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요구 7만 서명... 정부가 응답해야”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요구 7만 서명... 정부가 응답해야”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2.11.16 18:36
  • 수정 2022.11.16 1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월부터 진행된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요구 서명운동... 16일 기준 6만 8,244명 동참
가전통신노조 “업계 기준 되는 표준계약서 마련에 노동부 적극 나서야”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요구 7만 서명 노동부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요구 7만 서명 노동부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가전통신노조가 “생활가전 렌털업계 방문점검원들의 표준계약서 마련을 요구하는 서명에 7만여 명이 참여했다”며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와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이현철, 이하 가전통신노조)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가전통신노조는 지난 8월부터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요구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16일 기준 6만 8,244명이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되는 가전제품 방문점검원들은 근로계약서 대신 회사와 위·수탁 계약서를 작성한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단기계약에 따른 고용불안, 회사의 업무상 비용 전가 및 일방적인 건당 수수료 차감 등 문제에 시달린다”며 “생활가전 렌털업계 기준이 되는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방문점검원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현철 가전통신노조 위원장은 “가전제품 방문점검원들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도 퇴직금 지급 대상도 아니다. 국민연금·건강보험 보험료도 업무상 필요한 차량·물품도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며 “우리는 근로자성을 인정받아 특수하지 않은 노동자로 살고 싶지 않지만, 낡은 법과 제도가 이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법을 바꿀 수 없다면 먼저 가전제품 방문점검원들의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이를 업계에 강제해야 한다”며 “7만여 명의 서명은 방문점검원들의 노동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시민의 공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제 정부가 답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우리 사회는 특수고용노동자를 쉬고 싶을 때 쉬고 일하고 싶을 때 일하는 자영업자 사장님이라고 한다. 하지만 방문점검원들은 회사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건당 수수료라는 명목의 임금을 받으며 언제가 일하는 시간이고 쉬는 시간인지 구분할 수조차 없이 일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문점검 렌털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동자들이 스스로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표준계약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업계 전체에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 세상에 노동자는 있지만 특수한 노동자는 없다. 국회는 노조법 2조 개정을 통해 특수형태노동자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표준계약서 요구 서명운동에 나섰던 방문점검원들의 현장발언도 이어졌다. 왕일선 가전통신노조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지부장은 “방문점검원들은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고객과 시민을 일일이 만나면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며 “표준계약서는 방문점검원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기틀을 세워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법의 사각지대에 내몰린 이들의 노동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임창도 가전통신노조 SK매직MC지부 지부장은 “방문점검원들은 노동자로서 합당한 권리를 보장받고 사측의 부당한 계약 관행을 깨기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라며 “이곳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표준계약서가 마련될 때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가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표준계약서 도입의 필요성을 사회 곳곳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가전통신노조는 서명지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전달했다. 가전통신노조는 17일부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가 마련될 때까지 무기한 1인 시위를 전개할 계획이다. 1인 시위는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요구 서명에 7만여 명이 참여한 서명지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전달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가전제품 방문점검원 표준계약서 요구 서명에 7만여 명이 참여한 서명지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전달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