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노조 임단협 출정식··· “희생 강요에 안 물러설 것”
포스코노조 임단협 출정식··· “희생 강요에 안 물러설 것”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3.04.29 01:17
  • 수정 2023.04.29 0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8일 포스코노조 ‘2023년 임단협 출정식’ 개최
기본급 13.1% 인상 등 노조 요구안 발표
28일 포스코노조가 ‘2023년 임단협 출정식’을 포항제철소 정문 앞 도로에서 개최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28일 포스코노조가 ‘2023년 임단협 출정식’을 포항제철소 정문 앞 도로에서 개최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포스코노조가 “경영진이 배 불리는 동안 노동자만 짜내는 비상경영체제”에 맞서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선 “물러서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위원장 김성호)는 28일 오후 5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정문 앞 도로에서 ‘2023년 임단협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엔 파란색 작업복을 입고 속속 모인 포스코노조 조합원들, 한국노총 포항지역지부, 금속노련 포항지역본부, 포스코그룹사 노조 연대 등 약 1,5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퇴근길이 막혀 라디오에선 출정식 인근 도로 상황이 흘러나왔다. 한 운전자는 “평소 씽씽 달리던 도로를 못 빠져나가니, 차에서 내려 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포항을 시끌벅적하게 만든 포스코노조는 “우리 노조는 2018년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며 활동을 재개했다. 당시 조합원은 6,000명 초반이었는데 현재는 1만 조합원을 향해 가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해 12월 19대 집행부 출범 이후 변화를 갈망하는 조합원들이 대거 가입해 어느 때보다 조합원들의 관심과 기대가 큰 상황에서 대대적인 임단협 출정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포스코노조는 올해 단체교섭에서 기본급 13.1% 인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 인상률은 지난해 경제성장률(2.6%)과 물가상승률(5.1%)에 ‘3년간 임금손해분(5.4%)’을 더한 값이다. 3년간 임금손해분은 1,000인 이상 사업장 중 20곳의 평균 임금인상률에 포스코 임금인상률을 뺀 값을 2020년부터 3년간 더한 수치다. 

기본급 13.1% 인상을 비롯해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성과 인센티브(PI) 제도 신설 (목표 달성 시 200%) △중식비 인상(12만 원→20만 원) △하계휴가 및 휴가비 신설 (휴가 5일 및 휴가비 50만 원)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완전폐지 등 포스코노조 요구는 총 21가지다.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포스코가 3년 전 물량이 없다며 휴업했을 때 직원들이 집에 쉰다는 말은 못 하고 길거리를 배회하며 피시방 등에 갔다가 퇴근시간에 맞춰 집에 가곤 했다”면서 “그런데 그 당시에도 경영진 임금은 계속 상승하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또 “지난해 힌남노 태풍으로 침수된 포항제철소에서 조합원들은 피땀 흘려 복구를 마쳤는데도 12월경 경영진들은 스톡 그랜트, 무상주식 지급 결의가 한창이었다”며 “창피하다. 이번 임단협에선 1만 조합원이 뒤에 있기에 조합원들이 원하는 안을 회사가 내놓을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노조의 기본급 인상안 등이 과하다는 의견에 대해 김성호 위원장은 “1,000인 이상 사업장 20곳의 최근 3년 임단협 결과 중간값을 가져온 것이 뭐가 심하냐”면서 “포스코는 지난 10년간 사상 최대 이익을 내도 2%대로 임금을 올리면서 생색을 냈고, 동결은 두 번이었다. 인제 와서 우리 요구안이 과하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28일 포스코노조가 ‘2023년 임단협 출정식’을 포항제철소 정문 앞 도로에서 개최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28일 포스코노조가 ‘2023년 임단협 출정식’을 포항제철소 정문 앞 도로에서 개최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이어 연대사가 잇따랐다. 이충재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포스코 노동자들의 권익이 다른 사업장보다 낮다는 것은 단체교섭권을 제대로 활용할 만한 환경이 안 됐기 때문이다. 과거 포스코 사측이 노조를 얼마나 탄압했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지난달 포스코그룹 노조 연대가 출범했듯 더 크게 연대하고, 더 크게 단결해서 올해 임단협에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밝혔다.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포스코노조는 1만 조합원이 됐다. 이제 조직 확장이 담보될 것이다. 아직 조직력은 부족하지만 노조의 주인인 조합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강한 조직을 함께 만들어 가길 바란다”면서 “우리의 힘으로 투쟁하고, 쟁취하는 진짜 노조가 되길 소망한다. 금속노련도 모든 역량과 정책을 동원해서 포스코노조가 2023년 임단투에 승리할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정상준 한국노총 포항지역지부 의장은 “1만 조합원 달성을 축하한다”면서 “5년 전이 떠오른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3개월가량 저녁에 김밥 먹으면서 포스코노조 결성 과정에 함께했다. 한국노총 포항지역지부는 김성호 위원장을 중심으로 단결한 포스코노조와 계속 같이할 것을 약속한다”고 이야기했다. 

김동일 금속노련 포항지역본부 의장은 “김성호 위원장은 포스코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밝혔고, 철강노동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겠단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그래서 이렇게 금속노련도 단결해 이 자리에 함께 선 것”이라면서 “올해 포스코노조 임단투 승리를 위해 금속노련 포항지역본부도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전했다. 

포스코그룹사 노조 연대 소속인 포스코SNNC노조 이종임 위원장은 “포스코그룹 노조 연대가 지난달 31일 출범했지만,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이들이 있다. 사측이 여러 방법으로 노조를 회유하고 탈퇴를 권유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우린 모두 모여야 한다. 포스코노조가 1만 명을 달성했는데, 향후 유니온숍(입사하면 자동으로 노조에 가입)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고 본다. 포스코그룹사 노조 연대도 함께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상호 포스코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결의문 낭독을 통해 “대내·외 여건이 어렵단 핑계로 조합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사측에 우리는 단결된 힘을 보여줄 것을 결의한다”면서 “2023년 임단협을 앞두고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것을 사측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