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호텔 공대위, 인권위 진정... “천막 철거 시 인권침해 발생”
세종호텔 공대위, 인권위 진정... “천막 철거 시 인권침해 발생”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3.04.18 17:50
  • 수정 2023.04.18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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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과 7일 중구청, 세종호텔 앞 해고노동자 천막농성장 철거
공대위 “7일 천막 철거 중단 호소하는 여성 해고노동자에 대한 안전조치 없었어”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중구청, 안전조치 없는 행정대집행으로 세종호텔 여성 해고자 인권침해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중구청, 안전조치 없는 행정대집행으로 세종호텔 여성 해고자 인권침해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세종호텔 공대위가 세종호텔 앞에 해고노동자들이 설치한 천막을 중구청이 철거하는 과정에서 “여성 해고노동자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인권침해가 발생했다.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중구청과 남대문경찰서를 규탄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중구청, 안전조치 없는 행정대집행으로 세종호텔 여성 해고자 인권침해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4일 서울 중구청은 행정대집행에 따라 세종호텔 앞 해고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을 철거했다. 행정대집행 영장에서 예고된 날짜는 지난달 24일이었다. 그러나 당일 공대위 등 노동·시민사회단체의 반발로 무산됐고, 이후 중구청은 별도의 통보 없이 4일 천막을 철거한 것이다.

세종호텔 공대위는 해고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을 지속할 것을 밝히며 항의의 표시로 새로운 천막을 설치했다. 이에 중구청은 지난 7일 추가 행정대집행 통보 없이 천막을 철거했다. 당시 천막에는 해고노동자 정혜진 씨가 홀로 바닥에 누운 채로 철거를 막으려 했다. 뒤늦게 연락을 받고 온 공대위 활동가 한 명이 철거 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었다.

지난 7일 중구청이 천막 철거를 실시하자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정혜진 씨가 철거 중단을 호소하고 있다. ⓒ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지난 7일 중구청이 천막 철거를 실시하자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정혜진 씨가 철거 중단을 호소하고 있다. ⓒ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공대위는 “동영상 속 정혜진 씨 주위로 다수의 남성들이 가위와 커터칼을 들고 철거를 실시했다”며 “신체적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정혜진 씨가 다치는 일도 발생했다. 항의하는 노동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혜진 씨는 26년간 세종호텔 식음료사업장에서 일하다 정리해고된 노동자로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정혜진 씨는 “당시 공포감에 앉아 있다가 드러눕게 됐는데 내 몸 위로 남성들이 넘어 다니며 천막을 계속 부쉈다. 바닥에 깔려있던 플라스틱과 매트 등을 찢고 잡아빼는 과정에서 머리가 바닥에 서너 차례 부딪히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주사, 약 처방을 받았다. 복직 투쟁과 집안일을 하며 병원 치료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구청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는 “합법적이라는 것이 곧 인권을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행정대집행을 하더라도 인권을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천막 철거 과정에서 시민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경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중구청과 남대문경찰서에 대한 책임을 묻고 행정대집행 과정의 인권침해 행위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공대위는 김길성 중구청장, 김성학 중구청 건설관리과장, 임동균 남대문경찰서장이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사과와 직원들에게 인권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등의 취지를 담은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기자회견이 끝나고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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