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고객센터 결국 파업 돌입
건보 고객센터 결국 파업 돌입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1.02.01 18:42
  • 수정 2021.02.01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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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무기한 파업
지부, “직영화 논의의 장 만들어야” 對 공단, “정규직-비정규직 간 대화 먼저”
ⓒ 공공운수노조
ⓒ 공공운수노조

지난달 14일, 총파업을 예고했던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노동자의 파업이 시작됐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지부장 김숙영, 이하 지부)에 따르면 6개 지역, 11개 건보 고객센터에서 900명 이상의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부는 지난달에 예고한 대로 1일 총파업에 돌입,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앞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총파업 집회에 앞서 지부는 원주시내 6개 거점에서 행진을 시작,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와 원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행진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지부는 파업에 나선 이유를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건보 고객센터를 직영화해야 상담의 전문성과 공공성, 민감 정보 관리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시작한 2020년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는 이유 역시 건보 고객센터가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부는 “도급계약을 통해 콜 응대건수를 강제하고 상담노동자가 잠깐 자리를 비울 수도 없는 구조의 고객센터 운영 방식으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고객센터가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숙영 지부장은 <참여와혁신>에 “지금 건보 고객센터의 훌륭한 상담사는 3분 만에 전화를 끊는 상담사”이라며 “민원인이 이해하든 말든 매뉴얼대로 설명하고 전화를 끊을 수 있게 유도하는 상담사가 일 잘 하는 상담사”라고 지적했다.

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에 전화를 거는 시민들을 위해 최대한 파업을 피하고 싶었다”며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전향적인 태도로 건보 고객센터 직영화를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하면 파업을 철회하겠다고 이미 여러 번 호소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보 고객센터 상담사의 직영화는 섣부르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공단 내부 직원의 70% 이상이 상담사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 마음대로 상담사의 정규직 전환을 결정할 수 없다”며 “먼저 공단 정규직과 상담사 간의 대화를 통해 상담사 정규직 전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공단도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부가 여러 차례 지적한 민감 정보 처리에 대해서도 “상담사는 상담 과정에서 민원인의 민감 정보를 조회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현재 고객센터 응대율은 상담노동자의 파업 이전과 마찬가지로 확인된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지부는 “다른 4대 보험 공단의 고객센터 직영화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우리가 직영화된다고 해도 공단 정규직과는 별도 직군”이라며 “공단에서 정규직에 이 부분을 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아니라 악의적인 프레임만 씌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건보 고객센터의 직영화는 노동자 간의 대화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공단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감 정보 조회가 불가능하다는 공단의 반박에도 “현재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는 이혼한 전 배우자의 정보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며 “공단 정규직은 자신의 담당 업무를 깊게 처리하지만, 우리는 모든 업무를 넓게 처리한다”고 반박했다.

지부는 “현재는 연결지연이 거의 없을 수는 있지만, 파업이 길어질수록 상담노동자의 피로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김용익 이사장이 전향적인 태도로 건보 고객센터 직영화를 위한 노·사·전문가협의회 구성을 약속하면 파업을 철회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지부의 총파업 돌입에 다산콜센터, 근로복지공단 고객센터, 한국장학재단 고객센터 등의 공공부문 콜센터 노조가 함께 구성한 공공부문 콜센터 노조 연대회의는 “건보 공공성 강화를 위해 함께 투쟁하겠다”며 지부 총파업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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