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차별을 넘어, 평등의 봄으로”
민주노총 “차별을 넘어, 평등의 봄으로”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4.03.08 19:32
  • 수정 2024.03.08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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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성서공단지회 여성 이주노동자 “함께 단결 투쟁해서 더 큰 연대를 만들자”
8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 인근에서 열린 ‘2024년 3.8 세계 여성의 날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민주노총이 “차별을 넘어, 평등의 봄으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2024년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8일 개최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이날 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여성위원회에서 마련한 22대 총선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

구체적인 총선 요구안은 ▲성별 임금 격차 해소 ▲성평등 단체협약 의무 법제화 ▲여성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 확대 ▲안전과 재생산에 미치는 노동환경의 성별 영향 점검 ▲12세 미만 아동 양육자에 대한 노동시간 단축 우선 적용 등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은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이는 세상이 바뀌고 세월이 달라져서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니라 투쟁하는 여성들이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노력으로 조금씩 격차가 줄던 성별 임금 격차는 윤석열 정권 들어 다시 확대됐다”며 “정부의 정책이 차별을 재생산하고 확대하는 현실에 대해 우리는 윤석열 정권에게 단호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가정에서, 일터에서, 사회에서 곳곳에서 화석처럼 뿌리내린 성차별의 고리를 끊어내는 투쟁은 여성들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과제”라며 “성차별은 비정규직차별, 인종차별, 장애인차별을 용인하고 정당화하는 수단이다. 모두가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성 평등을 위해 활동한 조직과 조합원에게 모범상을 수여했다. ‘성평등 모범조직상’ 수상 조직은 △전국민주여성노동조합 서울메트로지부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위원회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 등이다.

‘성평등 모범조합원상’은 △황금예(화섬식품노조 LG화학사내하청지회) △무티아라 차흐얀다와 디아나 알리파흐 엘리(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지회) △김지연(전국교직원노동조합)등의 조합원에게 돌아갔다.

수상자 대표로 소감을 전한 무티아라 차흐얀다와 디아나 알리파흐 엘리 씨는 함께 싸워준 노동조합 덕분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입사 후부터 1년 동안 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지만 비자 문제로 경찰·노동부에 신고하지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힘든 순간 노동조합에서 함께 싸우자고 손을 잡아 줬다고 밝혔다.

두 조합원은 “비가 와도 집회했고, 정말 뜨거워 죽을 것 같은 날도 집회를 했다. 울면서 보냈던 우리는 이제 STRONG WOMEN이 됐고, 결국 사장은 성추행 사실 인정하고 사과했다. 체불임금 퇴직금 모두 받았고 구직기간 2개월 임금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단결해 투쟁해서 더 큰 연대를 만들자.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성폭력을 당하거나 차별받지 않고 착취 받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오늘 하루도 당당하게 살아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결의대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행진 중 주요 거점에서 여성 노동자에 대한 차별에 맞선 저항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전국노동자대회에 모인 조합원은 약 2,000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