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이 주의 날 : 노동절에 보내는 긴급 구조 신호(Mayday)
[언박싱] 이 주의 날 : 노동절에 보내는 긴급 구조 신호(Mayday)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05.01 18:05
  • 수정 2021.05.03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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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 #노동절 #메이데이 #해고 #복직

민주노총이 131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세계노동절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주 언박싱에서는 1일 민주노총이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개최한 세계 노동절(메이데이, May day) 서울대회에서 긴급 구조 신호 ‘메이데이(Mayday)’를 보낸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근로자의 날을 맞이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된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김계월 KO지부 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세계 노동절을 맞이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된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김계월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김계월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지부장

“지난해 5월 11일 코로나로 인한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리해고 당하고 부당한 해고에 맞서 투쟁을 이어온 지 어느새 1년이다.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이 바로 이런 거구나 뼈저리게 몸소 느껴야 했다.

정년을 맞이해야 할 해고노동자는 오늘로 19일째 곡기를 끊고 죽을 각오로 단식하고 있다. 함께 17일 단식했던 동지는 어제 몸 상태가 안 좋아 긴급하게 병원으로 호송됐다. 깡마른 단식노동자의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어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말았다. 피가 마르고 살이 타는 듯한 두 동지의 심정을 무어라 말해야 할지 해고자인 나 또한 너무나 힘이 든다.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부당해고 판정받고도 거리에서 1년 가까이 복직투쟁하고 있는데, 고용노동청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단 걸 노동청장과의 면담에서 알게 됐다. 복직 판정에도 거리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는 하청 노동자들은 언제까지 싸워야 하나.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절 권리마저 빼앗기고 더는 거리에서 있을 수는 없다. 지금 당장 부당해고를 철회하고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

수조 원 노동자 혈세를 쏟아붓고도 하청노동자를 정리해고시킨 이 정부 또한 책임 묻지 않을 수 없다. 단 하나의 일자리라도 지키겠단 대통령 약속 어디 갔나. 사용자는 비호하면서 아무 잘못도 없는 노동자는 왜 거리에서 싸워야 하나. 이게 노동존중이며 상식 있는 나라인가. 비록 정년을 거리에서 맞았지만 우리는 절대 포기하거나 쓰러지지 않을 것이며 현장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싸워 승리하겠다.”

[▶관련 기사: ‘단식농성자’로 노동절 맞는 김정남 씨 이야기]

 

근로자의 날을 맞이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된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임종린 파리바게트지히 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세계 노동절을 맞이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된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임종린 파리바게트지회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트지회 지회장

“우리는 2017년 불법파견 투쟁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하며 자회사를 만들었다. 그리고 사회적 합의를 하고 3년이 지난 지금 합의를 이행하라며 또 투쟁하고 있다. 사회적 합의 이후 회사는 관리자들을 앞세워 노조를 만들어 교섭권을 빼앗고 노동자들이 직접 뽑은 근로자대표를 무력화시켰다. 합의는 민주노총과 했지만 교섭은 한국노총과 하겠다고 하며 합의 당사자도 아닌 단체와 대화를 하고는 일방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때문에 합의 이행을 하라는 투쟁을 시작했다.

어제 복직이 정해진 후 LG트윈타워분회에서 올린 글을 그대로 읽겠다. ‘세상에 노동조합을 좋아하는 사용자는 없다. 복수노조를 만들어 교섭권을 박탈하고 불이익 처분을 통해 노조를 탈퇴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법제도는 구멍투성이고, 정부기관은 외면한다. 이래서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겠나.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장기 투쟁을 감내해야 하는 나라에서 노동기본권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 글을 읽고 지금 우리 상황과도 똑같다고 느껴져 마음이 슬펐다. 우리 지회도 꼭 승리한 LG트윈타워분회처럼 질기게 싸워 이 투쟁 승리하고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라고 가르치겠다.”

[▶관려 기사: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사회적 합의 3년, 제대로 이행됐나?]

 

근로자의 날을 맞이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된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김정원 엘지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세계 노동절을 맞이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된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김정원 LG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김정원 금속노조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

“우리는 LG전자 고객이 구매한 정수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전자레인지, 안마의자 등의 대여 및 유지·관리를 위해 각 가정 혹은 기업에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점검노동자로, 일선에서 고객들을 만나 LG전자를 홍보하고 관리하고 있다. 전국에 약 4,000명의 케어솔루션매니저가 있는데, 모두 특고 노동자다. LG전자의 렌탈사업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 이 배경에는 우리 매니저들의 노력이 있었다.

우리는 노동자라면 당연히 보장된 권리인 야간근무수당도 없고, 기름값, 보험료, 식대 없이 일하고 있다. 차량유지비, 식대 등을 제외하면 우리 손에 들어오는 월급은 몇 푼 되지 않는다. 우리는 회사에 자원 봉사하러 온 것이 아니다.

노동조합은 회사를 죽이려고 하는 집단이 아니다. 회사를 살리고 노동자를 살리는 상생을 위한 단체다.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차례로 노동자성을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와 교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우리 노동조합과 대화에 임하라.”

[▶관련 기사: 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지회, “중노위 판정에도 교섭 묵묵부답”]

 

근로자의 날을 맞이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된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공정대 이스타항공 조종사지부 부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세계 노동절을 맞이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된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공정대 이스타항공조종사지부 부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공정대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조종사지부 부지부장

“이스타항공 사태가 발생하고 1년 2개월이 지났다. 1,600여 명 노동자는 임금체납과 정리해고로 몸부림을 치며 살았다. 1년 전 아무것도 모른 채 투쟁이라는 폭풍우에 들어가 싸웠지만 정부 여당의 외면 속에 홀로 남겨진 기분으로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외로운 투쟁보다 힘들었던 것은 함께 단결하여 투쟁해도 모자란 조합원을 갈라버린 사측의 농단이었다. 조합원들이 노조를 탈퇴하게 만들어 힘을 잃고 반쪽짜리 노조가 됐다. 장시간 임금체불로 살길이 막막해지면서 함께했던 조합원들이 투쟁의 전선을 떠났다. 정리해고 결정될 때에는 다수 노조가 아니라는 이유로 의결권조차 없이 무력하게 지켜봐야만 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어 국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여당은 단식 중인 박이삼 지부장의 앞을 무시하며 지나갔고, 우리는 국회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았다. 단식 투쟁하던 지부장이 쓰러졌어도 그 어디에서도 우리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비행기는 조종사만 잘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다. 지상에 있는 모두와 한팀이 돼 움직였을 때 움직이는 거다. 그렇다. 개개인일 때는 나약하지만 뭉치면 강해진다. 우리가 모두 하나 되어 끝까지 투쟁하겠다.”

[▶관련 기사: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지부 지부장 인터뷰]

 

근로자의 날을 맞이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된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김청용 신라대지회 쟁의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세계 노동절을 맞이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진행된 ‘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김청용 신라대지회 쟁의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김청용 민주일반연맹 부산일반노조 신라대지회 쟁의부장

“신라대는 재정이 어려워 앞으로는 자체적으로 청소 업무를 하겠다며 청소노동자 51명 전원을 2월 말일부로 해고했다. 민주일반연맹 부산일반노조 신라대지회 소속 조합원 36명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68일째 학교에서 농성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어제 투쟁 끝에 일터로 돌아간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복직을 마음 깊이 환영한다. 어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투쟁 승리 소식을 듣고 우리도 지금까지 받은 연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투쟁하자고 마음을 잡았다.”

[▶관련 기사: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다시 현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