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스피커] 이호동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인터뷰
[선거스피커] 이호동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인터뷰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11.06 16:07
  • 수정 2020.11.07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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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산별, 제‧정파를 아우르는 통합적 지도력을 발휘하겠다”
​​​​​​​“새로운 시작, 할 수 있다 민주노총” 기호 4번 '이호동-변외성-봉혜영' 후보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10기 위원장을 결정하는 100만 레이스가 시작됐다. 민주노총 임원선거는 직선제로 치러지는 만큼 조합원 한 명 한 명의 표심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는 총 4개의 후보조가 출사표를 던졌다. <참여와혁신>은 4명의 위원장 후보를 만나 향후 3년 민주노총의 청사진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세부 공약과 관련한 질문 외에는 후보 간 비교를 위해 공통질문으로 이루어졌다

4일 오후 4시 30분 서울시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이호동 기호4번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를 만났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4일 오후 4시 30분 서울시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이호동 기호 4번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를 만났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민주노총 4번 타자, 기호 4번 이호동 위원장 후보는 홈런을 노린다. 지난 민주노총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던 그는 결선에 진출했으나 석패했다. 당시 이호동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대화'가 지배적이었던 선거 판세에서 '투쟁’을 내걸었다. 그에게 당시 선거는 당선보다는 '선거투쟁'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2년여가 흐른 지금. 이호동 후보는 이제 당당히 '당선'을 노린다. 그는 현재 비대위 상태인 민주노총에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집행부의 실력으로 조합원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으려 한다. 이호동 후보는 과연 홈런으로 당당히 홈플레이트를 밟을 수 있을까. 이호동 후보를 4일 오후 4시 30분 서울시 마포구의 어느 카페에서 만났다.

- 이번 선거에 출마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이번이 두 번째 출마다. 30대에 민주노총 공공연맹(현 공공운수노조의 전신) 위원장을 지낸 후 40대를 온전히 해고자‧비정규직연대투쟁에 운동적 인생을 쏟아 부었다.

지난 선거에서는 무조건적으로 '누가 더 문재인 정부와 대화를 잘 할 것이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제대로 투쟁하고 교섭할 사람을 보기 힘들었다. 선거투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낙선하더라도 불가피하게 나간 측면이 있었다.

선거 이후 심신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사실 해고자‧비정규직투쟁을 오래해서 심신이 많이 지쳐있었는데 박근혜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의 공동대표를 맡아 투쟁을 시작했다. 박근혜 퇴진 후에 정말 쉬어야겠다고 했는데 선거에 나오게 됐다. 이후 정비 과정에서 다음 선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조합원의 선택을 한 번 더 받아 보겠다는 취지에서 출마했다.

이번에는 선거투쟁보다는 당선이 목표다. '준비된 위원장'이 '실력 있는 집행부'와 함께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 결선까지 갔기 때문에 선거 준비는 탄탄하다. 또 후보조의 경력도 조합원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 기호 4번 이호동 후보조의 슬로건은 “새로운 시작, 할 수 있다 민주노총”이다. 이 슬로건에는 무슨 뜻이 담겨 있나?

현재 민주노총은 비대위 체제다. 투쟁과 일상사업, 선거까지 버거운 과제를 안았다.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컴퓨터로 따지면 리부팅 하겠다는 컨셉으로 “새로운 시작”이라는 슬로건을 지었다.

올해는 전태일 50주기, 민주노총 25년 등으로 민주노동운동 전체에 계기점이다. 87년 운동세대가 은퇴하고 신세대 조합원들이 들어오는 세대교체 국면이다. 새로운 시작을 할 수밖에 없는 내부 조건이다. 또한 정세적으로 코로나19라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았다. “새로운 시작”에는 시대전환의 의미도 담고 있다.

조합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서 “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지었다. 새로운 시작에 대해서 조합원들이 약간의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두려워 할 것 없다. 대전환의 시대를 실력 있는 민주노총으로 정면돌파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거다.

- 이호동 후보조가 내세우는 주요 공약은 무엇인가? 해당 공약을 내건 이유도 함께 설명해 달라.

주요 공약 중 첫 번째는 '조합원의 민주노총'이다. 현재 100만 조합원과 민주노총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다. 조합원에게 민주노총은 단위노조 위, 산별노조 혹은 지역본부 그 위에 있다. 그렇지만 선거는 직선제 방식이다. 조직운영구조와 조합원의 인식이 불균형하다. 이러한 고민에서 제1공약으로 '조합원의 민주노총'을 내걸었다.

두 번째는 '당당한 민주노총'이다. 교섭과 대화와 관련된 부분이다. 노정-산별-노사의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 민주노총부터 단위노조까지 중층적으로 교섭구조가 설계돼야 한다. 단 대화든 교섭이든 힘이 있어야 한다. 투쟁력이나 단결력 없이는 구걸밖에 안 된다. 통상적인 협상을 네고시에이션(Negotiation)이라고 하는 반면, 노동조합의 단체교섭력은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로 구별한다. 민주노총은 연장선장에서 대정부와 대자본과 대화해야 한다. 우리의 안을 가지고 당당하게 대화해야 하는 거다.

정부와 자본뿐만 아니라 노동사회적 주체들이 민주노총과 대화를 원하면 열린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만 교섭과 대화는 뭉뚱그려서 말할 게 아니다. 대화 구조, 대화 주체, 대화 의제 등을 좀 더 명확하게 준비해서 요구를 관철하고 그 과정을 민주노총에 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게 당당한 민주노총이다.

세 번째는 '실력 있는 민주노총'이다. 코로나19로 대전환의 시대를 맞았다. 이 시기에 민주노총이 정면돌파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우리 후보조는 기후환경생명안정위원회나 200만 민주노총위원회, 청년노년위원회 등을 만들어서 새로운 시대에 실력을 갖춘 민주노총으로 정면돌파 하겠다.

네 번째는 '자랑스러운 민주노총'이다. 민주노총은 지금까지 이러저러한 사유로 집행부가 총사퇴하면서 조직적 위기를 맞는 일을 많이 겪었다. 현장 조합원도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집행에 안정감을 줘야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조합원들이 지지해준다면 민주노총 네 글자가 자부심과 긍지로 빛날 수 있도록 힘차게 이끌고 나가겠다.

민주노총, '시스템'은 이상없다. '운영'의 실패다
이원적 조직체계, 다양성 아우르는 '리더십' 필요

- 공약의 첫 머리로 조합원 민주주의의 강화를 내걸었다. 지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국면에서 민주노총의 의사결정 구조가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현재 민주노총의 의사결정구조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어떤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가?

의사결정구조의 문제라기보다는 운영의 문제다. 민주노총 시스템은 크게 문제가 없다. 매년 대의원대회, 매분기 중앙위원회, 매월 중앙집행위원회를 한다. 상위 의사결정구조로 갈수록 많은 권한이 있지만 매번 모일 순 없다. 그래서 권한이 위임되고 이러한 사안이 규약에 잘 명시돼 있다.

민주노총은 어떤 문제를 위원장 독단으로 밀어붙여서 해결할 수 없다. 사실상 집단적 지도체제다. 직선제 설계도 완벽하지 않다.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은 직선으로 선출하는데 반해, 부위원장은 간선으로 대의원대회에서 선출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필연적으로 이원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다양한 산별연맹과 지역본부의 의견들을 모아내는 통합적 지도력이 대단히 필요하다. 지역과 산별, 제‧정파를 아우르는 통합적 지도력을 행사하겠다. 민주노총 시스템 운용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우리 후보조는 4개조 중에 가장 경험이 많다. 저는 2013년 비대위원회에서 위기를 수습한 경험이 있고, 봉혜영 사무총장 후보는 직전까지 비대위원이었다. 가장 안정적인 후보조라고 할 수 있다.

- 기호 4번 후보조는 민주노총 대내외적으로 소통을 중요시 하는 것 같다. ▲노동과 세계 확대개편 ▲민주노총 유튜브 방송 활성화 ▲민주노총에 대한 왜곡 보도 적극적 대응 등 공약이 눈에 띄었다. 이러한 공약이 나온 배경은 무엇인가? 또한 민주노총이 현재 국민들에게 어떤 인식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민주노총 초기보다 국민적 인식이 상당부분 개선됐다. 그러나 여전히 제도권 언론으로부터 비난과 공격이 존재한다. 여기서 민주노총을 왜곡하는 보도와 왜곡된 시선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있다.

민주노총이 제1노총이 되기 전에는 소위 '포섭과 배제전략'이 있었다. 한국노총을 포섭하고 민주노총은 배제하는 상황에서 상당부분 고통 받았다. 동시에 대화에서 하위 파트너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제1노총이 되면서 내부에서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민주노총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일정한 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부와 자본의 대민주노총 전략이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배제하기보다 대등한 대화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 민주노총을 존중하는 자세가 전제 돼야지 대화든 협상이든 가능하다고 본다.

동시에 민주노총도 대외적 입장 표명 시 '제1노총스럽게', '민주노총스럽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피해의식을 가지기보다 자신감 있고 무겁게 책임지는 자세로 나갔으면 한다. 민주노총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나 비난을 원통해하기 전에 적극적인 자세로 우리의 메시지를 내고 호응을 끌어낼 수 있는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완의 산별교섭구조
공공부문 산별교섭으로 물꼬 터야

- '당당한 민주노총, 당당한 교섭'이라는 공약에는 노정-산별-노사로 이어지는 교섭 구조를 정립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기호 4번 후보조가 생각하는 교섭 구조는 무엇인가? 또한 이를 이루기 위한 전략적 방안은 무엇인가.

노정교섭은 노동자의 의제를 가지고 정부와 대화하는 것이다. 공무원노조나 전교조 같이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영역이 있다. 또한 간접적 통제를 받는 공공부문의 단위도 있다. 민간영역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정부가 개입하는 사무금융노조 같은 곳도 있다. 실제 그런 곳은 정부와 물밑에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 점을 통칭해 노정교섭구조라고 했다.

산별연맹은 현재 구획으로 보면 16개로 나눠져 있다. 산별노조로 전환했지만 교섭권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온전한 산별건설이 아닌 거다. 여기서 산별노조 시대가 왔고 기업별 노조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노사의 인식 아래 한 발짝 더 나아가보자는 것이다. 노사 교섭도 현재 복수노조체제, 교섭대표노조 결정구조 등에서 문제가 많다. 법적으로 손봐야 한다. 크게 노정-산별-노사 교섭구조로 정리되지만 그 안에서 정부와 사용자단체와 정리해야할 부분이 많다. 한 번에 정리되지는 않더라도 단계적으로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공공부문 교섭구조와 관련해서 정부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본다. 노정대화나 산별교섭구조 안착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부도 안하는데 사용자가 과연 산별교섭에 나서겠나. 공공부문의 모범 사용자 역할을 해야 하는 정부에서 이제는 산별교섭구조와 관련해서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고 생각한다.

결국 정부 의지의 문제라고 본다. 사실 보건의료노조나 금속노조는 산별협약을 맺고 확산하는 추세다. 오히려 공공부문이 제대로 안 돼서 문제였다.

인터뷰 중인 이호동 후보.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현 시점에서 초반 판세를 분석한다면, 기호 1, 2 ,3, 4번 후보 진영의 지지율이 어떻게 된다고 보는가?

선거운동을 막 시작한 상황에서 상대후보를 폄하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단 우리 후보조가 비교우위에 있는 점은 후보의 인지도, 후보의 경력 등이다. 여기서 상당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 이번 10기 선거는 9기 김명환 위원장 집행부가 '사회적 대화'를 둘러싼 논란 끝에 총사퇴를 하고 치러지는 선거다. 이번 선거에서도 역시 '사회적 대화'는 쟁점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이에 대한 후보의 입장은 무엇인가?

대화의 방식에 있어서 양자‧다자 간 대화가 있다. 노동의제와 관련한 양자 협상에서는 요구안과 제시안을 가지고 협상한다. 힘 대 힘, 안 대 안의 대결이 벌어지고 양보하기도 타협하기도 한다. 그런데 대화든 협상이든 다자구도가 되면 복잡해진다. 그런데 일거에 해결 하겠다? 사회적 대화라는 이름으로 폭력적으로 강제하는 건 민주노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지금은 민주노총이 제1노총이다. 민주노총의 여러 논의를 기다려 줄 수 있어야 한다. 갑자기 확 바꾸고 갈 수 없다. 그게 지난 사태로 입증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제1노총으로서 대화전략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대화전략을 펼칠 때 과연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냐에 대해서는 내부의 총의가 필요하다. 민주노총의 의사결정구조와 역사적 아픔을 존중하며 새로운 대화전략을 차분하게 재정비할 것이다.

200만 민주노총 시대
양과 질로 제대로 열겠다

- 현재 민주노총은 '제 1노총'(2019년 기준)의 자리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 들어 노조 조직률이 조금씩이나마 올라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낮은 조직률이다. 향후 조직화 문제는 민주노총의 중요 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조직화를 위한 후보의 계획은 무엇인가?

제1노총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 '200만 민주노총위원회'를 만들겠다. 단기적으로 이룰 수는 없는 문제다. 다만 조직적 비전을 크게 설계해야 빨리 달성을 할 수 있다고 본다.

200만 민주노총위원회에서는 산별연맹과 지역본부의 조직화 작업을 개별적 성과로 남지 않게 할 것이다. 성공 사례는 민주노총 내에서 모델이 되게 하고, 한계를 보이는 사업들은 반복되지 않게 공유할 것이다. 보고서 제출용 위원회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입안-실행-실행 후 평가-평가 후 재 입안. 이 과정이 선순환 되도록 할 것이다.

다만 양적으로만 조직이 확대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양적 확대와 질적 강화를 분명히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조합원 숫자만 배가하다 보면 민주노총의 선언‧강령‧규약에 규정된 가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조합원 배가 과정에서 충분한 교육과 실천경험을 축적해서 그것이 후배에게 전승될 수 있게 하겠다.

- 우리는 더 이상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대비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운동의 방식도 기존과 다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노동운동은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 것으로 보는가? 또한, 노동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를 어떻게 대비해야 한다고 보는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노동운동과 노동체제에 대해서는 연구자, 정부관계자, 노동운동 활동가 등 전 세계인의 관심 주제다. 당선이 되면 민주노총 내외부의 논의를 모을 것이다.

코로나19가 발흥한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초기에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있었지만 이제는 적응해나가는 과정이다. 일단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단기적으로는 당혹스럽지만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고 보인다. 개인이나 조직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체제에 적응하고 변화에 신속하게 따라가는 속응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 다음 코로나19가 몰고 온 중장기적 변화도 있다. 중장기적 문제와 관련해서 기후환경생명안전위원회, 청년노년위원회 등을 만들어 대응하겠다. 포스트 코로나 체제에서 가장 적절한 전략적 선택은 무엇인지 고민하겠다. 토론하는 과정이 길지는 않지만 깊고 폭넓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민주노총은 올해 하반기를 '전태일3법'을 위한 투쟁에 집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태일3법 입법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

전태일3법은 전태일 50주기를 맞아서 강조된 측면이 있다. 노동관계법 중 개선해야 할 게 비단 전태일3법만이 아니다. 현재 정세는 노동개악국면이다. 일단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이후에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노동관계법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새 집행부의 주요과제로 이어 갈 생각이다.

내년 이후는 정치의 국면이다. 노동권 개선을 위한 입법권 투쟁에서 내셔널센터인 민주노총의 역할이 많이 있을 것이다. 더불어 민주노총의 대의회전략은 그동안 변화를 거쳐 왔다. 여러 시도들이 한계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4년마다 뽑는다. 4년 내에 구조가 바뀌지 않는 거다. 그렇다면 300명의 국회의원에게 민주노총이 어떻게 개입할 거냐. 이 부분에 대해 한탄만 할 수는 없고 현재 지형 속에서 최대 요구를 관철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 당선된다면 가장 먼저 추진할 일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정기대의원대회를 치러야 한다. 우리의 공약 중 2021년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바로 집행해야 할 일을 신속하게 확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보내고 조합원들에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고해야 한다. 언론에게도 적극적으로 브리핑하는 자세를 가지려한다.

단순히 행사로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준비하는 게 아니다. 우리 후보조가 가지고 있는 미래비전과 긴급한 사항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또한 대의원대회에서 부위원장이 선출된다. 지도 체제가 사실상 그때 완비되는 거다. 더더욱 대의원대회가 중요하다고 본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 후보 캠프의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 후보를 소개해달라. 왜 그 분들을 러닝메이트로 결정한 건가?

변외성 수석부위원장 후보는 노동운동의 과정에서 4번 구속돼 감옥살이를 총 5년 했다. 변외성 후보는 현재 건설노동자로서 대의원을 맡고 있다. 향후 당선된다면 수석부위원장에게 비정규직 투쟁, 장기사업장 투쟁 등 현장과 투쟁 영역을 총괄하게 할 생각이다.

봉혜영 사무총장 후보는 경험도 많고 민주노총 임원출신이기 때문에 사무총장으로서 역할을 잘 할 것으로 본다. 또한 봉혜영 후보가 민주노총 여성위원장 출신이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업장 출신이기에 비정규직의 서러움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 민주노총이 내셔널센터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큰 힘이 될 거라고 본다.

민주노총이 자임해야 하는 사회적 역할
더 이상 피하지 않겠다

- 민주노총의 사회적 역할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또한, 위원장이 된다면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제1노총이 아니던 시절에는 민주노총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역할과 민주노총이 감당했던 사회적 역할 사이에 괴리가 있었다. 민주노총은 절박한 '우리의 싸움'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제1노총이 됐다. 민주노총에 요구되는 여러 역할과 민주노총이 자임해야 할 역할을 회피하지 않고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받아 안아야 한다. 물론 조직 역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두 감당할 수 없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가는 게 집행부의 역할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를 좀 더 살 만한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서 민주노총에 요구되는 역할은 한정이 없다. 비정규직‧장애인‧이주노동자‧소수자 등에 대해서 민주노총이 그동안 부문운동의 영역에 맡겨 놓았던 것은 아닌지 물을 수 있다. 이를 세심하게 살펴서 함께 가는 방안을 만들겠다.

어떻게 대중에게 다가가는가. 이 질문은 답변하기 어렵다. 신뢰 회복이라는 말은 그간 불신이 있었다는 반증이다. 불신이 있으면 편견도 있다. 민주노총에 대한 편견과 왜곡을 어떻게 바꾸어낼 거냐. 왜곡의 주체에게 바꾸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또한 민주노총이 공격이 들어오면 수세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특정 부분에 있어서는 전략적‧선제적으로 대국민 메시지도 내는 방식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에 대한 불신과 비호감도는 낮추고 호감도와 신뢰지수는 높이는 사업을 해보겠다.

- 민주노총은 100만이 함께하는 조직이다. 어떻게 조합원들의 의사를 최종 의사결정에 반영할 것인지, 역으로 조합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의 목소리가 산별·지역본부 대표자들의 목소리로 만들어지지 않고 조합원들의 목소리로 만들어지기 위한 방법이 필요할 텐데, 민주노총 안에서 조직 내 민주주의의 실현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집행부가 조합원과 소통하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가맹산하조직의 공식라인을 통해서 조합원의 의견을 받는 방법과 민주노총이 직접 조합원들에게 다가가서 청취하는 방법이 있다. 후자가 과하면 조직질서에 있어서 균형이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선제 상에서 조합원과 직접 소통하는 채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위원장에게 바란다'라는 코너를 만들 것이다. 조합원들도 뉴스에 나오는 걸로만 보고 민주노총에 대해 평가할 수 있다. 직접 소통의 경로가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본다.

- 이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지역 순회하면서 많은 조합원들을 만날 텐데, 조합원들에게 어떤 민주노총 위원장이 되겠다고 할 것인가.

조합원들이 제게 '넌 어떤 위원장이 되고 싶니'라고 묻는다면 배신 없는 투쟁. 당당한 교섭. 겸손한 자세로 조합원들과 함께하는 위원장이라고 말할 것이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조합원들의 이야기, 조합원들의 아픔, 조합원들의 요구를 경청할 것이다. 아픔에는 공감하고, 요구는 받아서 가능한 건 하고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불가피하게 못하는 것은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모름지기 직선제 위원장으로서 조합원들에게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