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지부의 2022년 교섭 목표, “부평2공장에 미래를”
한국지엠지부의 2022년 교섭 목표, “부평2공장에 미래를”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2.04.08 18:48
  • 수정 2022.04.08 1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기자간담회 열고 올해 임단협 계획 알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oborplus.co.kr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김준오)는 8일 오전 10시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지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oborplus.co.kr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지부장 김준오)는 8일 오전 10시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지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 계획을 알렸다. 화두는 단연 ‘부평2공장의 미래전망’이다.

한국지엠 노사의 올해 임단협 교섭의 시작은 예년보다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중국의 SAIC-GM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카허 카젬 사장은 오는 6월 1일부로 SAIC-GM 총괄 부사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새로운 한국지엠 사장은 4월 중으로 내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빨라도 6월 중순이 돼야 교섭이 시작될 수 있다.

한국지엠 노사의 올해 교섭에서도 통상임금 소송,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특별 협의 등 굵직굵직한 사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의제는 부평2공장의 미래전망과 관련한 사항이다.

한국지엠지부는 2021년 교섭에서도 부평2공장의 물량 확보 및 신차 배정을 요구한 바 있다. 부평2공장의 생산계획이 올해 8월 이후 부재했기 때문이다. 2021년 교섭 결과 한국지엠 노사는 ‘미래발전 전망 특별 요구안’의 형태로 부평2공장의 생산일정을 연장하는 데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한국지엠지부는 명확한 연장 일정을 담으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부터 고용안정특별협의회를 통해 부평2공장의 미래전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3월 31일 2차 협의에서 한국지엠은 기존과 같이 2022년 8월 이후 부평2공장 생산계획이 없다는 점을 알렸다.

한국지엠지부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고, 4월 4일 열린 3차 회의에서 한국지엠은 부평2공장 생산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대신 올해 11월까지 생산을 연장하는 안을 제시했다.

추가 생산 물량이 들어오거나 신차를 배정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지엠지부 입장으로서는 새 사장 선임에 따라 임단협 시작 시기가 늦춰진 만큼 교섭에서 부평2공장 미래전망을 논의할 시간을 더 확보한 격이다.

김준오 한국지엠지부 지부장은 “군산공장에 이어 부평2공장도 폐쇄로 이어지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조합원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노동조합은 부평2공장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여 조합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는 여러 해법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며 “부평2공장 운영 문제와 적정인원의 충원 그리고 창원공장 강제 전보 반대 및 지원 방안을 요구하고 전환배치 시 조합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고용안정특별위원회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교섭에서 한국지엠지부의 목표는 부평2공장의 생산 연장 및 전기차 생산 확약을 받는 것이다. 글로벌지엠은 2025년까지 전기차 30여종을 출시하고,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지엠의 전기차 생산은 확정되지 않았다. 향후 글로벌지엠의 신차 배정은 2023년 10월경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준오 지부장은 “부평2공장의 생산을 연장 시키고 새로운 차종, 즉 전기차를 배정 받는 것에 올해 임단협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전기차 생산을 위한 한국지엠의 환경은 상당히 좋다. 조합원들의 숙련이 높고, 배터리 산업이 한국에 잘 발달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국지엠지부는 차세대 차량 배정을 위한 ‘글로벌 전략부’를 신설하고 관련 연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다음은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내용이다. 답변은 김준오 지부장뿐만 아니라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박성철 한국지엠지부 수석부지부장, 최대성 사무국장, 김신중 정책기획실장, 차형석 지도고문도 함께 했다. 답변자는 구분하지는 않았다. 질문과 답변을 주제에 맞게 재배치했다.

-반도체 공급 문제 때문에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게 부평2공장 생산계획이 8월에서 11월로 연장된 배경으로 볼 수 있는가? 더 늦춰질 수 있는 가능성은?
생산 총량이 늘어났거나 자재 부족의 문제는 아니다. 회사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8월에 생산을 중단한다는 계획이었다.
사장 선임 문제로 임단협 시작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교섭 중간에 부평2공장이 문을 닫아버리면 공장을 유지하기 위한 싸움을 해야 한다. 부평2공장을 1교대로 전환해서 공장을 유지하면서 임단협에서 미래 발전 방안이나 유지 계획을 심도 있게 다룰 계획이다.

-한국지엠에서는 2023년 창원공장 신차(CUV) 출시 관련한 인력 수요 및 정년퇴직으로 인한 자연감소분으로 부평2공장의 폐쇄로 인한 고용불안이 없을 거라고 했다. 회사가 제시한 인력 운용 방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나?
정확한 숫자까지는 말씀 드리지 못한다. 창원공장 신차 투입 시 공정마다 필요한 인원에 대한 노사 협의를 별도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회사의 예측치가 있지만 창원지회와 회사가 노사협의를 진행해야 정확하다.
회사에서는 부평2공장 생산 중단 시 창원공장, 부평1공장에서 50만 대 물량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평1공장에서 33만 대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노동조합에서 지난 5년 동안 생산물량을 검토한 결과, 30만 대를 넘어간 적 없고 25만 대도 넘은 적이 별로 없다. 노동조합에서는 물량을 나눠서 부평2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최대한 요구하고 있다.

-군산공장 폐쇄 당시 산업은행의 공적 자금이 투입되면서 10년간 한국지엠의 사업을 유지한다고 했다. 현재 계획을 보면 부평2공장은 2022년 8월, 부평1공장은 2025년, 창원공장은 2028년 이후로 생산계획이 불투명한 것 같다. 창원공장을 기준으로 보면 10년을 채우는 셈이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향후 10년을 어떻게 할 거냐의 문제다. 이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글로벌지엠은 100% 확정되기 전까지 절대 발표를 하지 않는다. 2023년 10월 중순에 글로벌의 신차 배정이 있다. 한국지엠도 역시 후보 중 하나다.
그런데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주기적으로 4~5년 마다 한 번씩 신차가 배정됐다. 이대로 간다면 앞으로 10년도 그렇게 갈 수도 있다고 본다. 이를테면 현재 생산하고 있는 차종이 2026년도에 단종 된다고 회사가 문을 닫는 건 아니다. 글로벌의 신차 배정에 참여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50만 대 capa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환배치에 관한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이 있나?
요구는 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면 전환배치가 결정된 것처럼 비춰질 우려가 있다.

-카허 카젬 사장은 현재 불법파견 재판을 받고 있다. 중국으로 발령된 이후에 재판이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고 보이는데?
카젬 사장이 중국으로 가더라도 면죄부는 없을 거다. 예전에 닉 라일리 사장도 다시 들어와서 재판 받는 과정이 있었다.
특별노사협의는 한국지엠지부가 주도한 게 아니라 금속노조와 비정규직지회가 함께 주도했다. 회사는 창원공장을 포함해서 직접공정에 있는 260여 명만 정규직 전환 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더 이상 협의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지엠지부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있어서 현재 한국지엠지부 27대 집행부의 기준은 단계적이지만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직접공정뿐만 아니라 직‧간접을 포함해서 최소한 1~2차 벤더까지 정규직 전환하고, 이후에 2~3차 비정규직까지 필요하면 정규직 전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한국지엠지부의 큰 기조다. 이번 임단협을 통해서라도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요구를 할 것이다.
다른 한편, 2024년까지 한국지엠에서 발생하는 정년퇴직자가 1,450명 정도다. 인원 부족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한국지엠지부에서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포함해서 정년 연장까지 검토하고 있다. 2~3년 뒤에 공장 문을 닫을 게 아니면 사람은 뽑아야 한다.

-반도체 수급 차질이 문제됐는데, 현재 생산상태는 어떤가?
한국지엠 내 자재 수급은 70~80%가 도입(수입) 자재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지엠이 특히 직격탄을 맞고 있는 거다. 오미크론 때문에 부평1공장이 1교대로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부평2공장도 특근 계획을 잡았다가 취소됐다.
노동조합 차원에서 국내 부품사들을 계속 만나고 있다. 그런데 도입 자재와 관련해서는 노동조합에서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국지엠의 자재 수급 구조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게 필요하다.

-완성차업계에서 생산량은 줄었는데 오히려 순수익은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지엠은 어떤가?
내일(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자료가 나온다. 그런데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2021년 약 1,700억 원 적자가 예측된다. 2020년 약 2,900억 원 적자에서 조금 올라왔다.
지난 2월 글로벌지엠이 발표한 재무제표를 보면 GMI(글로벌지엠 해외사업부문)가 2021년 약 666억 원 적자에서 약 999억 흑자로 전환했다. 1,400억 원 정도 오른 것이다. 한국지엠은 GMI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이다. GMI의 흑자에는 한국지엠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그런데 한국지엠이 비상장기업이다 보니 재무제표의 신뢰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2020년 대비 적자 폭이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1,700억 원 적자라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