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고객센터지부 로비농성 중 경찰이 출입 봉쇄
건보 고객센터지부 로비농성 중 경찰이 출입 봉쇄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1.06.11 13:50
  • 수정 2021.06.11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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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무기한 전면파업 이틀째
김용익 건보 이사장 면담 요구하며 로비농성 돌입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10일 오전 8시 20분경부터 김용익 이사장과의 면담을 기다리며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로비농성에 들어갔다. 조합원 50여 명이 밖과 고립된 채 있다. ⓒ 공공운수노조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입을 경찰이 막아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지부장 김숙영, 이하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농성이 진행되고 있는 원주 건보공단은 경찰에 의해 완전히 봉쇄됐다”고 알려왔다.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조합원 50여 명이 로비에서 출입이 통제된 채 농성을 이어나가는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상담노동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는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직영화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10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전체 상담원 1,600여 명 중 1,0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노동권 보장과 건강보험의 공공성을 위해 상담노동자를 직접고용하고, 고객센터를 민간위탁이 아닌 직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들은 하청업체(제니엘, 한국코퍼레이션, KTis, 그린씨에스 등)에 속해 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10일 위원장 담화문을 발표해 “공공부문에서부터 비정규직 제로화를 실현하고 민간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그 선두에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의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투쟁이 있다”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투쟁은) 정부가 포기한 비정규직 제로화 시대를 노동자의 힘으로 다시 열어젖힐 것인지, 아니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절반 가까이 되는 대한민국을 이대로 둘 것인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의 전면파업을 지지한 바 있다.

전면파업을 시작한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10일 오전 8시 20분경부터 김용익 이사장과의 면담을 기다리며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로비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에 따르면,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고 조합원들의 로비출입을 봉쇄했다. 물과 식사, 약을 전달하려는 조합원들도 가로막았다.

로비에 고립된 박준선 공공운수노조 조직쟁의부실장은 “감옥처럼 다 통제를 해 놨다. 안과 밖을 분리시키려는 게 목적인 듯하다”며 “지금까지 식사는 경찰과 공단 직원들이 받아서 줬다. 오늘도 이제(11일 오후 1시) 첫 끼를 먹었다. 점심에도 한바탕 사달이 났다”고 전했다. 현재 식사에 대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경찰의 손을 거치지 않기로 협의한 상태다.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조합원 50여 명이 김용익 이사장과의 면담을 기다리며 10일부터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로비농성 중에 있다. 건물 밖에서는 나머지 조합원들이 집회를 이어나간다. ⓒ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김용익 이사장의 답변을 들을 때까지 농성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10일과 11일에 걸쳐 전국단위로 파업 중인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조합원들도 원주로 모이고 있다.

오는 12일에는 공공운수노조와 함께하는 결의대회가 예정돼 있다. 로비에서는 50명이, 밖에서는 나머지 조합원들이 집회를 진행한다. 공공운수노조는 이후 청와대를 상대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한 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고 당사자만큼 절박함을 대변해 줄 수도 없기에 우리 지부는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경찰이 봉쇄를 하고 있지만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민건강보험 공공성 강화와 고객센터 직영화-노동권 보장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도 11일 오전 11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만나서 얘기하자는 노동자의 당연한 요구에 공단은 경찰을 동원하여 공단에 차벽을 설치하고 직원을 동원하여 폭력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김용익 이사장을 만날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노동자들의 결의를 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김용익 이사장이 나와 고객센터 노동자의 요구에 답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의 파업 중 전국 178개 지사에 근무 중인 공단직원에게 상담업무를 맡긴다는 방침이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650여 명도 기존 업무를 지속한다.

로비 출입통제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노동조합이 신고한 집회 장소는 저희 공단 앞 장소로 알고 있다. 원래 집회신고를 하는 장소가 여기가 아니기 때문에 신고한 장소에서 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점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동조합의 이사장 면담 요구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 직영화나 직접고용 논의에 대해서는 사무논의협의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이 거기 모여서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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