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한국옵티칼 고공농성장 앞 중집 예고
금속노조, 한국옵티칼 고공농성장 앞 중집 예고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4.01.16 15:40
  • 수정 2024.01.16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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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한국옵티칼 농성장에서 중집 개최해 투쟁 계획 논의
평택 한국니토옵티칼 앞 결의대회 등 투쟁 확장도 예고
ⓒ 금속노조
16일 금속노조가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장 앞에서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쟁취, 고공농성 사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금속노조

공장 화재로 일자리를 잃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일주일을 넘긴 가운데 금속노조가 산별노조 차원의 투쟁 확대를 예고했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장창열, 금속노조)은 16일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고공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옵티칼케미칼 해고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위한 투쟁이 구미에서 전국으로 뻗어나갈 채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구미4국가산업단지에서 LCD편광 필름을 생산해 LG디스플레이에 납품했다. 그러다 2022년 10월 공장 화재 이후 사측은 청산을 결정했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조합원 10여 명은 폐업 책임이 있는 회사가 고용승계도 책임져야 한다며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고 공장 안에서 1년간 농성해 왔다. 공장 철거가 예고된 지난 8일에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2부장이 공장 출하장 건물에 올라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쌍둥이 회사’인 평택 한국니토옵티칼로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투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쟁 수위 강화를 예고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9일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통해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농성 침탈 시 확대간부 긴급 집결 투쟁이라는 기존 결정을 재확인했다”며 “오는 23일에는 전국의 지부장들이 이곳 농성장으로 달려와 옵티칼 투쟁에 대한 19만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연대 투쟁 방안을 논의하는 중집을 개최할 것”이라고 전했다.

투쟁 지역도 확대된다. 기존 구미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의 고용승계 요구 회사인 평택 한국니토옵티칼까지 투쟁 범위를 넓힌다는 것이다.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은 “오는 2월 1일 평택(한국니토옵티칼)에서 고용승계를 위한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 또 금속노조는 고공농성장을 사수하는 지부별 순환 농성도 한다.

ⓒ 금속노조
고공농성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왼쪽), 소현숙 조직2부장(오른쪽) ⓒ 금속노조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지회장은 “니토덴코는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뿐 아니라 평택의 한국니토옵티칼을 운영하고 있다. 두 사업장은 모두 일본 니토덴코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제품도 같은 걸 생산한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불이 나자 회사는 한국니토옵티칼로 물량을 넘겼다. 이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30명을 신규 채용해 놓고 사측은 (투쟁 중인 조합원) 11명의 고용승계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며 “니토덴코가 직접 나서서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조합원에게 가압류를 걸고 공장 단수를 하고 공장 철거 승인을 내린 구미시, 공장 철거 방해 금지 가처분을 내린 법원도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일본 자본에 맞서 노동자는 함부로 쓰다가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소모품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올라왔다. 함께 싸워서 이기자”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전국의 노동자, 시민사회가 고공농성 투쟁 현장으로 연대의 뜻을 보내오고 있다”며 “관계 당국은 이 같은 사회적 목소리에 화답해 고용승계 결과를 내놓는 행정을 보여야 한다. 고용승계만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고용승계 없이 공장 철거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