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의 딴소리, “집배원 토요근무 폐지 권고안 비현실적”
우본의 딴소리, “집배원 토요근무 폐지 권고안 비현실적”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0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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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 7대 권고이행 점검 토론회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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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이 당혹감과 허탈한 웃음으로 가득 찼다. 집배노동자 토요근무 폐지 권고안 이행에 대해 묻는 플로어의 질문에 류일광 우정사업본부 우편물류과장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비현실적이고 이것이 우정사업본부의 입장이다”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집배노동자 토요근무 폐지는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하 기획추진단)’의 7대 권고사안 중 하나이다. 집배노동자와 우정사업본부가 조율해 합의 도출한 사안이기도 하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철홍 인천대학교 교수는 “노사 간에 조율이 돼 합의했는데 지금 와서는 안 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단회의실에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 7대 권고이행 점검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제목 그대로 기획추진단이 권고한 7대 사안이 얼마큼 이행됐는지 점검하는 자리였다. 기획추진단의 7대 권고사안은 ▲인력 증원 ▲토요근무 폐지 사회협약 ▲안전보건관리시스템 구축 ▲집배부하량산출시스템 개선 ▲조직문화 혁신 ▲업무 완화를 위한 제도 개편 ▲재정 확보 등이다.

기획추진단은 사회적 합의기구로 2017년 원영호 안양우체국 집배원이 중노동 과로를 외치며 분신해 사망에 이르렀던 사건 후 구성됐다. 노동조합(한국노총 우정노조, 민주노총 집배노조 각 1명) 2명, 우정사업본부 2명, 노사관계 및 안전보건 전문가 6명으로 이뤄졌다.

기획추진단이 연구용역과 자체조사를 한 결과, 집배원 연간 노동시간은 2017년 기준 2,745시간이었다. 대한민국 평균 노동시간에 87일을 더 일하는 셈이다. OECD 평균보다는 123일 추가 노동을 하고 있다.

또한, 집배부하량산출시스템을 통해 세부단위업무 표준시간을 초단위로 설정해 업무시간을 계산하고 있는데 이는 인간을 기계로 바라보는 관점이며 업무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산술적 수치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예를 들어 일반통상 배달 2.1초, 등기 28초, 도착안내서 발행 35.4초 등의 초단위 시간 기준이 정해져 있다. 모든 배달이 그 시간 기준에 맞춰질 수 없는 상황이 있음에도, 아파트인지 빌라인지 개인 주택인지에 따라 배달 방식과 형태가 달라질 수 있음에도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기준이라는 것이 기획추진단의 설명이다.

7대 권고사안 중 핵심적 사안은 인력증원, 토요근무 폐지 사회협약, 집배부하량산출시템 개선이다. 사회적 이슈인 집배노동자 중노동 해결과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기획추진단은 인력증원에 대해 2,000명의 인원이 증원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과중노동 우체국에 증원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며 문제 해결이 시급한 곳과 같은 적재적소의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기획추진단은 토요근무 폐지 사회협약 역시 장시간 노동 해소 위해 토요근무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권고했다. 토요근무 폐지 제도 연착륙을 위해 차선책으로 정규직의 이원화된 근무체계(월-금, 화-토)를 제안하기도 했다.

집배부하량산출시스템 개선에 대해서는 산출 기준에 작업여유율, 휴식시간 등의 요소를 부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또한, 집배부하량산출시스템을 집배노동자 개인별 평가로 이용해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통제 시스템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오현암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 집배국장은 “기획추진단 권고안이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현재 상황을 일축했다.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반영한 발언을 토론회에 참여한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도 이어갔다. 이정희 연구위원은 “권고안 이행점검단을 만들었는데 한 차례밖에 회의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이런 권고안 이행점검을 넘어서 고질적으로 우정사업본부가 안고 있는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정희 연구위원은 기획추진단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토론회에는 우정사업본부 대표로 류일광 우편물류과장이, 고용노동부 대표로 편도인 근로감독기획과장이 참여했다. 류일광 과장과 편도인 과장, 두 사람 모두 플로어에 토론회를 참관하러 온 집배노동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집배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지 꽤나 시간이 흘렀는데 개선된 것이 없다는 발언이었다. 마찬가지 이유로 이날 토론회를 주최했던 윤소하 국회의원(정의당), 추혜선 국회의원(정의당)의 날선 지적도 있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9명의 집배노동자들이 죽었다. 작년에는 25명의 집배노동자가 죽었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달 28일 시작한 ‘중노동 과로로 죽어가는 집배원을 제발 살려주세요!’ 국민청원 동의는 7월 1일 오후 6시 기준 3만 2천 명을 넘어섰다. 4일 만이다. 61년 만에 사상 첫 집배노동자 총파업도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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