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케어솔루션지회, 업계 최초 단체협약 체결
LG케어솔루션지회, 업계 최초 단체협약 체결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2.09.06 14:37
  • 수정 2022.09.06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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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고용직 가정방문점검 업계 최초 6일 ‘수수료·단체협약 노사 조인식’
10여 년 만 처음 수수료 인상하고 유가 연동 유류비 지원도
ⓒ 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지회(지회장 김정원)와 하이케어솔루션이 6일 ‘2022년 수수료·단체협약 노사 조인식’을 했다. ⓒ 금속노조

특수고용직인 LG케어솔루션 방문점검노동자(매니저)들이 업계 최초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10여 년 만에 점검 수수료를 올렸고 유가 연동 유류비 지원도 약속받았다. 노동조합 출범 2년 3개월 만이다. 

금속노조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지회장 김정원)와 하이케어솔루션은 6일 ‘2022년 수수료·단체협약 노사 조인식’을 열었다. 지회 출범 2년 3개월, 단체교섭 상견례 8개월 만이다.

LG전자의 자회사 하이케어솔루션과 업무위탁계약을 맺고 일하는 LG케어솔루션 매니저는 정수기 등 가전제품 점검·영업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직이다. 금속노조는 “LG케어솔루션지회의 임금·단체협약 체결은 특수고용노동자로 채워진 방문점검노동자 업종 최초의 노사 단협체결이며, 금속노조에서도 최초의 특수고용노동자 단체협약”이라고 밝혔다. 

LG케어솔루션 노사는 지난 8월 24일 13차 본교섭에서 총 11장 46조(부칙 4개 조 포함)에 이르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후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쳤고, 조합원 95%가 잠정합의안에 찬성했다. 

10여 년 만에 수수료 인상

이번 단체교섭으로 LG케어솔루션지회는 10여 년간 제자리였던 수수료를 평균 4% 인상했다. 인상률은 제품군마다 다르지만 일부 동결을 제외하곤 최소 2.3%에서 최대 15.3%까지다. 김진희 LG케어솔루션지회 수석부지회장은 “10년 넘게 수수료를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는데 이번에 처음 수수료를 올렸다는 점에 조합원들이 감격했다”며 “교섭 결과에 100% 만족할 순 없지만 첫 스타트를 했다는 데 조합원들이 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연동 유류비 지원도 눈에 띈다. 개인사업자 신분인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은 그간 유류비를 개인 부담해왔다. 기름값이 비쌀 땐 한 달에 20만 원씩 쓰기도 했다. 앞으로는 유가 변동에 따라 계정수 대비 정해진 비용을 회사가 매니저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계정은 매니저들이 맡은 제품 개수를 말한다. 보통 매니저 한 명당 한 달에 150~200계정을 맡는다. 

예약이 취소돼 고객의 집에 헛걸음했을 때 ‘헛걸음 지원제’도 도입됐다. 김진희 수석부지회장은 “처음 헛걸음 지원금으로 건당 5,000원을 요구했는데, 회사는 건당 고정성 수당이라는 면에서 거부 반응을 많이 보였다”며 “교섭 결과 유류비처럼 계정수 대비 일정 헛걸음 지원금을 받기로 했다. 제일 적게는 5,000원부터 1만 원, 1만 5,000원 이런 식으로 계정수에 따라 지원금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 활동 보장하고
위급상황 시 작업중지도 

또한 LG케어솔루션지회는 △노동조합 전임자 2인에 대한 활동비 보장 △운영위원·대의원 회의 시 교통비 일부 지원 △조합 사무실과 비품 제공 등을 보장받게 됐다. 금속노조는 “전국 곳곳에 있는 조합원과 함께 일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펼쳐내기에 아직은 부족한 점이 있지만, 노동조합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거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고객의 성폭력·폭언·폭력 상황 발생 시 즉시 작업을 중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속노조는 “작업 중지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으며 직장내 성폭력, 일터 괴롭힘에 대해 사측의 예방 및 보호 조치 의무를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김정원 수석부지회장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그간 투쟁해온 시간이 떠올라 눈물을 흘린 간부도 있었다. 다들 노동조합 설립 후 단체협약 체결까지 5년은 걸릴 거라고 했는데 그래도 2년 반이라는 시간 안에 첫 단체협약을 맺었다”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그래도 특수고용직에 대해 많이 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유류비 인상액 등 금액 측면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다. 토요일 근무 폐지도 다음 교섭에선 관철하고 싶다”면서 “앞으로 교섭에서 하나씩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조인식을 기점으로 LG케어솔루션지회 조합원과 함께 조직 확대·강화 활동을 전면적으로 펼쳐내는 한편으로 새로운 투쟁에 나서고자 한다”며 “대여제품 방문점검원의 노동조합할 권리를 확장하는 활동, 업계 표준계약서 쟁취 투쟁, 노조법 2조 개정 투쟁 등 특수고용노동자가 노동자로서 온전한 권리를 누리기 위한 투쟁에 함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