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 준법투쟁으로 전환한다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 준법투쟁으로 전환한다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1.02.25 19:05
  • 수정 2021.02.2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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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노동자에게 적용되는 노동조건 보호 지침 준수하며 현장 투쟁… 파업 중단 아냐”
ⓒ 공공운수노조
ⓒ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의 직영화를 통한 공공성 강화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1일부로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던 건보 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이 25일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현장으로 복귀한다. 그러나 이들은 “파업을 중단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25일,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지부장 김숙영, 이하 지부)는 전국 각지에서 현장투쟁 전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서울, 경기 안산시, 강원 원주시, 대전, 광주, 부산 등 지부 내 지회가 꾸려진 6개 지역에서 진행됐다.

지부는 “총파업을 지속하자는 조합원의 요구가 거셌지만, 시민사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는 연대의 뜻을 밝혀와 현장에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결정했다”며 “파업을 중단하는 것도, 파업 대오가 흔들려서 현장투쟁으로 전환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지부는 현장으로 복귀, 콜센터노동자에게 적용되는 법·제도를 준수하는 이른바 ‘준법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콜센터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로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필수노동자 보호·지원 대책,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콜센터 근로자의 직무스트레스 관리 지침, 2006년 당시 국민고충처리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콜센터 구축 가이드 등이 있다. 지부는 “시간과 콜 수에 쫓기지 않고 성실하게 민원인과 상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부 관계자는 “건보 고객센터는 대국민 서비스이기에 국민에게 불편을 끼친다는 조합원들의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건보 고객센터 문제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장기전으로 해결해야 하기에 잠시 전열을 가다듬고 신발끈을 묶는 단계인 셈”이라고 준법투쟁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앞서 23일, 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보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용역회사와 지부에게 3자협의회를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부가 3자협의회를 거절한 이유는 3자협의회가 사실상 용역회사와 지부 간의 노사협의회에 원청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참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용역회사와 지부 간의 노사협의회로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3자협의회를 거절했다고 지부 관계자는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전향적인 자세로 건보 고객센터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에 나선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대화를 거절할 이유도, 파업을 지속할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보 고객센터 직영화 문제는 사안이 복잡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기에 김용익 이사장은 합리적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 대표와의 면담, 노동연구원 방문 등 내외부 의견수렴과 외부전문가 자문을 광범위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센터 민간위탁 사무논의 협의회 역시 조속하게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에서도 고객센터 상담사 처우 및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고충청취 창구를 마련하도록 하고 있어 3자협의회를 우선 준비했다”며 “민간위탁관리위원회 재구성을 통해 건보 고객센터노조 대표자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