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쌍용차 ‘법정관리’ … “3월 내 매각 추진”
11년 만에 쌍용차 ‘법정관리’ … “3월 내 매각 추진”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12.22 15:13
  • 수정 2020.12.22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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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쌍용차 … 외부자금 지원 없으면 어려워
3월 내 매각추진 예고 … “2009년과는 상황과 조건 다르다”
ⓒ 쌍용자동차
ⓒ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가 2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09년 1월 이후 11년 만에 또 다시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2009년 4월 쌍용차는 2,646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배경은 경영상화 악화로 인한 단기 채무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총 대출 규모는 3,000억 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JP모건 600억 원(400억 원 장기), BNP파리바 100억 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300억 원 등 외국계 은행 1,000억 원, 우리은행 250억 원(공시 기준), 산업은행 1,900억 원 등 국내은행 2,150억 원대다.

이중 단기적으로 상환해야 하는 대출금은 외국계 은행 600억 원, 산업은행 900억 원, 우리은행 75억 원 등이다. 쌍용차는 이미 지난 7월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한 약 900억 원을 상환하지 못하고 한차례 만기일을 연장했다. 하지만 또다시 만기일이 도래한 12월 22일에도 결국 이를 갚지 못했다. 또한 쌍용차는 15일 만기가 도래한 외국계 은행 대출금 600억 원도 상환하지 못했다. 우리은행 대출금 75억 원도 마찬가지로 22일 만기가 도래했지만 연체됐다.

산업은행은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600억 원의 대출금 상환이 없으면 900억 원의 대출만기를 연장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쌍용차의 자금난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약속했던 마힌드라그룹의 지원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에 발생했다.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은 2019년 12월 쌍용차에 2,300억 원의 지원안을 발표했다. 마힌드라 그룹은 쌍용차 경영난 타파를 위해 3년간 5,0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마힌드라 그룹에서 2,300억 원, 쌍용차에서 1,000억 원을 투자하면 한국 정부에서 1,700억 원을 지원해달라는 안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때문에 마힌드라 그룹은 2020년 4월 2,300억 원 지원안을 철회했다. 대신 400억 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함으로써 ‘쌍용차 매각’, ‘한국 철수’ 등의 이슈를 잠재웠다. 하지만 2020년 6월 마힌드라 그룹은 쌍용차의 투자유치 및 지분매각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둬 쌍용 매각설이 다시 떠올랐다.

현재 쌍용차의 경영실적은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9월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영업손실만 해도 3,090억 원에 이른다. 외부 자금조달이 없으면 쌍용차의 존폐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쌍용자동차는 이번 기업회생절차에서 자율구조조정지원제도(ARS)도 함께 신청했다. ARS를 거칠 경우 회생절차 결정 기간이 1개월에서 3개월로 늘어난다. 이때 기업은 정상적인 영업과 함께 채권단과 자율적인 채무조정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쌍용자동차는 “기존 대주주였던 마힌드라와 새로운 투자자 간에 관련 작업을 진행중이다. 새로운 투자자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해드릴 수는 없다”면서 “노동조합과도 활발하게 내용을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에는 기업노조인 쌍용자동차노동조합과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있다. 다수 노조인 쌍용차노조는 마힌드라 그룹의 2,300억 원 지원안이 철회된 직후 특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바 있다.

쌍용차는 22일 쌍용자동차노동조합과 대의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대의원 간담회에는 예병학 대표이사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이날 간담회에서 “3월까지는 매각협상을 마무리 하겠다. 1년 6개월 동안 직원들의 협조에 감사하다”면서 “ARS 신청은 기존 법정관리하고는 다르다. 단기간에 매각협상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 2009년과는 조건이 다르다. 매각 협상을 잘 진행하고 전 직원의 고용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