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 못 찾는 우리카드 노사, 노조는 투쟁수위 높여
접점 못 찾는 우리카드 노사, 노조는 투쟁수위 높여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4.02.28 14:07
  • 수정 2024.02.28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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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노조 우리카드지부 1차 투쟁결의대회 개최
노사 접점 못 찾아···3월 4일 서울지노위서 1차 조정회의 진행
장문열 금융노조 우리카드지부 위원장이 1차 투쟁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금융노조 우리카드지부(위원장 장문열)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우리카드 본사 앞에서 ‘2023년 임단협 교섭해태 규탄 및 1차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우리카드 노사는 두 달째 교섭을 진행 중이나 접점을 찾지 못했고, 우리카드지부는 서울지노위에 조정 신청을 했다.

이번 교섭의 주요 쟁점은 특별보로금 및 사기진작금 지급이다. 우리카드지부는 지난해 독자카드사업 구축 완료 및 우리금융지주 IT거버넌스 개편에 대한 직원과 노동조합의 역할을 근거로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사측은 지난해 줄어든 경영성과와 금융지주의 계열사 입장으로 인해 운신의 폭이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지부는 사측의 교섭해태도 이날 결의대회에서 지적했다. 3차례 걸친 대표자 교섭에 사장이 참석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장문열 금융노조 우리카드지부 위원장은 “11년 역사 최초로 기록될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3차례 대표교섭, 총 20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성의 있는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지주는 자회사보상위원회를 열고 자회사 사장들의 경영성과급을 정한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전문가를 자회사에 보내달라. 낙하산에게 돈을 퍼주려고 직원들 보로금 요구를 무시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성의 있는 대응이 없다면, 우리카드 경영진뿐 아니라 금융지주 또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직원들이 따르지 않는 우리카드 사장과 금융지주 회장은 우리카드 노동조합도 함께 할 수 없다. 전 조합원이 단결해서 쟁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우리카드 본사 앞에서 금융노조 우리카드지부가 1차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노사가 함께 모여 지부의 지난해 활동과 성과에 대해 축하하고 격려하는, 그리고 올해 어떻게 활동하고 어떻게 투쟁할 것인지 사업계획을 논의하고 승인해야 하는 우리카드지부 정기대의원대회가 있는 잔칫날인데 사측이 잔치상을 엎어버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우리카드지부의 교섭 결렬) 사태를 발생시킨 데 세 원흉이 있다”며 “첫째는 윤석열 정권으로 노동개악을 외쳐 모든 사업장 사용자들이 오만해졌으며, 금융노동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말라했으니 어떤 사용자가 성실시 노조와 교섭을 하겠냐”고 문제 삼았다.

덧붙여 “경영악화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교섭장에 나오지 않는 사장에게도 문제가 있다. 그리고 사실상의 사용자인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자회사 노사관계를 파탄내고 있다”며 “노동자의 정당한 보상 요구를 외면하지 말라”고 말했다.

추연형 금융노조 산림조합중앙회지부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전체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며 금융의 본질은 신뢰를 지켜나가는 것이라 이야기했다. 노사관계에서도 신뢰가 가장 중요하나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은 불통과 회피를 하고 있다”며 “이런 노사 갈등에 시동을 건 것은 박완식 사장이고 노동자들이 뭉쳐 투쟁할 것이고, 노사상생을 위한 키는 사장에게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준영 사무금융노조 신한카드지부 지부장은 “카드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외딴 섬에 들어가도 카드 결제가 되는 지금의 지불결제시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은 포퓰리즘적 정치 논리로 카드수수료를 어떻게 하면 내릴지 골몰하고 빅테크사에 규제를 풀어 기존 카드산업의 경쟁력을 계속 훼손해왔고,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또 “수익성이 악화되니 경영진은 새로운 시장 개척과 금융당국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직원들을 쥐어짜고 비용을 줄이고, 고객 혜택도 줄이는 경영을 했다”며 “우리카드 경영이 악화돼 제대로 된 보상을 할 수 없다는 것은 핑계이며 경영진의 무능함을 자인하는 꼴이다. 7개 카드사가 모인 카드노동조합협의회는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카드는 이번 투쟁결의대회와 개최 예정인 서울지노위 1차 조정회의 관련 입장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