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괴 파리바게뜨 투쟁', 민주노총 투쟁으로 확대 예고
'노조파괴 파리바게뜨 투쟁', 민주노총 투쟁으로 확대 예고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2.04.13 21:19
  • 수정 2022.04.15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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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린 지회장 단식 17일차 … 화섬식품노조 13일 SPC본사 앞에서 2차 결의대회 진행
​​​​​​​20일 1박 2일 상경 투쟁 예정 … 21일 민주노총 중집서 “민주노총 전체 투쟁으로 확대”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위원장 신환섭)은 13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SPC본사 앞에서 ‘SPC는 불법 노조파괴 즉각 중단하라!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단식 사태 해결 촉구’ 화섬 노동자 2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2017년 8월 처음 노조를 시작하면서 내세운 요구사항을 다시 봤습니다. 점심시간 보장받고 월 이틀 이상 휴무 보장하라는 게 요구였습니다. 이는 아직도 유효합니다. 제발 좀 쉬게 해달라고, 밥 좀 먹게 해달라고, 그걸 위해서 노조 좀 하게 해달라고 6년을 싸우고 있습니다.” -단식 17일차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의 발언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위원장 신환섭)은 13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SPC본사 앞에서 ‘SPC는 불법 노조파괴 즉각 중단하라!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 단식 사태 해결 촉구’ 화섬 노동자 2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대회에는 김응호 정의당 부대표,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도 함께했다.

파리바게뜨지회는 피비파트너즈에서 일하는 제빵‧카페기사로 구성돼 있다. 피비파트너즈는 SPC그룹의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에서 일하는 제빵‧카페기사를 관리하는 회사다. 피비파트너즈는 2017년 9월 고용노동부가 기존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제빵‧카페기사를 공급하는 운영 방식이 불법파견임을 확인한 뒤, 2018년 말 SPC그룹, 파리바게트가맹점주협의회, 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한국노총), 정당(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이 사회적 합의를 이뤄 설립됐다. (관련 기사: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사회적 합의 3년, 제대로 이행됐나?)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은 지난 3월 28일부터 SPC 본사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13일 기준 17일째다. 그는 단식 농성에 들어가며 SPC그룹에 ▲노조탄압 중단 ▲노조탄압 불법행위자 처벌 ▲피해 원상 회복 ▲공개사과 등을 요구했다.

문제의 발단은 2021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1년 3월부터 7월까지 매달 100여 명의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이 대거 탈퇴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700여 명에 달하던 조합원 규모가 200여 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화섬식품노조는 2021년 7월 1일 ‘SPC(파리바게뜨), 돈까지 줘가며 민주노총 0% 노려’ 기자회견을 열고 피비파트너즈가 중간관리자인 조직장 직급인 FMC/BMC를 시켜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피비파트너즈는 “허위사실”이라며 강경 대응했다. (관련 기사: “민주노총 탈퇴 종용” vs. ‘허위사실’)

이날 결의대회 마지막 순서로 '노조탄압, 승진차별, 부당노동행위, 조합원 괴롭힘'이라는 글귀가 쓰인 거대 현수막을 찢는 상징의식이 이뤄졌다. ⓒ 화섬식품노조 

하지만 올해 1월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이 피비파트너즈를 부당노동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면서, 화섬식품노조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노조탈퇴 종용 및 진급차별이 일어났다는 점을 고용노동부가 인정했다. 피비파트너즈 9개 지역본부장(임원급) 중 6명, 그 아래 직급인 제조장 3명도 검찰에 송치됐다. (관련 기사: 피비파트너즈, 부당노동행위로 기소의견 검찰 송치)

화섬식품노조는 “파리바게뜨 투쟁을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승리하는 그 순간까지 책임지고 이끌어간다는 결의와 함께 오는 4월 20일 18시에 지역 대오 전체가 상경해서 1박 2일 촛불 농성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라면서, “더불어 4월 21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파리바게뜨 투쟁을 민주노총이 책임지고 전개할 것을 안건으로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회사는) 합의를 했다가 지키지 않는 걸 반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노동조합도 일을 놓고 계속 나와서 투쟁하고 있다. 이런 모습이 바로 SPC가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인 것 같다”며 “임종린 지회장 17일째 단식하고 있다.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쓰러진다면 우리가 그 투쟁을 이어서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임종린 지회장과 일문일답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몸 상태는 어떤가?
아직 버틸만하다.

-단식 2일차부터 일기를 그려서 SNS에서 공개하고 있더라. 그동안 단식을 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순간이 있다면?
단식 14일차에 후원금 계좌를 공개했다. 공개하자마자 생각보다 엄청 많은 시민분들이 참여해주셨다. 어떻게 이 큰 연대를 다 갚을 수 있을지 막막하기도 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임종린 지회장의 단식 15일차 일기 ⓒ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

-단식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계속하게 버티게 하는 원동력은 뭔가?
분노다. 레이지. 하하하. 약속을 하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속도 지키지 않고 회사가 직원을 괴롭히는 건 이상하지 않나? 아직도 회사는 직원을 괴롭히고 있다.

-최근에도 무슨 일이 있었나?
최근 어떤 상사가 바로 밑 부하 직원에게 ‘회사가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고 한다. 회유는 끝났고 남은 이들은 해고하려 한다’고 말하는 일이 있었다.

이 일로 지회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는데,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했다. 그 이유가 ‘그 사람이 걱정해서 한 말’이라는 거였다. 일단 분리가 될 수 있도록 조처했는데, 오늘 피해자에게 연락이 와서 그 상사가 다시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나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은 바로 잡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에 대해 SPC그룹은 절차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조사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회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렵지 않다. 부당노동행위 인정하고, 관련자들 처벌하고, 회사의 탄압에 의해서 조합원이 줄어든 것이니 노조를 원상 복귀시키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