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이전, 직원·경제·국회 패싱 논란
산업은행 이전, 직원·경제·국회 패싱 논란
  • 박완순·천재율 기자
  • 승인 2023.03.28 16:51
  • 수정 2023.03.28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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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발위가 노사협의를 거치라 했지만, 노사협의 없어”
산업은행 제역할 위해 서울에 있어야... 법 개정 없는 이전은 위법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산업은행노동자들이 노사협의 없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무효’라고 목소리를 냈다.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현준)가 28일 오전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반쪽자리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산업은행 임원진이 27일 경영협의회를 열고 이전기관 지정 의견 금융위 제출을 의결한 것에 대해 무효 입장을 밝히고, 금융위에게는 제출된 의견을 검토하지 말라고 촉구하기 위해 열었다.

산업은행지부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노사협의가 없다는 점 △국가 경제를 위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 △법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 등을 문제 삼고 이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① 직원 패싱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지난 7일 산업은행에 보낸 공문에 의하면 “산업은행 내부 노사협의를 거쳐 이전(안)을 마련하고 금융위원회에 제출하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산업은행지부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어떤 노사협의도 없이 단독으로 부산 이전을 위한 이전기관 지정 방안을 작성하고, 직원들을 패싱한 채 은행 밖에서 날치기로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노사협의, 직원들의 의견 수렴이 그간 없었다는 게 산업은행지부의 설명이다. 최근 산업은행지부는 강석훈 회장에게 ‘노사 공동 이전 타당성 검토 TF’를 만들어 타당성 검토와 대내외 공감대를 형성해 함게 의사결을 수행하자고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해당 공문에 24일 강석훈 회장은 “행정절차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타당성 검토는 적절하지 않으며, 국가 정책에 대한 타당성 검토는 정책 대상기관인 당행의 검토 사항이 아니”라고 회신했다.

또한 산업은행지부는 지난 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부산 전보발령효력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당시 산업은행 직원 및 가족들 2,704명이 연명한 탄원서도 함께 제출했다. 2,704명에 달하는 반대 의견의 존재가 노사협의가 없었음을 방증한다는 게 산업은행지부의 설명이다.

한편 산업은행은 노사협의 여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은 하고 있으나, 협의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며 앞으로도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② 경제 패싱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현준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가 직원들의 이기주의 때문이 아니라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게 되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 산업은행이 제외된 이유는 산업은행이 시장형 정책금융기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증권사, 금융기관이 집적돼 있는 서울을 벗어나면 시장에서 직접 수익을 내기 어렵고, 수익이 줄어든 만큼 정책금융을 할 여력도 없어져 국가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게 김현준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의 입장이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도 기자회견에서 “산업은행은 금융위가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카드”라며 “금융위기 때도, 코로나 때도, 레고랜드 사태 때도 금융위가 내민 카드는 산업은행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산업은행이 자본시장 네트워크가 형성된 서울을 벗어나면 수익을 내지 못하고 각종 위기에 대응할 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날로 커지는 경제위기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산업은행 이전을 강행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진교 정의당 국회의원도 국가 경제에서 산업은행의 역할을 강조하며 집적효과가 중요한 금융산업에서 주요 기관을 정책적 고민 없이 이전시키는 것은 문제라 지적했다.

③ 국회 패싱

이번 산업은행 부산 이전 절차는 법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 본점 및 지점 등의 설치에는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돼 있다.

산업은행지부 및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여러 국회의원들은 산업은행의 본점을 이전하기 위해서 먼저 법률의 개정이 필요하고, 법률 개정 절차 없이 행정 절차만으로 이전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이들은 법률 개정 사항인 만큼 법률 개정에 대한 취지와 효과가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공론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산업은행에 7일 보낸 공문에 부산 이전 관련 법률 자문을 첨부했다. 첨부 문서에는 부산 이전의 행정 절차를 먼저 진행하고 이후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 둔다는 법률을 개정해도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게 산업은행지부의 설명이다

이러한 3가지 직원·경제·국회 패싱의 논란이 있지만, 산업은행은 이전 기관 지정 의견을 금융위에 제출했다.

산업은행지부는 “금융위 담당자들이 균발위가 공지한 노사협의 절차를 무시한 산업은행 사측의 제출 자료를 국토교통부에 넘기면, 무책임과 위법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 비판했다.

현재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공지한 산업은행 이전 절차에 따르면 현재 금융위로 넘어간 이전 기관 지정 의견서를 금융위가 검토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다. 국토교통부는 기재부, 지자체, 이전 지역 등 유관기관 협의를 거쳐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한다.

이를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심의·의결하게 되면, 국토교통부장관이 이전 기관 지정 고시를 한다. 이후 산업은행은 지방이전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해당 계획을 다시 금융위 → 국토교통부 →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거쳐 검토 및 심의한다.

한편 노사협의를 거치지 않은 지적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노사협의를 거치라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명시한 것은 맞다”며 “다만 노사협의에 대해 노동조합과 기관의 의견은 각자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아직 이전 기관 지정 고시를 위한 절차이고, 구체적인 계획은 다시 수립해야 하니 그때 노사가 협의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이야기했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기자회견에서 김현준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기자회견에서 김현준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기자회견에서 김현준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기자회견에서 김현준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위법·졸속 산업은행 이전방안, 날치기 제출 원천 무효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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