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 85%가 우울증 위험군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 85%가 우울증 위험군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1.02.08 14:55
  • 수정 2021.02.08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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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고객센터 노동건강실태조사 발표
근골격계질환 관리대상 비율도 제조사업장의 두 배
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의 노동건강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의 노동건강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5년 차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 김하나 씨는 건보 고객센터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자율신경 균형 및 스트레스 검사를 받았다. 하나 씨는 6개 검사지표 중 심장안정도를 제외한 5개 검사지표에서 ‘매우 나쁨’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특히 150점까지 측정할 수 있는 스트레스 지수와 피로도는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수치가 나와 재검사를 받아야 했다. 이는 하나 씨만의 일이 아니었다.

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현정희)이 인천대학교 노동과학연구소, 건강한 노동세상과 함께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의 노동건강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노동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의 85%가 우울증 위험군에 해당한다. 이는 2019년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가 인천국제공항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우울증 위험군 비율(45%)보다 2배 가까이 높다.

감정노동 수치는 5개 요인에서 모두 위험군에 분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고객응대의 과부하 및 갈등 영역에서 약 94%의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가 위험군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골격계질환 관리대상 비율 역시 약 80%에 달해 제조사업장의 42.7%보다 2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태조사를 진행한 전지인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 연구원은 “건보 고색센터 상담노동자의 감정노동 강도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직무소진 정도 역시 높게 나타난다”며 “우울증, 피로도,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역시 유의미하게 높아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건보 고객센터는 통화시간 2분 30초가 경과하면 고객센터 팀장이 신호를 보내는 등 심한 조직감시로 인한 스트레스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지인 연구원은 이에 대한 개선 역시 주문했다. 또, 근골격계질환 관리대상의 비율이 제조사업장보다 2배 높은 것을 고려해 3년마다 실시해야 하는 전문적인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의 즉각 실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전지인 연구원은 “감정노동과 근골격계질환, 직무스트레스 등은 모두 휴식과 노동강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의 통합적인 노무관리를 담당하고 있기에 고객센터 직영화를 통한 전반적인 관리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건보 고객센터 외에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한 6개 공공기관 콜센터 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동건강실태조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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