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안전을 기억하다
17년 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안전을 기억하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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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협의회 218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추모제 동행 취재기 ➊
서지수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청년 조합원의 시선을 따라가다
대구 중앙로역사 안에 마련된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기억 공간에서 화재 흔적을 응시하고 있는 서지수 조합원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대구 중앙로역사 안에 마련된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기억 공간에서 화재 흔적을 응시하고 있는 서지수 조합원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18일(내일)은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17주기다.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은 화염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 불꽃의 끝에 승객과 지하철노동자 192명이 숨졌고 151명이 부상당했다. 그 날 이후, 해마다 그 날이 찾아오면 전국의 철도지하철노동자들은 대구에 모여 그 아픈 날을 기억하고 추모한다.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철도지하철의 안전을 책임지는 주체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매년 추모제에 참여하는 철도지하철노동자도 있고, 이 현장이 처음인 노동자도 있다. 올해 17주기를 맞아 처음 추모제에 참여한 조합원이 있다. 서지수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조합원이다. 2017년 1월 입사했다. 올해로 서른이고 역무노동자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현장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

2003년, 초등학교 6학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가 일어난 당시 서지수 조합원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참사가 일어난 아침 TV에서 시커먼 연기가 나는 대구지하철을 봤다. 그는 어떤 화재 사건으로 당시를 기억하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우리나라의 '어떤' 큰 사건일 뿐이었다. 요즘 청소년들은 이 날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랬던 그가 지하철노동자가 됐다. 역무노동자로 지하철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다.

그때도 지금도, 안전 교육훈련은 부재

서지수 조합원은 “안전 관련 교육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 교육 시간을 근무 시간에 따로 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안전 관련 교육훈련 체계는 있는데 정작 익히지는 못한다. 그는 “인력이 부족하니까 근무 시간을 조정하기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이후에도 안전 교육훈련의 부재가 큰 문제로 지적됐다. 제대로 갖춰진 안전 교육훈련이 없었다. 17일 참사 추모제 프로그램 중 현장 답사에서 강사로 나선, 당시 근무했던 지하철노동자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다. 당시 많은 지하철노동자들이 대구 중앙로역에서 분투했지만 안전 교육훈련이 좀 더 이뤄졌더라면 어땠을까라는 후회 섞인 말들도 나왔다. 현장 답사 동안 서지수 조합원의 시선은 그 날의 화재 흔적에 꽤나 오래 머물러 있었다.

철도지하철노동자들의 인사, 안전하십니까

현장 답사 전 오후 3시에는 전국에서 모인 철도지하철노동자들이 대구 중앙로역 야외무대에 모여 노동자 추모집회를 열었다. 윤기륜 대구지하철노동조합 위원장은 “여러분의 사업장은 안전하십니까?”라고 모인 철도지하철노동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윤기륜 위원장은 “이윤추구에 앞서다보니 불쏘시개 전동차가 도입돼 참사가 났는데도 현재 효율화 논리로 1인 승무제 시행, 안전인력을 확보하지 않는 등의 상황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전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넨 이유이다.

서지수 조합원도 “현재 철도지하철사업장 안전이 많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더했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확실히 누구나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상황을 대처하리라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시스템적으로,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그 중에서 안전인력이 확보되지 않은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17주기를 맞은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이후 철도지하철 사업장이 안전해졌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철도지하철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지 못한다면 시민들의 안전 역시 책임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17년 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를 다시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7일 오후 3시 대구 중앙로역 야외 무대에서 열린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노동자 추모 집회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
17일 오후 3시 대구 중앙로역 야외 무대에서 열린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노동자 추모 집회 ⓒ 참여와혁신 이연우 기자 yulee@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