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자구안 찬반투표 52% 가결, 이제는 산업은행 차례
쌍용차 자구안 찬반투표 52% 가결, 이제는 산업은행 차례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1.06.08 18:24
  • 수정 2021.06.08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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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 받아들인 쌍용차 조합원, 산업은행의 지원 규모 주목
21일 오전 11시 서울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개최된 ‘쌍용차 노동자 고용보장 산업은행 지원 촉구’ 기자회견 현장 ⓒ 금속노조
1월 21일 오전 11시 서울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개최된 ‘쌍용차 노동자 고용보장 산업은행 지원 촉구’ 기자회견 현장 ⓒ 금속노조

쌍용차 조합원들이 또다시 희생을 감내했다. 쌍용차 노사의 자구안이 마련된 만큼 산업은행의 지원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쌍용자동차노동조합은 6월 7~8일 양일간 쌍용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특별합의(자구안)‘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투표인 수 3,224명 중 52.1%(1,681명)가 찬성해 자구안이 가결됐다.

자구안의 주요 골자는 ▲무급 휴업 2년(생산직 50%, 사무직 30%)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추가 2년 연장(2023년 6월까지)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총 40%) ▲단체협약 변경 주기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무쟁의 확약 ▲유휴자산 추가 매각(4개소) 등이다.

또한 쌍용차 노사는 자구안에서 정년퇴직과 같은 자연감소 인원에 추가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전환 배치 등 ‘효율적인 생산 및 인력 운영’을 하기로 합의했다. 매각주관사로는 한영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의 컨소시엄으로 결정됐다. 9일 미팅을 시작으로 매각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쌍용차를 살리고자 하는 조합원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2009년의 아픈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위적인 구조조정만은 피해보자는 마음으로 구성원 전체가 고통분담에 나섰다”고 전했다.

정일권 쌍용차노동조합 위원장도 “2009년 당사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심해 마련한 자구안”이라며 “고용을 안정시키고 회사가 미래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에 있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사가 자구안에 합의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큰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다만 이번 자구안은 비용을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추후 매출을 회복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구안이 제출됐으니 구조개편 일정에 맞춰서 진행될 것”이라면서, “다만 상당한 보완이 필요하다.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신차 개발 계획이 명확해야 하고, 이러한 계획이 수치로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쌍용차 지원을 위해서는 단체협약 주기 연장, 흑자전환까지 무쟁의 확약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노동계로부터 큰 반발을 불러일으킨 요구안이지만 쌍용차 노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산업은행의 지원 방안에 대해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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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은 “산업은행의 추가 대출이 불가피하다. 2018년 한국지엠에는 8,100억 원 규모의 대출이 이뤄진 바 있다”며 “쌍용차의 문제가 한국지엠과 다르지 않은 만큼 빠르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