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코디·코닥, 본사 점거농성 돌입
코웨이 코디·코닥, 본사 점거농성 돌입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2.07.01 00:12
  • 수정 2022.07.27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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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표이사 면담 요구하며 점거농성 중
노동조합 “회사, 교섭 9개월 만에 인상 불가능하다는 임금안 가져와··· 처음부터 우릴 기만해온 것”
ⓒ 서비스연맹 가전통신노조
30일 코웨이 코디코닥지부가 본사에 들어가고 있다. ⓒ 서비스연맹 가전통신노조

단체교섭 중인 코웨이 코디·코닥(방문점검원)이 대표이사 면담을 요구하며 본사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지난해 9월 단체교섭 시작 이후 9개월간 기다린 회사의 첫 수수료 안이 결국 ‘수수료 인상은 어렵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가전통신노조 코웨이 코디코닥지부(지부장 왕일선)는 30일 “사측은 임금 인상을 골자로 하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교섭은 5분 만에 파행됐다”며 “오후 4시 30분경 대표이사 면담을 위해 본사 엘리베이터 탑승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대표이사와 만나지 못한 코디코닥지부는 서울 구로구 코웨이 본사 1층 로비에서 점거농성 중이다. 

코디코닥지부는 동일 직종 노조 최초로 지난해 9월 30일 회사와 단체교섭을 시작했다. 코디코닥은 코웨이와 위임 계약을 맺고 점검·영업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직이다. 이들은 ▲점검 수수료 인상 ▲업무상 비용 지급(통신비·차량유지비·식비 등) ▲고용안정 보장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코웨이 측은 “코디코닥지부는 사례가 드문 특수고용직 노조라서 제반 사항에 대해 충분한 법적 검토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또한 수수료 인상 관련해선 지난해 3월 큰 폭으로 인상했기에 인상 여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코디코닥지부에 따르면 코디코닥의 점검 수수료는 평균 6,867원(21년 3월 기준)이다. 이는 SK매직서비스의 80.6%(8,204원), LG케어솔루션의 64.9%(9,347원) 수준이다.

코디코닥지부는 결국 지난 4월 열흘간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코웨이 측은 6월 말까지는 수수료 안을 가져오겠다고 했다는 것이 지부의 설명이다.  

ⓒ 서비스연맹 가전통신노조
ⓒ 서비스연맹 가전통신노조

코디코닥지부에 따르면 회사가 약속한 30일에 가져온 수수료 안은 ▲장거리(30km 이상) ▲시내 혼잡 지역 ▲저녁 8시 이후 점검 시 건당 수수료 1,000원을 더 주겠다는 것이었다. 기존에 1,000원씩 지급하던 추가 수수료를 1,000원 더 올려준다는 뜻이다. 

김순옥 코디코닥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노조가 저녁 있는 삶을 살아보자고 주말, 평일 저녁 6시 이후 점검을 거부하고 있는데도 코웨이는 저녁 8시 이후 점검에 돈을 더 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거리, 시내혼잡 지역 추가 수수료는 지국마다 제한된 건수가 있다. 예를 들어 코디코닥이 점검한 200건 모두 조건에 부합하더라도 200건 전부 받지는 못한다”며 “형평성 있게 지급되지도 않고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미미한 금액이라 임금 인상안이라고 볼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순옥 수석부지부장은 “회사가 수수료 인상은 내년에야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노조는 회사가 우릴 기만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대표이사를 만나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경 코디코닥지부 조합원 30여 명은 대표이사 면담을 요청하며 본사에 들어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 소식을 들은 조합원들은 본사로 모여 현재 약 70명이 본사 1층 로비에서 점거농성 중이다. 

김순옥 수석부지부장은 “우리는 점거농성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최소한 본부장 등 대표자가 나와서 노조와 대화하고 안을 더 준비해보겠다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면 나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안 나왔다. 현장에선 조합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데 어떻게 노조가 정리를 하고 나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왕일선 코디코닥지부 지부장은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회사의 제대로 된 안조차 받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임금 인상은 불가하다고 한다”며 “사측은 처음부터 우리를 기만하고 농락해온 것이다. 더 강력한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웨이 측은 “지난해 9월부터 노조와 성실히 교섭을 진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코디코닥 노조가 본사 불법 점거 농성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그럼에도 회사는 앞으로도 노조 측과 원만한 합의를 위해 신의와 원칙에 입각해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케어솔루션 방문점검원들이 조직된 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지회도 “사측과 6개월 교섭에도 수수료 제시안을 못 받았다”며 지난 29일 LG트윈타워 앞에서 임단협 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 서비스연맹 가전통신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