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대선 단일후보 선출 위한 노동자 경선’ 제안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대선 단일후보 선출 위한 노동자 경선’ 제안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1.09.30 23:32
  • 수정 2021.10.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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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민중 경선’ 조합원 온·오프라인 서명운동 돌입
제안자 대표 한상균 전 위원장 “진보정당 각개약진은 모두에게 필패··· 노동자 정치세력화 실패 딛고 새로운 출발 선포하자”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동자·민중 경선’을 통해 현장 노동자들의 힘으로 대선 단일후보를 선출하자는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150여 명의 제안이 나왔다. 이들은 제안을 현실화하기 위한 조합원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조합원 서명운동 추진 제안자 대표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은 30일 SNS에 온라인 서명 주소를 공유하고 “노동자·민중의 대선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민중 경선은 110만 노동자 계급의 대표 민주노총이 제시하고 주도해야 한다”며 “조합원 동지들이 정치의 주체로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150여 명이 함께하는 ‘㈎노동자·민중 경선 조합원 서명운동 추진모임’은 2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래로부터 민주노총 대선방침 토론을 활성화하고 조합원의 뜻을 모아가기 위해 연서명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동자·민중 경선 조합원 서명운동 추진모임’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왼쪽 위 시계방향)  김동성 공공운수연맹 전 수석부위원장, 강동화 민주일반연맹 수석부위원장, 김형균 철도노조 전 교선실장, 이상진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양진 민주일반연맹 전 위원장, 주영재 대학노조 전 위원장,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지부장,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 박경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지부장, 유기수 민주노총 전 사무총장,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전 위원장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노동자·민중 경선 조합원 서명운동 추진모임’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왼쪽 위 시계방향) 김동성 공공운수연맹 전 수석부위원장, 강동화 민주일반연맹 수석부위원장, 김형균 철도노조 전 교선실장, 이상진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양진 민주일반연맹 전 위원장, 주영재 대학노조 전 위원장, 도명화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지부장,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 박경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지부장, 유기수 민주노총 전 사무총장,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전 위원장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관전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 
노동자⋅민중 경선, 우리 힘 만들어내는 가장 현실적 방안”

이날 추진모임은 “한국사회의 대안세력으로 등장해야 할 우리 노동자·민중-진보 진영은 잘게 나뉘어져 있다”며 “나뉘어진 세력 사이에 협력도 거의 없고 차이를 좁히려는 노력도 이제 사라져 버렸다. 각자 한국사회의 근본적 개혁이나 혁파와 관련해서는 자포자기인 채 아주 작은 영역을 고수하며 자족하고 있다”고 현실을 평가했다. 

이어 추진모임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 노동자·민중-진보 진영이 하는 이야기는 현실적인 힘을 잃고 있으며 노동자·민중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더 이상 이런 상태가 지속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관객의 위치에서 관전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사그라지고 있는 노동자·민중의 정치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야 한다”고 했다. 

대선을 약 5개월 앞둔 현재, 추진모임은 상층에서 논의가 아니라 노동자·민중 경선을 통한 대선 단일후보 선출이 현실적인 노동자·민중-진보 진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진보정당들의 각개약진은 모두에게 필패”라며 “노동자⋅민중 경선과 대선 단일후보로 맞잡은 담대한 출발은 지방선거와 총선까지 이어져 기어이 낡은 체제를 바꾸어 낼 우리의 힘을 만들어내는 가장 위력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수 민주노총 전 대변인은 “이번 운동은 선거공학적으로 대선 후보 단일화만을 위한 운동이 아니다”라며 “노동자⋅민중 경선이라는 방식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모아내고 전체 노동자가 참여하는 힘으로 단일후보를 만들어내자는 운동”이라고 이야기했다.

조합원 서명운동을 통해 한상균 전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하를 셋으로 나눠 갖는 계책’인 천하삼분지계는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한 말로 두 강자의 대립 구도에서 약자가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는 전략을 뜻한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민주노총으로 조직된 노동자가 선도해 노동자 계급의 이름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갈 때, 절망 속 청년들과 미조직 불안정 노동자들도 스스로 정치의 주역을 자처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서명운동 결과, 내달 14일 중집 제출

추진모임은 10월 13일까지 조합원 온·오프라인 서명운동 결과를 1차 취합해 다음날인 14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중집)에 전달할 계획이다. 14일 중집에선 대선방침이 결정될 예정이다. 

애초 민주노총은 지난 15일 중집에서 대선방침을 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치위원회가 내놓은 대선방침안을 두고 후보 단일화 전까지 조합원들이 대선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부족하다는 등의 의견이 나와 다음 회의로 결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추진모임은 10월 20일(민주노총 총파업) 2차 취합, 11월 13일(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3차 취합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서명운동 목표는 1차 3만 명, 2차 5만 명, 3차 10만 명으로 추진모임은 민주노총 조합원의 약 10%를 조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