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 '전속성 기준 폐지', 배달 노사 공감
산재보험 '전속성 기준 폐지', 배달 노사 공감
  • 김민호 기자, 손광모 기자
  • 승인 2022.04.22 21:19
  • 수정 2022.04.2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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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수위-배달업 노사-정부부처, '배달노동자 안전' 주제로 간담회 가져
인수위, "산재보험법 개정-산재예방 강화-플랫폼종사자 기본권 보장 입법 국정과제 반영할 것"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반복되는 배달 라이더 산재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해 배달업 노사와 인수위, 정부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산재 전속성 기준 폐지에 대해서 배달업 노사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인수위를 비롯해 노동계에서는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과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플랫폼배달지부(지부장 선동영)가 참석했다. 

사용자 측에서는 우아한청년들(우아한형제들 자회사, 대표 김병우), 쿠팡이츠(대표 김명규), 메쉬코리아(부릉 운영사, 준법감시본부장 김용석)가 자리했다. 국토교통부(교통물류실장 어명소)와 고용노동부(산업안전본부장 권기섭)도 함께했다. 전문가로는 박은정 인제대 법학과 교수와 민연주 한국교통연구원 스마트물류연구센터장이 들어갔다.

이번 간담회는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3월 23일과 4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인수위에 면담을 요청한 결과로 성사됐다.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위원과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지난 14일 면담을 통해 빈발하는 라이더 산재 사망 사고를 줄여보자는 취지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번 간담회로 이어질 수 있었다.

임이자 간사위원은 "플랫폼 배달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 정부 정책 방향을 검토하는 자리"라고 간담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배달 노동자가 당면한 문제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안전' 문제였다. 임이자 간사위원은 "무엇보다 안전한 일자리에 대한 요구가 크다. 2021년 배달 중 사고로 사망한 배달노동자가 18명에 이르고, 올해 2월 기준 벌써 9명을 기록했다"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는 꼭 지켜져야 한다. 아울러 일하다가 다친 노동자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산재보험법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고, 플랫폼 종사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조치와 직업 능력 개발 기회를 확대하고, 플랫폼 종사자를 비롯한 모든 노무 제공자의 기본적 권익을 보장을 위한 입법 과제 등을 면밀히 검토해서 국정 과제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임이자 간사위원은 ▲산재보험 전속성 폐지를 위한 산재보험법 개정 ▲플랫폼 종사자의 사회안전망 강화 및 직업능력 개발 기회 부여 ▲보험료 부담 완화를 위한 공제조합 설립 ▲플랫폼 종사자의 입법적 보호 대책 등을 이야기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안전배달료 도입과 알고리즘 공개를 강조했다. 박정훈 위원장은 "오토바이 리스비, 유류비 등을 제외하고 생활임금을 벌려면 시간당 2만 원은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배달 1건 당 2,500원을 받는다. 1시간에 6~7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달 1건당 8~10분 안에 하라는 얘기"라면서 "배달시간 제한을 없앴다고 라이더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최소한 신호를 어겨야 적정한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산업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안전배달료를 제안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배달료도 (플랫폼 배달 업체가) 자영업자에게는 6,000원씩 받는데 배달노동자들한테는 그만큼 지급되지 않는다. 업체 측은 피크시간에 많이 주기 위해서 적립해놓다고 하는데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소비자와 자영업자는 없을 것"이라면서 "여기서 중요한 것이 알고리즘이다. 배달료가 알고리즘에 의해 변한다면 이를 공개해야 협상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배달대행업체 사업자 등록제 시행 ▲공제조합 시행 시 노동조합 참여 보장 ▲산재법상 근로자 기준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선동영 플랫폼배달지부 지부장도 "기본적인 소득 보장이 전제되지 않으면 여러 대책들이 나와도 배달노동자의 안전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용자 측도 산재보험 전속성 기준 폐지 의제에는 공감을 표했다.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는 "산재보험 전속성 폐지 논의의 취지에 공감한다. 배달의민족은 배달 종사자를 위해 전속성 기준에 소득이 미달하는 경우에도 100% 가입 형태의 산재보험 정책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는 "산재보험 전속성 폐지는 정부와 국회의 결정 사항이라고 판단되지만, 분명히 긍정적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전속성이 폐지되면 산재보험에 다 가입된다. 플랫폼 기업들은 산재 처리에 저항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현재 산재율이 높아지게 되면 기업들에게 패널티가 부과된다. 산재 가입 후 산재 처리 과정에서 사업자들이 감소하지 않도록 하는 부분도 같이 고민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추가 논의 과제로 사용자 측에서는 배달 노동자의 유상운송보험 가입 확대 및 산재보험상 필수 산업안전교육 현실화를 요구했다. 김병우 대표는 "유상운송보험의 가입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배달 종사자의 유상운송보험 가입률은 19%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유상운송보험 없이 배달을 수행하는 도중에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배달 종사자는 돌이킬 수 없는 신체적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명규 대표는 "현재 산업안전 보건교육은 플랫폼별로 개별 교육을 받아야 한다. 통합 인증제 혹은 공공기관에서 인증을 해주는 시스템을 통해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작업도 필요하다"며 "전업으로 라이더 하시는 분들 외에 부업으로 하는 분도 있다. 그런 분들은 2시간 이상 교육 받아야 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 (전업과 부업의 경우를) 하나로 평가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노사의견 발표까지 언론에 공개됐다. 다만 이후 논의에서 국토교통부는 안전배달료 도입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열린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에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위원이 선동영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플랫폼배달지부 지부장,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열린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에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위원이 플랫폼 기업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열린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에 참석한 임이자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열린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에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왼쪽)이 참석해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열린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에 참석한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열린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에 참석한 선동영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플랫폼배달지부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열린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에 참석한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열린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에 참석한 김용석 메쉬코리아 준법감시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열린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에 참석한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열린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에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왼쪽),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가운데), 김용석 메쉬코리아 준법감시본부장(오른쪽)이 참석해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주최로 플랫폼 배달 종사자 현안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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