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에는 저항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 한국노총 결의대회
“억압에는 저항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 한국노총 결의대회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3.06.27 15:47
  • 수정 2023.06.27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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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 2,000원, 이정식 노동부 장관 사퇴 요구
김동명 위원장 “윤석열 정권, 자본의 이익 위해 노동운동 고립시켜”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조간부 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조간부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한국노총이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을 결의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조합과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으려는 정부를 상대로 전 조직이 맞서야할 때라고 말했다. 

2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 모인 한국노총과 연맹·지역본부 대표자 등 간부 약 1만 명(한국노총 추산)은 “전 조직적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을 결의한다”며 ▲2024년 최저임금 1만 2,000원 ▲노동 탄압하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사퇴 ▲유혈 진압의 책임자 윤희근 경찰청장 파면 등을 주장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윤석열 정권의 선전포고에 맞서 한국노총의 전면전을 선언한다”며 “최선봉에서 굴하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김동명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이 지난 1년간 그 무엇 하나 한국 사회의 미래지향적인 사회적 합의를 위해 시도한 적이 있었느냐”며 “오로지 지난 대선 때 자기를 지지하지 않은 노동조합을 적대시하며 때려잡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회계장부 제출 강요, 단체협약·타임오프 조사, 그리고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구속하고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에서 해촉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선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친자본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준영 사무처장은 전남 광양에서 포스코 하청업체인 포운 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고공 농성을 하던 중 경찰에 폭력적으로 진압당한 뒤 지난 2일 구속된 바 있다.

김동명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은 광양의 유혈 진압 사태를 통해, 노동조합과는 어떠한 대화도 타협도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며 “노동조합의 손발을 묶어놓고, 노동운동을 고립시킨 상황에서 최저임금이든 뭐든, 오로지 자본의 이익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정권의 노골적인 욕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 속에서 우리가 버티고 이겨낼 수 있는 길은 내부적 단결과 강력한 저항뿐”이라며 “개별 사업장에서 고립돼 각개격파 당하지 말고,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강철 같이 단결해 나가자”고 말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조간부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조간부 결의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원청을 상대로 한 하청업체 노동조합의 노동권 보장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옥경 광양지역기계금속운수산업노조 위원장은 “김준영 사무처장은 하청노동자의 노동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실태를 알리고자 철탑에 올랐다”며 “하청노동자가 정당하게 노동권을 사용하도록, 파업 시 대체근로를 못하도록 하는 법적 보장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제2의 포운 사태, 유혈 진압에 당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공무원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이지영 고양특례시공무원노조 복지부장은 “한 때 선호 받던 공무원은 이제 사회적 멸시와 조롱을 받는다”며 “정부는 공무원이 인간답게 살도록 청년공무원의 실질임금을 인상하고,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보호해서 우리가 공직을 떠나지 않게 해 달라”고 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야3당 의원들은 한국노총의 정권 심판 투쟁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 그리고 김준영 사무처장 유혈 진압 등으로 보여준 윤석열 정권의 노동계 탄압에 대해 입법부에서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귀제 정의당 노동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노동 개혁이 아니라 폭력적인 노조 죽이기를 하고 있다. 정의당은 한국노총 조합원과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도 “최저임금 인상, 노동 탄압 저지 싸움은 모두 뭉쳐야 이길 수 있다. 진보당은 자신의 권리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조간부 결의대회’에 참가자들이 ‘윤석열 심판’이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조간부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