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노조 “회사안, 조합원 설득 못 해”···쟁의 수순
포스코노조 “회사안, 조합원 설득 못 해”···쟁의 수순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3.10.10 17:16
  • 수정 2023.10.10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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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중노위 노동쟁의조정 신청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묘소 참배하며
스톡그랜트 경영진에 ‘청렴결백 정신’ 등 촉구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현충원 정문에서 ‘포스코노동조합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정문에서 ‘포스코노동조합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포스코노동조합이 회사 창립 55년 만에 쟁의권 확보 수순에 들어갔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위원장 김성호, 이하 포스코노조)은 10일 오전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조정이 결렬되면 포스코노조는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포스코 노사는 ‘2023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단체교섭’을 약 4개월간 24차례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8월 23일 교섭 결렬 선포 이후, 포스코노조는 9월 19일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면담 이후 교섭을 재개했다. 교섭을 재개하면서 포스코노조는 지난 5일을 기점으로 사측의 제시안에 따라 향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측은 지난 5일 24차 단체교섭에서 △기본급 16만 2,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주식 400만 원 무상 지급 △현금 15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등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현충원 정문에서 열린 ‘포스코노동조합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정문에서 열린 ‘포스코노동조합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포스코노조는 사측의 최종안으로는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제시한 기본급 인상안은 자연승급분(호봉승급분) 7만 원을 포함한 것이기에 사실상 9만 2,000원을 인상하겠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지난해 입사자들부터 호봉제가 폐지됐다. 이는 지난해 입사자들에겐 더 가혹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호 포스코노조 광양지부 지부장은 “지난해 기본급 인상 9만 2,000원이 포함된 임금협약안에 대해 조합원 53%가 찬성했다”며 “올해는 회사가 분명히 (인건비) 파이가 커졌다고 얘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은 기본급 인상안으로 올해는 절대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포스코노조는 기본급 13.1%(약 38만 원) 인상을 초기안으로 요구했으나, 절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김성호 위원장은 “기본급 절충안은 조합원들에게도 말하지 않은 상황이라 공개할 수는 없다”며 “다만 합리적으로 눈높이를 낮췄다는 점을 밝힌다”고 했다. 

이러한 노조의 주장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에 단체교섭을 마친 H사도 호봉승급분을 포함해 기본급 11만 1,000원을 올렸다. 다른 기업도 호봉승급분을 포함해 기본급을 인상한다”며 “포스코는 타 기업에 비해 호봉승급분이 높은 수준이라 임금 동결을 하더라도 자연상승분은 매년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식 무상 지급 400만 원도 포스코노조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애초 포스코노조의 요구안은 자사주 100주 지급이다. 

포스코노조는 “경영진이 스톡그랜트로 현재 시가 135억 원(2만 7,030주)이 넘는 포스코 주식을 가져간 상황에서 조합원들도 성과를 같이 이뤄냈기에, 주식 100주 지급은 과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포스코노조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묘소에 참배하기도 했다. 김성호 위원장은 “고 박태준 초대회장은 살아생전 포스코 주식을 단 1주도 가지고 있지 않을 정도로 청렴결백을 몸소 실천했다”면서 “그러나 현재 경영진은 포항제철소가 힌남노 태풍 수해 복구로 한창일 때 무상 주식 잔치를 벌였다”고 지적했다. 

김성호 위원장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동쟁의조정 중지 결과가 나오면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갈 것”이라면서도 “교섭을 오래하고 싶어 하는, 파업을 하고 싶어 하는 노동조합 위원장은 한 명도 없다. 회사가 합리적으로 나온다면 지금도 대화 창구는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측은 “상반기 글로벌 철강 시황 악화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급감했지만 평균 5.4%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제시하는 등 회사로선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원만한 교섭 타결을 위해 지속해서 대화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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