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노조 쟁대위 출범··· “회사가 조합원 기만”
포스코노조 쟁대위 출범··· “회사가 조합원 기만”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3.09.06 18:40
  • 수정 2023.09.07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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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임시대대에서 55.9% 찬성으로 쟁의행위 발생 결의 
광양제철소 앞 1,000명 규모 쟁대위 출범식도 개최
6일 포스코노조는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2023년 쟁대위 출범식을 개최했다. (사진 : 포스코노조 유튜브 생중계 화면 캡처)
6일 포스코노조는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2023년 쟁대위 출범식을 개최했다. (사진 : 포스코노조 유튜브 생중계 화면 캡처)

포스코 창립 55년 만에 처음으로 단체교섭 결렬을 선포한 포스코노동조합이 6일 쟁의행위 발생 결의를 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위원장 김성호, 이하 포스코노조)은 이날 오후 1시부터 ‘23-2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 발생 결의 건’을 가결시켰다.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 93명 중 52명(55.9%)이 쟁의 발생 결의에 찬성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5월 31일 단체교섭 상견례 이후 20차례 만났으나, 합의안에는 근접하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20차 교섭에서 포스코노조는 “회사가 조합원들을 기만했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포스코노조는 “사측은 지난달 23일까지 제시안을 가져오겠다고 약속했으나, 가장 중요한 임금 베이스업(기본급 인상)과 자사주 지급 약속 없이 노조 (임금 관련) 요구안 23건 중 5건만 가지고 오는 행동으로 조합원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은 “회사의 제시안 중 임금 베이스업, 자사주 등 돈이 들어가는 안은 없었다. 그 자체가 조합원들에 대한 무시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포스코노조는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성과 인센티브(PI) 제도 신설 (목표 달성 시 200%) △중식비 인상(12만 원→20만 원) △하계휴가 및 휴가비 신설 (휴가 5일 및 휴가비 50만 원) 등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노조는 쟁의 발생 결의를 한 뒤, 이어 오후 5시 포스코 광양제철소 1문 앞 도로에서 2023년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엔 포스코노조 조합원 약 1,0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포스코노조는 투쟁 결의문을 통해 “사측이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보였던 불성실한 태도를 엄중히 규탄한다”며 “노조가 일방적으로 교섭 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호도하는 일련의 과정을 (사측이) 즉각 사과하고 성의 있는 임금성 제시안을 가지고 올 때까지 전 조합원이 단결된 투쟁으로 대응할 것을 강력히 결의한다”고 밝혔다. 포스코노조는 오는 7일 오후 5시 30분에 포스코 포항제철소 앞에서도 쟁대위 출범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쟁의 발생 결의에 대의원들이 비교적 높은 찬성률로 지지하지 않은 배경엔 교섭 결렬, 쟁의 발생 결의 등 일련의 과정이 포스코 노동자들에겐 처음인 만큼 현장의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은 ‘파업까진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현장 조합원들의 의견이 있다’, ‘실질적으로 임단협에서 회사와 밀당한 기간은 약 한 달밖에 안 된다. 쟁의 발생 결의는 성급하다’는 등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에 김성호 위원장은 “우리 모두 처음 가는 길이다. 현장의 분위기를 알고 있다. 쟁의 발생을 결의한다고 당장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법적인 절차가 있다”며 “파업하고 싶은 노조 위원장은 아무도 없을 거다. 회사가 그간 교섭 해태에 대해서 정중하게 사과한다면 당장이라도 다시 교섭장에 들어갈 생각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포스코 측은 “노조에 교섭 결렬을 철회하고 복귀를 요청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교섭에 성실하게 임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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