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경사노위 전면 불참··· “정권 심판까지 투쟁”
한국노총,경사노위 전면 불참··· “정권 심판까지 투쟁”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3.06.07 19:10
  • 수정 2023.06.07 1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긴급 중집에서 결정··· 탈퇴 여부는 위원장 위임
긴급 결의대회 “정권, 노동의 힘으로 심판받을 때까지 투쟁”
포스코 사내하청 노사 협상은, 막바지 돌입
7일 오후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열린 ‘노동운동 탄압 분쇄, 경찰 폭력만행 규탄 한국노총 긴급 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후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열린 ‘노동운동 탄압 분쇄, 경찰 폭력만행 규탄 한국노총 긴급 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한국노총이 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회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7일 오후 12시 30분 광양지역지부 회의실에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경사노위 탈퇴 여부에 대한 결정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국노총은 7년 5개월 만에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를 중단하게 됐다. 

이날 한국노총 중집 참석 위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중집 위원 대다수는 경사노위 탈퇴를 주장했다. 일부는 그래도 정부와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경사노위 탈퇴 의견이 마지막까지 힘을 받았다. 김동명 위원장은 ‘경사노위 대화는 전면 중단하겠다. 다만 탈퇴 시기·방법에 대한 결정은 위원장에게 위임하면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결단하겠다’는 일종의 중재안을 내놨다. 이 중재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번 한국노총의 결정은 지난달 30~31일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과 김준영 사무처장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에서 비롯됐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노동자들의 400일 넘긴 천막농성 투쟁을 지원하던 김만재 위원장은 경찰의 무릎에 목덜미가 바닥에 눌려 뒷수갑을 찬 채 연행됐다. 김준영 사무처장은 경찰봉에 맞아 머리에 피를 흘리며 고공농성장에서 끌어내려졌다. 김만재 위원장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지난 1일 기각됐으나, 김준영 사무처장은 지난 2일 구속됐다.

한국노총은 중집 이후 투쟁 결의대회를 이어갔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노동자들의 현장 농성장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곳은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과 김준영 사무처장이 피투성이가 돼 유혈진압된 바로 그곳”이라며 “이곳은 한국노총 150만 조합원, 2,500만 노동자들이 짓밟힌 폭거 현장”이라고 분노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노동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 정치적인 계산과 술수, 그런 윤석열 정권의 성격과 정체성이 이러한 사태를 만든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선을 넘었다. 한국노총은 한 발짝도 물러설 곳이 없다.  윤석열 정권이 노동의 힘으로 심판받을 때까지 끈질기게 투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한국노총 출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사퇴와 윤희근 경찰청장 파면도 투쟁 목표로 언급했다. 

아울러 한국노총은 이번 사태가 촉발된 포스코 사내하청 ㈜포운 노동자들의 투쟁 지원을 약속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포운 동지들의 투쟁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면서 “인수합병시 고용승계를 강제하는 고용승계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 또 원청의 사용자성을 명확히 하는 노란봉투법 등이 제도화되지 않는다면 하청노동자들의 하루살이 노동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운 노사는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는 임금인상률, 연차제도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혔으며 남은 쟁점은 임금(호봉제)과 연결되는 승급체계 문제다. (▶관련기사 : 포스코 하청 천막농성, 왜 400일 넘겼나?)

경사노위는 입장문을 통해 “한국노총의 결정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더 나은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를 구축해 미래세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사회적 대화”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한국노총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한국노총이 경사노위에 조속히 복귀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오는 8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중집에서 결정된 사항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