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정권 심판 투쟁’ 예고··· ‘첫 노사정 대화’도 무산
한국노총 ‘정권 심판 투쟁’ 예고··· ‘첫 노사정 대화’도 무산
  • 정다솜 기자,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5.31 18:33
  • 수정 2023.05.3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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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민주당, 공권력 남용 규탄 기자회견 개최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 시작할 것”
1일 예정된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 무산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당이 ‘포스코 하청노조 고공 농성 과정에서 발생한 윤석열 정권 공권력 남용 및 폭력 진압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한국노총이 포스코 하청업체 노동조합의 농성 과정에서 발생한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에 반발하며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오는 1일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예정된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도 무산됐다.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은 31일 오후 1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포스코 하청노조 고공 농성 과정에서 발생한 윤석열 정권 공권력 남용 및 폭력 진압 규탄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앞서 포스코 하청업체(포운) 노동자들의 천막농성이 400일을 넘긴 가운데,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하청노동자들의 노동3권 보장 등을 촉구하며 지난 29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경찰은 31일 오전 5시 30분경부터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 7m 높이 고공농성장에 올라 김준영 사무처장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준영 사무처장이 저항하자, 경찰은 곤봉(경찰봉)을 내리치며 제압했다. 머리에 피를 흘리며 다친 김준영 사무처장은 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순천경찰서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아울러 지난 30일에는 이 고공농성장 아래서 경찰에 항의하던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이 연행됐다. 한국노총 최대 산별노조(약 17만 명)의 두 대표자 자리가 이틀 새 공권력에 의해 유고 상태가 된 것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6월 1일 노사정(경사노위·한국노총·경총·고용노동부) 대표자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어제와 오늘 연이어 자행된 윤석열 정권의 폭력 연행과 진압을 보며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이 노동계와 대화할 생각도 의지도 없음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실패는 결국 노동자와 국민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사회적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하지만 앞에서는 대화의 손길을 내밀고 뒤에서는 농성장의 벼랑 끝에서 노동자를 폭력 진압하는 정권에 대해 이젠 무엇도 기대할 수 없다. 이 시간 이후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31일 국회 소통관 앞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당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이 기자들에게 경찰의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 김준영 사무처장에 대한 폭력적 연행 상황을 설명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 단장 서영교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침 아래 경찰이 폭력적으로 피를 부르는 곤봉질을 해댔다. 우리 모두 저항하고 투쟁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투쟁 전선에 들어감을 알린다”고 말했다. 

박홍배 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한국노총 금융노조 위원장)은 “경찰청은 보도자료에서 검거 직전 망루 내 소지하고 있던 정글도(칼날 29cm)를 휘둘러 (김준영 사무처장이 경찰을) 위협했다며 악의적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부각시키고 폭력 진압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현장에 정글도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현수막을 떼는 용도였다. 정글도로 사람을 공격하지 않았다. 쇠파이프도 망루에서 떼어내 방어용으로 경찰 방패 등에 휘두른 것이 다다. 대통령의 사과와 경찰청장의 즉각적인 해임을 촉구한다”고 했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은 “경찰은 고공농성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며 끌어내렸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과 노동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며 “정부의 공권력 남용을 좌시해선 안 된다. 이 문제를 끝까지 제기하고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도 “국회 환노위에서 이 문제를 쉽게 넘어갈 생각이 없다”며 “이번 사건의 책임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게도 있다. 전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장이 포스코 하청업체(포운)의 노무 대리를 하며 노사 분쟁을 장기화했다. 또 노조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진행된 여수지청의 노동행정에 대해 적극적인 중재를 노조가 요청했지만, 이정식 장관과 한솥밥을 먹었던 노동자들은 결국 곤봉에 내몰렸다. 환노위 소속 의원으로서 이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형석 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의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오후 3시에 윤희근 경찰청장을 국회 행안위, 과방위 위원들이 만난다. 인권을 무시한 경찰의 폭력 진압에 대해 단호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금속노련은 산하 조직에 투쟁 지침을 내려 ‘산하 모든 조직은 이후 발생될 수 있는 투쟁에 대비해 전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는 준비태세에 돌입한다’고 했다. 금속노련은 오는 1일 오후 1시 전라남도 순천경찰서 앞에서 김만재 위원장과 김준영 사무처장 석방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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