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대선 후보 단일화’ 결론 못 내...주말 재논의
진보진영 ‘대선 후보 단일화’ 결론 못 내...주말 재논의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2.01.07 18:07
  • 수정 2022.01.10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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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진보진영 대선 후보 단일화 성사 위한 대표자 회의 열려
60여 일 남은 대선...직접투표 수용 의사 밝힌 정의당
민주노총 “진전된 입장 확인, 최종 합의는 아직”
7일 서울시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진보진영 대선후보단일화 성사를 위한 대표자 회의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7일 서울시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진보진영 대선후보단일화 성사를 위한 대표자 회의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진보진영 대선 후보 단일화를 위해서 민주노총과 각 정당 대표자 등이 7일 한자리에 모였으나, 후보 단일화 방식 등에서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논의는 주말에 다시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나도원 노동당 대표,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이종회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한상균 후보, 그리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해 20대 대선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한 논의를 했다.

앞서 민주노총과 진보5당(노동당·녹색당·사회변혁노동자당·정의당·진보당)은 지난해 9월 대선공동대응기구를 꾸리고, 여기에 지난달 후발주자로 대선에 뛰어든 한상균 후보까지 포함해서 진보진영 대선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했다. “기득권 양대 보수정당의 정치구조가 낳은 폐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진보정치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목적에서다.

그러나 약 4개월간 수차례의 논의 끝에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대선 후보 단일화’는 어려울 거란 우려가 커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9일 열린 8차 집행위에서 쟁점이 된 건 후보 선출 방식이었다. 민주노총이 직접투표와 여론조사를 7:3의 비율로 반영해서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을 제안하자 녹색당, 진보당, 한상균 후보 선거본부는 동의했고, 노동당은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정의당은 ‘물리적 시간을 고려한 100%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했고,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7일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며 산회했다.

이후 정의당이 바뀐 입장을 내놓으며 합의를 도출할 여지는 다소 커진 상태다. 회의 하루 전인 6일, SNS에 실무책임자 회의를 대표자 회의로 전환하여 소집할 것을 제안한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후보 단일화 논의를 그만둘 수는 없다”며 “국민들의 뜻과 현장 노동자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방안을 마련”하자고 밝혔다. 직접투표를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은 “대선후보 단일화 방안에 대해 각 당 및 후보측의 진전된 입장을 확인하였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하였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합의를 이루기 위해 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알렸다. 다음 회의는 9일 열린다.

후보 단일화가 합의에 이를 경우, 경선에 참여할 후보는 총 4명으로 김재연 진보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이백윤 노동당-사회변혁당 단일후보, 한상균 후보 등이다.
 

(왼쪽부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나도원 노동당 대표,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이종회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한상균 후보​​​​​​​ⓒ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왼쪽부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나도원 노동당 대표,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 이종회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한상균 후보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7일 오후 1시 민주노총에서 열린 ‘대선공동대응기구 대표자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대선 후보 단일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양경수 위원장은 “노동자 민중의 삶을 위해서 다시 힘을 모으겠다”며 “진보정당의 당원과 노동자, 민중의 고통 앞에 작은 차이를 넘어서고 단결하자”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대선공동대응기구의 단일화 논의는 불평등과 차별에 신음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호소하는 보통 시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기 위한 논의였다”며 “원내 의석을 가진 정의당이 더 담대한 자세로 노력해야 했지만 부족했다. 겸허한 마음으로 불평등·기후위기·차별(에 고통받는) 보통 서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 아울러 “오늘 이 자리가 기득권 양당 성벽을 허무는 불평등·기후위기·차별 대선본부이자, 반기득권 정치 전선의 출발점이 되도록 마음을 하나로 모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10년 전 진보정치의 분열이 우리 한국사회에 얼마나 짙은 어둠을 드리울 수 있는지 보았다”며 “(진보정치의 힘이 절실한 분들에게)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말을 더 이상 반복하지 않도록 이번 대선에서 하나 된 힘을 더 크게 모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최악의 불평등 사회에 대한 반성도 대안도 없는 기득권 보수 양당의 낡은 정치를 몰아내고 노동 중심의 평등 세상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서 진보의 힘을 모아내자”고 덧붙였다.

노동자·민중 대선 경선 제안자인 한상균 후보는 “(진보정당이) 그간 작은 차이로 인한 대립을 보이며 10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대립의 관계를 경쟁의 관계로 바꾸려면 경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대선 후보 단일화 합의야말로 진보 정치의 가장 강대한 역사적 합의라고 규정하고 싶다”며 “단금지교(斷金之交), 무쇠를 자를 마음을 모아서 불평등 세상을 끝장내는 결정적 합의로 귀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선거를 2번 치르면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1.5도 상승한다”며 “자본의 탐욕이 지구를 삼키고, 노동자를 삼키고, 민중을 삼키는 절박한 시대에 자기 당 지지율 1~2%가 뭐가 중요한가 싶다. 뜻과 마음을 모아서 함께 단결할 길을 찾아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종회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는 “현재 선거 지형은 노동 배제적으로 짜여 있다. 이런 시점에서 진보5당이 연대를 논의하는 건 그 자체로 상당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대선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상호 확장적 수준에서의 연대 전략을 구체화해 나갈 첫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도원 노동당 대표는 “한국 사회를 바꿔나갈 계획을 가진 사람들이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는 상황 자체가 안타깝다”면서도 “국민과 노동자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머리를 맞대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