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공개념 통해 천만 고용 안정 시대 열겠다
일자리 공개념 통해 천만 고용 안정 시대 열겠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07.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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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_선택 2007 ①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노동정책
임기 5년 내 비정규직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
재벌에게 강한 정부, 서민에게 따뜻한 정부 추구

ⓒ 권영길 선대본
- 현재 대한민국 노동 문제 중 최대 현안을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까닭은?

"비정규직 문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은, 단적으로 노무현 정권의 성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할 것인가, 일하기 좋은 나라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유권자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권영길은 1000만 고용 안정 시대를 제시했습니다. 맹목적인 ‘묻지마 성장’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더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추가 고용뿐만 아니라, 지금 있는 일자리의 질도 높일 수 있는 종합적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300만 고용 창출과 300만 고용 유지, 400만 정규직 전환을 통해, 국민의 희망과 행복을 보장하겠습니다."

 

- 권영길 후보의 노동정책을 200자로 요약해서 설명한다면?

"전국민의 잃어버린 권리, 우리 사회가 잊고 있던 권리인, 노동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일자리 공개념을 세우고자 합니다. 일자리 공개념은 일자리가 사회적 권리임을 명시하고, 고용은 국가와 기업의 의무임을 다시 확인하는 것입니다. 실업과 고용불안의 주범은 신자유주의 정책입니다. 400만 정규직 전환, 1000만 고용안정, 4대 일자리 연대정책을 제안합니다."


양극화 원인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 우리 사회 주요 화두 중 하나는 양극화입니다. 양극화의 원인과 그 해법은 뭐라고 보시는지?

"사회 양극화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회 양극화는 지난 60년간 보수정권의 집권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깝게는 지난 10년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추구했던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실정이 사회 양극화의 심화를 가져왔습니다.


부동산 가치 5000조원, 주식가치 1000조원의 시대. 그러나 서민은 대량해고, 신용카드 대란, 부동산값 폭등 등으로 서민 가계부채 600조원(국민 1인당 3730만원), 신용불량자 300만, 비정규직 850만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경제, 아니 서민경제의 자화상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경제현상을 양극화라고 부릅니다. 소득격차는 점점 커져 상위 20% 소득은 하위소득 20%의 7.6배에 달합니다. 이미 한국경제는 20 대 80 사회를 넘어 10 대 90의 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는 양적 성장지상주의에 매몰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정권에서 성장률이 5%에 근접했음에도 재벌과 부자는 더 잘 살고, 서민은 더 못 살게 되는 양극화만 깊어져 왔습니다. 이제 경제성장률 몇 %를 공약으로 거는 일을 넘어서야 합니다. 이것의 에피소드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6%, 7% 성장률 공약 다툼으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2007년 대선에서도 거의 모든 후보들이 성장률 지표에 목을 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 경제에 더 중요한 것은 양적인 경제 지표가 아니라 질적인 경제목표입니다. 양극화를 극복하는 균형성장 지표가 제시되어야 합니다. 권영길의 서민친구(7.9)경제는 사회 양극화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대안입니다."

 

-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 또한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복안이 있으시다면?

ⓒ 권영길 선대본
"앞서 노동정책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바와 같이, 400만 정규직 전환, 1000만 고용안정, 4대 일자리 연대정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일자리 공개념을 확립하기 위해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비정규직/일자리 문제의 해결책으로 다음의 세 가지 정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집권 5년 동안 비정규직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겠습니다. 정규직 전환, 아무리 어려워도 국가가 나서서, 우리 사회가 나서서 이루어야 합니다. 800만명의 삶과 고통이 걸린 문제입니다. 당장 이랜드와 KTX, 한전 불법 파견 문제에 해법을 내놓아야 합니다. 단언컨대 그럴 의지가 없는 사람은 이미 반쪽짜리 대표자, 아니 한줌 부자들의 대변인일 뿐입니다. 그런 사람은 대통령 후보의 자격이 없습니다.


둘째, 1000만 고용 안정 시대를 열겠습니다. 맹목적인 ‘묻지마 성장’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적극 나서서 더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추가 고용뿐만 아니라 지금 있는 일자리의 질도 높일 수 있는 종합적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300만 고용 창출과 300만 고용 유지, 400만 정규직 전환을 통해 국민의 희망과 행복을 보장하겠습니다.


셋째, 일자리 연대 정책을 제안합니다.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의 시장논리가 아니라 연대와 공존의 일자리 정책으로 사회 각계각층의 잠재력을 모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노동자와 노동자의 적극적인 연대를 통한 일자리 문제 해결은 노동자 후보, 민주노동당 후보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일자리 나누기, 원하청 이윤공유제, 단체협약 효력 확장, 비정규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건강보험/국민연금 보험료 할인 등 4대 일자리 연대를 실현하겠습니다.


‘세상이 땀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회’, 먹고 살기 위해 영혼을 팔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는 사회, 노동자, 서민, 국민 모두에게 희망이 되는 사회를 위해 민주노동당 권영길이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노동자에 적대적 노동환경이 대립과 갈등 불러

 

- 우리 사회의 노사관계는 여전히 대립과 갈등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 원인과 대책을 제시해 주십시오.

 

"기업에 우호적, 노동자에게 적대적인 노동환경이 원인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12위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노동 현실은 낙제에 가깝습니다. OECD 국가군을 대상으로 주요 노동지표를 비교한 결과, 노동생산성 증가율, 단위노동비용, 노동시장 유연성 등 기업주에게 유익한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보이는 반면, 비정규직(임시직), 최저임금 비중, 노동시간, 산재, 노조 조직률 및 협약 적용률, 노사관계 집중도 등 노동자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는 대부분이 최하위권으로 매우 열악한 것이 객관적 사실입니다.


비정규직 증가, 고용불안 증대, 노동소득 감소, 양극화 심화 또한 노동현실을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입니다. 경제 위기 이후 급증한 비정규직과 고용불안 증대는 노동자, 서민의 삶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아, 회사는 잘 나가고 사장은 부유한데, 노동자는 가난하고 억울한 그 시절로 역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용안정에 관한 구체적 지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2007년 3월 현재 비정규직 규모는 879만명(55.8%)으로, 지난 5년간 평균 21만명씩 증가해왔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은 평균 120만원으로, 정규직 평균 임금 238만원에 대비해 50.5%에 불과합니다. 이는 OECD 국가 중 임금 불평등이 가장 극심한 것입니다.


근속년수의 경우 한국은 평균 4.51년으로, 유럽국가의 절반도 되지 않으며, 심지어 가장 고용이 유연하다는 미국에 비해서도 1.5년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이는 고용불안이 상대적으로 심각한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서이기도 하지만, 1000인 이상 사업장 정규직의 근속년수 역시 평균 7년 이내로, 미국 전체 노동자 평균 수준밖에 되지 않음을 감안할 때, 한국 노동자 전체의 고용이 매우 불안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확산과 고용불안은 노동자, 서민의 소득에도 영향을 미쳐,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켜왔습니다. 불평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수인 지니계수와 10분위수 배율은 경제 위기를 기점으로 심각하게 악화되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 권영길 후보께서는 노동을 어떻게 정의하십니까?

"앞서도 말했지만, 노동은 사회적 권리입니다. 더불어 고용은 국가와 기업의 의무입니다."


노사 양측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해야

 

ⓒ 권영길 선대본
- 사회 전반적으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몰입과 흥미보다는 주식, 부동산 등 재테크 수단을 통한 부의 축적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또 공무원, 공사 등 편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선호합니다. 노동에 대한 몰입과 흥미를 되찾는 방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노동은 권리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가와 기업이 보장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왜곡된 현실은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일할 곳을 찾지 못하고, 간신히 일자리를 찾더라도 비정규직으로 채용됩니다. 또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언제 잘릴 지 몰라 불안해합니다. 심지어 이명박 후보는 공공연하게 노동시장 유연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앞서 노동현실을 지적한 바 있지만, 우리나라의 왜곡된 노동현실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부족해서가 결코 아닙니다.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고, 잘릴 걱정 없이 노동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사회구조적 변화가 절실합니다."

 

- 권영길 후보께서 생각하는 ‘합리적 노사관계’의 상은 무엇입니까?

"합리적 노사관계의 발전은 노사 양측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사 양측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같은 사회구조적 토양이 갖춰지기 위해, 우리나라의 노동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국가와 기업의 노력이 선결과제입니다."

 

- 현재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되어 국회 비준을 기다리고 있고, 한-EU, 한-일, 한-중 FTA도 추진될 것이라고 합니다. 먼저 한미 FTA를 평가해 주시고, 다른 국가나 지역과의 FTA 추진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한미 FTA는 막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막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또한 한미 FTA의 폐해가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은데, 국민투표로 결정하고, 이 과정에서 찬성과 반대 논리가 같은 목소리를 내면, 국민들이 한미 FTA를 반대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국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대안 FTA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대안 모델로 ‘동아시아 호혜경제론’을 제시했습니다. 약육강식의 국제경제체제에 편입되는 통상정책이 아니라, 호혜평등의 국제경제체제를 형성하는 ‘진보적’ 통상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안 FTA입니다.


권영길은 미국식 FTA, 즉 강대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통상이 아니라, 상호 호혜 원리에 입각한 호혜경제협정(CEA; Cooperative Economic Agreement)을 추진할 것입니다. 우선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여 동아시아CEA를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EU는 한미 FTA를 근거로, 미국이 한미 FTA에서 따낸 것을 기정사실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강력한 FTA가 될 것을 우려합니다. 이 또한 백지화해야 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아니라 일하기 좋은 나라 돼야

 

<다음 질문은 권영길 후보께서 해당 상황에 처했다고 할 때 어떻게 대처하겠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 권영길 후보께서는 10명의 종업원이 일하는 한 대기업 하청업체 사장입니다. 그런데 원청 업체에서 납품단가 10% 인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상태에서 납품단가를 인하할 경우 임금을 삭감하거나 1명을 해고해야 합니다.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임금 삭감 또는 해고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따라서 임금 삭감 또는 해고는 회피할 것이며, 가급적 다른 수단을 모색하겠습니다. 긴급 자금을 차입하거나 혹은 노동자들의 동의를 구해 초과근로를 줄여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방법을 모색하겠습니다. 이와 동시에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에 맞서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비록 현실에서는 쉽지 않겠지만, 다른 하청업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응함과 동시에 법적, 제도적 보완을 위해서 열심히 싸워나가겠습니다."

 

- 권영길 후보께서는 현재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에 비해 임금은 70% 수준에 4대 보험마저 가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사장은 재계약의 조건으로 임금동결을 요구합니다. 이미 5년째 임금이 동결된 상태로 커가는 아이들 학원비 걱정이 큽니다. 이 경우 임금동결을 수용하고 계속 일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할까요?

"노동조합을 만들거나 가입해서 대응할 것입니다. 비록 아이들 걱정 때문에 많은 갈등을 하겠지만, 계속 차별을 감내하며 살아나가기에는 저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법적 대응도 필요하면 해 나가겠지만, 무엇보다 같은 처지의 노동자들과 단결해서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입니다."

 

- 한국 노동계와 재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 권영길은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을 말씀드려 왔습니다. 바꾸어 말씀드리면, 재벌에게 강한 정부, 서민에게 따뜻한 정부가 저 권영길이 바꾸고자 하는 세상입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일하기 좋은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재벌 대기업만 부를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고용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살아야 합니다. 노동의 권리가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 권영길은 더욱 열심히 뛰도록 하겠습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