먼저 운영 중단을 통보받은 송파든든어린이집은 이달부터 민간에 위탁 운영된다. 서사원지부는 “영등포·강동·응암행복(은평)의 경우 내년 2월에 서사원 운영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통보받았다”며 “3월 개학 시기에 맞춰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서사원이 어린이집 운영 중단을 결정한 데는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서사원 예산 100억 원 이상 삭감을 결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서울시의회는 민간기관과 큰 차이 없이 돌봄서비스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서사원 운영이 효율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사원은 자체 혁신안을 통해 민간과 사업 내용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보육사업의 경우 어린이집 수탁 운영 종료를 계획했다. 또 재가장기요양사업과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민간기관에서 돌봄을 제공받지 못하는 이용자 중심으로 긴급돌봄 등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가 30일 오전 서울시청 동편에서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지속운영 촉구 및 전면파업 출정집회’를 열었다. ⓒ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가 30일 오전 서울시청 동편에서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지속운영 촉구 및 전면파업 출정집회’를 열었다. ⓒ 공공운수노조

서사원지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민간기관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면 아동에게 제공되는 급·간식 등 전체적인 돌봄의 질이 낮아질 수 있고, 보육교사들의 처우도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 11월 김영옥 서울시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사원 어린이집 급·간식 평균단가는 4,026원, 서울시 전체 평균은 2,543원이었다. 서사원지부는 공공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양질의 급·간식 등 아동·학부모가 만족할 수 있는 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사원에 따르면 어린이집이 민간위탁 운영방식으로 전환되면 보육교사들은 민간기관에 고용 승계될 방침이다. 그러나 서사원지부는 고용 승계 이후에도 계약이 안정적으로 유지될지에 대해 보육교사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남 서사원지부 사무국장은 “고용 승계가 되면 보육교사들은 서울시 출연기관(서사원) 직원에서 민간 위탁업체 직원으로 신분이 바뀐다”며 “공공기관 차원의 노동권 보장 등을 기대하던 보육교사들이 민간에서는 그 같은 기대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영등포든든어린이집 보육교사 김혜선 조합원은 “공공돌봄이란 다른 곳에서는 하기 힘들고 어려워하는 일을 자처하는 것이다. (서사원이 운영하는) 든든어린이집에 입사한 교사들은 공공돌봄 실현이라는 비전에 공감하며 헌신해왔다. 그런데 서사원은 당사자인 직원과 아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어린이집 수탁 운영 중단을 통보했다”며 “일방적인 수탁 계약 해지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파업에 참여한 보육교사들은 학부모들에게도 호소했다. “우리의 요구사항은 간단하다. 서사원이 어린이집 지속운영을 약속하고 돌봄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단체협약 체결 등을 해주는 것이다. 서울시나 서사원 입장에서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해왔던 대로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공공돌봄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함께 촉구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서사원지부는 다수의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최대 5일 연차휴가를 쓰고 이번 파업에 참여했다고 했다. 본래 쟁의행위 시 대체인력 투입은 금지되지만, 파업으로 인한 돌봄 공백을 우려한 보육교사들이 스스로 연차휴가를 사용해 각 어린이집이 최대한 대체교사를 지원받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에서다. 보건복지부의 보육사업안내 지침에 따르면 보육교사의 연차휴가·병가 등으로 인한 업무 공백 시 어린이집은 대체교사를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신청할 수 있다. 오대희 서사원지부 지부장은 “추후에는 연차 사용 없이 파업에 참여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9월 서사원은 서사원지부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10차례 교섭에서 서사원은 병가나 휴직 시 기본급 70% 지급을 제안했고 서사원지부는 기존 협약과 같이 평균임금 100% 지급을 주장하는 등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며 교섭이 결렬됐다. 이후 서사원이 단협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도 최종 결렬됨에 따라 11월 서사원지부가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201명 중 91.5%의 찬성으로 가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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