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노조 19대 집행부 출범··· “포스코 노동자 위상 회복”
포스코노조 19대 집행부 출범··· “포스코 노동자 위상 회복”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2.12.01 17:46
  • 수정 2022.12.01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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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김성호 제19대 포스코노조 위원장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포스코노조가 위원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김성호 신임 포스코노조 위원장은 “세계 1위의 철강기업에 걸맞은 포스코 노동자의 위상을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이하 포스코노조)은 1일 오후 경상북도 포항 티파니웨딩 5층 컨벤션홀에서 김경석 18대 위원장 이임식과 김성호 19대 위원장 취임식을 진행했다. 19대 위원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2년이다.

김성호 위원장은 1997년 포스코에 입사해 동국대 법학 학사와 석사 과정(노동법·회사법)을 마쳤다. 김성호 위원장은 해박한 노동법 지식을 바탕으로 2018년 8대 포스코 노경협의회의 근로자 위원으로 당선돼 포항제철소 노경협의회 대표를 역임했다. 2021년엔 9대 포스코 노경협의회 근로자 위원으로 재선했고, 지난 10월 포스코노조 19대 위원장 선거에서 5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김성호(48세) 위원장을 비롯해 19대 집행부는 △전상호(40세) 수석부위원장 △신재호(38세) 광양부위원장 △조양래(32세) 포항부위원장 △구본혁(32세) 포항사무국장 △이진윤(31세) 광양사무국장 등이다. 

1일 포스코노조가 경북 포항 티파니웨딩 5층 컨벤션홀에서 위원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 포스코노동조합

이번 19대 집행부의 선거 핵심 슬로건은 ‘포스코를 다시 위대하게’였다. 이날 취임식에서 김성호 위원장도 포스코노조가 가야 할 길을 이야기하며 가장 먼저 “세계 1위의 철강기업에 걸맞은 포스코 노동자의 위상 회복”을 언급했다.

최근 포스코 노동자들은 회사와 직원들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지난 3월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지주사) 아래 자회사가 체제로 전환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포스코노조 관계자는 “포스코는 포스코그룹의 모회사였는데, 지금은 지주사의 자회사가 됐다”며 “기존 철강기업 포스코를 보고 주식을 산 사람들의 반발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10년간 임금 인상률을 보면 서너 번 동결에 평균 2%대다. 기본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며 “10년 전만 해도 포스코는 좋은 회사였는데 젊은 직원들이 보상, 사내문화 등에 불만을 갖고 정말 이직을 많이 한다. 예전엔 회사를 다니면서 이직 준비를 했다면 이젠 퇴사부터 하고 이직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날 영상을 통해 목소리를 전한 포스코 노동자 A씨(29세·5년차)는 “친구나 동기들이 이직을 많이 하고 있어서 무척 아쉽다”며 “우리 회사가 예전만 못하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했다. B씨(43세·19년차)도 “예전엔 나를 많이 부러워했던 친구들의 회사와 포스코의 임금·복지 수준이 현재는 비슷해졌다”며 “우리 회사는 크게 나아진 게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현장 분위기 속에 당선된 김성호 위원장은 “우리의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단협안을 마련하고 임단협의 승리로 포스코인의 자부심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성호 위원장은 “포스코노조는 기업 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작게는 지역사회와 관계를, 나아가서는 철강노동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도 다할 것을 밝혔다.

한형철 포스코 노무협력실장은 축사를 통해 “올해 태풍으로 인해 포항제철소가 침수되는 등 커다란 위기에 직면했으나 전 직원이 복구 작업에 매진해 이달 중엔 대부분 공장이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본다”며 “이는 어려울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포스코 노사가 같은 마음으로 협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노사가 화합해 나간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1일 포스코노조가 경북 포항 티파니웨딩 5층 컨벤션홀에서 위원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 포스코노동조합
1일 포스코노조가 경북 포항 티파니웨딩 5층 컨벤션홀에서 위원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 포스코노동조합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격려사에서 “김성호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철강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은 포스코노조를 더 크고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한국노총은 포스트 코로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등 복합위기에 맞서 포스코노조, 금속노련과 연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포스코는 자회사, 협력사, 도급사 등과 여러 관계를 맺고 있다. 많은 도급업체 노동자들이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양극화는 결코 좁혀질 수 없을 것”이라며 “포스코노조도 회사 경영진도 이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사관계의 패러다임을 만들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김만재 위원장은 “포스코는 노사상생을 외치면서도 오늘 행사에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않았고 회사 내 공간도 마련해주지 않았다”며 “노조 위원장 이·취임식을 이렇게 회사 밖에서 하는 모습을 보니 포스코 노사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김영주 국회부의장,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여수을), 박해철 공공노련 위원장, 이상원 공공연맹 부위원장 등이 이날 축하 영상을 보냈다. 또 이철우 경상북도 도지사, 국민의힘 김병욱·김정재·박대수·김형동 의원 등이 축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