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을 읽어드립니다(2020/10/25)
노동을 읽어드립니다(2020/10/25)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10.25 16:52
  • 수정 2020.10.25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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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와혁신>이 주말 동안 나온 산업과 노동 분야 뉴스를 모아 독자 여러분께 전해 드립니다. 이번 주말에는 어떤 뉴스가 나왔는지 살펴볼까요?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 원문으로 이동합니다.)

10월 24일(토)

[디지털타임스] 한국GM, 잔업 거부…기아차는 파업준비
[아시아경제] 기아차 노조, 쟁의조정 신청 논의…車업계 노조 줄줄이 파업각
[한국경제TV] 한국GM·기아·르노 노사협상 난항…완성차업계 임단협 갈길 멀어

한국지엠과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의 2020년 임단협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해당 기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회사의 손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23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잔업과 특근을 모두 거부한 사실을 들어 “향후 전면 파업의 가능성을 열어둔 강경한 입장”을 비판조로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정은 복잡합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2018년 군산공장 폐쇄와 경영악화를 이유로 2018년, 2019년 단체교섭에서 임금동결을 받아들인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임금성 단체협약 조항이 없어지거나 축소된 만큼 올해만큼은 ‘생활임금 확보’가 절실하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한국지엠 노사 단체교섭의 핵심은 미래발전 전망에 있습니다. 한국지엠지부는 부평2공장에 신차 물량을 확보하라고 요구한 반면, 사측은 부평 2공장에는 현재 생산중인 트랙스와 말리부의 생산일정을 연장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한국지엠 노사의 대화가 난항을 겪고 있는 더욱 자세한 배경은 22일 19차 교섭 내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자세히보기)

이날 김성갑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은 “카젬 사장이 유동성 위기를 이야기하는데 130여 가지 요구안 중 돈이 하나도 안 드는 과거청산 요구안이 있다. 손배가압류 해제와 해고자 복직은 돈이 드는 내용이 아니”라면서 “미래발전전망 승용2담당 관련해서 미국 디트로이트에 카젬 사장과 함께 가서 신차 배정을 요구하자고 제안했다. 생활임금 100% 다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심사숙고해서 해결하자 했지만 노력이 부족하다. 단체협약에서 개정된 내용이 있나? 고정연차 사전승인은 근기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전히 교섭에 임하는 회사의 태도가 성실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해당 기사는 금속노조 기아차지부가 26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아차지부는 10월 20일 제8차 단체교섭에서 이제는 사측의 결단이 필요할 때라면서 사측의 제시안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22일 제9차 단체교섭에도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에 22일 단체교섭에서 기아차지부 교섭위원 전원은 사측의 제시안이 없자 “단협조항을 제시조차 하지 않는 것은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표하며 퇴장했습니다. 기아차지부가 쟁의조정을 신청한 배경입니다.

향후 기아차 노사 단체교섭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는 지점은 ‘품질충당비용’에 있습니다. 기아차의 2020년 3분기 영업실적은 5,800억 원 흑자가 예상됐었습니다. 그러나 품질비용충당금으로 1조 2,592억 원(현대차의 경우 2조 1,352억 원)이 추가되면서 한순간에 기아차의 3분기 영업실적은 5,500억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니다.

기아차지부·현대차지부는 품질비용충당으로 인한 적자를 사측의 연구개발비와 품질 설비투자 미비로 보고 조립현장과 조합원에게 적자의 부담을 전가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견지하고 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2019년 단체교섭을 해를 넘겨 끝낸 바 있습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2020년 교섭 일정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0년 6월 1일을 단체교섭 시작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사측의 일방적인 지연으로 7월 6일에서야 단체교섭이 시작됐습니다. 상견례 자리에서 박종규 르노삼성자동차노조 위원장은 “2020년 임단협 상견례가 늦어진 만큼 해를 다시 넘겨서는 안 된다”면서, “다음 집행부와 하겠다는 전략도 버리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10월 14일 1차 조정을 거쳤습니다. 이어서 중앙노동위원회는 16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향후 교섭은 노동조합 집행부 선거 이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선일보] [기자의 시각] 이스타 사태엔 싸늘한 정부

노동계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가 문재인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택배기사 과로 문제에는 전향적인 관심을 쏟는데 반해 이스타 항공 대규모 구조조정에는 이상하리만치 무심하다는 내용입니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올해 2월부터 8개월 간 임금체불액은 최소 315억 원에 달하며, 전체 직원 1,680명 중 약 1,200명이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등의 대상이 됐습니다. 박이삼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국회 앞에서 14일부터 단식 농성 중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태도는 미적지근 합니다.

해당 기사는 ‘정치적 이유’ 때문에 이스타항공 문제가 소외당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자가 바로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는 것입니다.

[노컷뉴스] 여전한 '공짜야근·성차별'…게임업계 노동 실태조사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직장인 커뮤니터 블라인드와 함께 게임업계 종사자 1,134명을 대상으로 노동실태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최근 IT·게임업계에서 노동조합 설립 바람이 불었지만 여전히 노동실태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52시간 이상 일을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6.7%였습니다. 이중 주52~68시간은 15.6%였고, 주68시간 이상도 11.1%에 달했습니다. 더욱이 초과 근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자도 46.6%였습니다.

10월 25일(일)

[시사뉴스] [이건희 회장 타계] 이재용 삼성 부회장, 조만간 회장직 승진할 듯
[뉴스웨이] [이건희 회장 별세] 한국노총 “고인 생애 공과 과 뚜렷…무노조 경영 명백한 과오”
[경향신문] "공과 뚜렷" "경제선진국 큰 기여"…노동계와 재계 이건희 평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78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만간 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였습니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동일인에 지정된 바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회장 타이틀을 달지는 않았지만 삼성그룹의 총수로 역할을 해온 것입니다.

한국노총은 25일 논평을 통해 “조의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한국노총은 “누구나 그러하듯 고인의 생애도 공과 과가 뚜렷하다”며 “세계적인 기업 삼성이 빛을 내는 데 정경 유착과 무노조 경영, 노동자 탄압은 짙은 그늘이며 명백한 과오”라고 비판지점을 분명히 구별했습니다.

이에 반해 경제계는 ‘성과’에 방점을 찍힌 평가를 내렸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건희 회장은 파격의 혁신 경영을 통해 새로운 산업인 반도체와 모바일 등 첨단 분야에 도전함으로써 삼성을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키워냈다”고 말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회장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으신 재계 최고의 리더”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G글로벌신문] 김포도시철도 노조 파업 종료…상황에 따라 2차 파업 준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김포도시철도지부가 지난 20일 시작한 파업을 24일 오전 5시 종료했습니다. 지부는 임금교섭이 결렬되고 2차례의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에서도 노사 합의를 이루지 못하게 되자 파업에 나섰습니다. 파업은 중단됐지만 지부는 회사와 교섭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2차 파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포도시철도는 김포시가 모든 소유권과 운영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포시는 김포도시철도 운영을 서울교통공사에 2024년까지 맡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는 자회사 김포골드라인운영(주)를 설립해 현재 김포도시철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부는 “서울교통공사가 최저가 입찰방식을 적용하면서 운영비 적정성, 도급형태의 원·하청구조의 분리운영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김포도시철도 노동자의 임금은 서울교통공사 대비 50% 수준이며, 1Km당 운용인력은 서울교통공사와 비교했을 때 6분의 1 수준인 9.7명에 불과합니다. 저임금에 위험한 일자리라는 겁니다. 지부는 “이러한 이유로 개통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94명의 직원이 퇴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남일보] 거제시, 조선업 공동근로복지기금 지원 업무협약 체결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 사업이 본격화 됐습니다. 25일 거제시청에서 경상남도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등과 함께 ‘조선협력사 공동근로복지기금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협약주체들은 조선업 사내하청업체 공동근로복지기금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조선업 고용위기 극복 및 원·하청 동반성장에 상호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협약을 통해 조성될 공동근로복지기금은 약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날 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는 “이번 협약은 원·하청 뿐 아니라 기업과 지역 모두가 상생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거제시에서 추진하는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경남도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충청신문] 정치권, 국감 끝나니 이제는 입법 예산전쟁
[참여와혁신] 민주노총, “노조법 개정안 국회 상정 시 총파업 돌입”
[노컷뉴스] 노사 “노조법 개정안 반대”…ILO 핵심협약 비준 ‘가시밭길’ 예고

국정감사도 이제 막바지입니다. 이후 국회는 ‘입법’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법안은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제·개정안과 노동관계법 개정안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정경제3법을 강하게 추진 중입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경제3법에 원론적으로 찬성하지만 노동관계법과 연계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6월 30일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해당 노조법 개정안이 환노위 법안심사 소위에 상정될 경우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노동계가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을 개악안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체협약 유효기간 최대한도 2년에서 3년 연장 ▲직장점거 금지(전부 또는 일부 금지) ▲종사자 아닌 조합원의 사업장 내 조합활동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민주노총은 9월 23일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전태일3법을 발의했습니다. 전태일3법에는 특수고용노동자, 간접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하기 위한 노조법 개정안이 포함돼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개악안 대신 전태일3법이 입법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24일 민주노총 및 가맹조직은 서울 시내 곳곳에서 전태일3법 입법을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