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김진숙 복직은 시대의 복직” 회사에 복직 결단 촉구
금속노조, “김진숙 복직은 시대의 복직” 회사에 복직 결단 촉구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12.03 15:42
  • 수정 2020.12.0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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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한 달도 채 안 남은 정년
복직 투쟁 수위 높인다… 12월 한 달 상경투쟁·노숙농성 진행
전국금속노동조합은 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복직의 마지막 걸림돌을 걷어내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참여와혁신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전국금속노동조합은 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 김진숙, 복직의 마지막 걸림돌을 걷어내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참여와혁신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김진숙 지도위원의 해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때 한진중공업에 치열한 투쟁 끝에 민주노조가 들어섰고 지금까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가 아직까지 복직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 땅의 민주노조운동을 했던 사람들에게 부채감을 안겨주고 깊은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정년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위해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김호규, 금속노조)이 상경투쟁, 노숙농성 등 투쟁 수위를 높일 것을 밝혔다. 금속노조는 “해고의 주체이자 가해자인 회사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진중공업 해고자인 김진숙 지도위원의 정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김진숙 지도위원은 암 재발 판정을 받은 후 두 번째 암 수술을 마치고 입원 중이다. 금속노조는 그의 ‘퇴원’이 ‘출근’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부산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투쟁을 서울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다음 주 7일부터 한진중공업 조합원이 최대 4명씩 번갈아 가며 서울 상경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그럼에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면 중순부터는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차원에서 나서 청와대 앞 노숙농성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조선노연은 금속노조와 국내 조선사업장 노동조합들의 연대체로, 금속노조 소속 외에도 기업별노조인 현대미포조선노조와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가 함께하고 있다. 김호규 위원장은 “김진숙 지도위원 복직에 조선소 모든 노동자가 함께하는 것”이라며 “12월 안에 해볼 수 있는 방법은 다 해보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본부장을 지내며 김진숙 지도위원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은 한진중공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나아가 청와대가 적극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진중공업이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한 복직 및 보상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복직을 거부한 것에 대해 “황당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되려면 회사 임직원이 주어진 임무를 위배해 재산상 이익을 얻거나 제3자가 이익을 얻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쳐야 하지만, 노사 합의를 통해 해고자 복직 및 보상을 하는 것은 회사 임직원이 주어진 본연의 임무를 이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금속노조의 반박이다.

김유정 금속법률원 원장(변호사)은 “그 어떤 법학자도 노사 교섭을 통해서 해고자 복직과 금전 보상을 합의한 것을 두고 사용자에게 신의 관계를 저버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해서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거나 주장한 사례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호규 위원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을 대신해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금속노조 조합원 이름으로 작업복 입고 한진중공업 정문을 당당히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작업복을 준비했다”며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은 같은 시대에 같은 아픔을 겪은 분들에게 소중한 연말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