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분회, 조합원 95.9% 찬성으로 파업 가결
서울대병원분회, 조합원 95.9% 찬성으로 파업 가결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3.09.27 12:34
  • 수정 2023.09.2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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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충원·임금 인상·노동조건 향상 요구했지만 합의 못 해
10월 12일 의료연대본부 공동파업 시기 파업 전망
지난해 11월 10일 열린 의료연대본부 총파업대회 현장 ⓒ 참여와혁신 사진DB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의했다. 노사는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 노동조건 향상 등을 놓고 28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분회장 윤태석)가 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조합원 95.9%(3,182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27일 밝혔다. 투표율은 89.4%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지난 7월 11일부터 교섭을 시작해 28차례의 교섭을 이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의료공공성 강화(의사 성과급제 폐지, 공공의료 수당 신설, 어린이병원 병상 수 축소 금지 및 무상의료 시행, 환자 정보 보호, 영리 자회사 축소, 기후위기 대응책 마련 등) △필수인력 충원(서울대병원 61명, 보라매병원 53명 등 총 114명 충원) △실질임금 인상 및 노동조건 향상(유급 휴일, 야간근무자 노동시간 단축, 직원식당 직접 운영, 장애인 일자리 개선 등) 등 노동조합의 요구에 사측이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사측은 노동조합의 요구에 기재부 인력 통제, 공공기관 경영평가 총인건비 통제를 이유로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정신청 전에도 병원 수용안 제시를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며 “심지어 올해 새로 부임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전체 노동자의 처우개선이 아닌 오로지 의사직의 임금 인상, 인력만 충원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정 직종이 아닌 병원 구성원 모두의 근로조건 향상과 처우개선, 권역을 대표하는 필수·공공의료기관 역할 강화가 서울대병원장에게 부여된 가장 무거운 책무임에도, 정작 관심은 의사직의 몸값 올리기에만 있었던 것”이라며 “노동조합의 요구에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서울대병원분회는 압도적인 파업 찬성률을 바탕으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대병원분회의 파업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분회는 10월 11일경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12일엔 의료연대본부가 공동파업을 앞두고 있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이 제대로 된 공공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인력충원과 노동조건 향상, 환자안전 대책이 즉각 필요하며 의료공공성을 저해하는 경영평가와 가짜 혁신 가이드라인이 폐기돼야 한다”며 “그것이 진짜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병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