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이사장, 단식 말고 대화하자”
“김용익 이사장, 단식 말고 대화하자”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1.06.14 18:57
  • 수정 2021.06.14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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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익 이사장 노조 상대로 단식 시작
건보 고객센터지부, “반노동적 발상··· 즉각 중단하라”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의 파업 중단을 촉구하며 14일 오전 단식에 들어갔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에 김용익 이사장이 단식으로 답했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의 파업 중단을 촉구하며 14일 오전 단식에 들어갔다. 김용익 이사장은 “건강보험공단이 헤어날 수 없는 갈등의 함정으로 빠져들고 있다. 갈등을 멈추고 대화의 새로운 판을 짜자”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단식을 시작했다.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지부장 김숙영, 이하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10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고객센터 직영화와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파업이다. 이들은 전면파업과 동시에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 로비에서 김용익 이사장과의 면담을 기다리는 농성을 진행 중이다.

건강보험 고객센터는 16년간 민간위탁으로 운영돼 왔다.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고객센터 민간위탁에 대해 ▲공공성 약화 ▲국민정보 관리의 취약성 ▲비효율적 비전문적 운영 지속 ▲상담 노동자의 지속적 노동조건 악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멈춰 있었던 ‘민간위탁 사무논의협의회’를 가동해 고객센터 직영화를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이 협의회에 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은 들어가지 못했다. 정규직 노조인 건강보험공단노동조합이 참여의사를 밝히지 않았기에 당사자인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도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용익 이사장은 “고객센터노조는 직영화를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과 동시에 공단 본부 로비에서 농성을 하고 있고 공단 직원들이 매우 격앙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노조는 사무논의협의회에 위원으로 참여하여 직원들의 의견을 대변해 주시도록 거듭 요청하였으나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저는 이사장으로서 두 노조가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다 했으나 대립만 깊어지고 있다”고 단식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김용익 이사장은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파업 중단 ▲건강보험공단노동조합이 사무논의협의회에 참여할 때까지 단식을 하며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일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열린 ‘생활임금 쟁취! 국민건강보험 공공성 강화! 고객센터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촉구 공공운수노조 2차 결의대회’ ⓒ 노동과세계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단식을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헌법과 노동법에 보장된 합법 파업권 행사를 일방적으로 중단하라는 단식 요구는 그 취지와 상관없이 반인권적, 반노동적 발상이기 때문에 파업 중단 요구는 부당하다”고 즉각 반발했다.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대화를 위해 공단 로비에서 날을 새며 5일째 이사장을 기다려온 상담사 노동자들은 불시에 차려진 이사장의 단식농성장을 그저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사장의 주장처럼 우리는 대화를 원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1년 가까이 공단과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가. ‘문제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는 공단의 입장을 언론을 통해서나 간접적으로 확인해왔을 뿐이었다”며 “어느새 3차 회의를 앞두고 있는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 대해 우리 지부가 당사자 조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공단은 건강보험 정규직노조가 참여하지 않으니 너희도 참여할 수 없다며 대화 자체를 봉쇄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개인의 충정과 달리 사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드는 단식을 즉각 중단하시라. 고객센터 상담 노동자들과 만나 진지하게 파업 사태의 해법을 논의할 것을 다시 간곡히 제안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