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콜센터노동자들, 전원 소속기관 전환 요구 단식 11일째
건강보험 콜센터노동자들, 전원 소속기관 전환 요구 단식 11일째
  • 김광수 기자
  • 승인 2023.11.11 23:00
  • 수정 2023.11.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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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정규직 전환 가시화 이후 입사자는 공개경쟁 채용해야”
지부 “숙련 인정해 전원 소속기관 전환” 요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지난 1일 오후 2시 강원도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앞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콜센터노동자의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환을 요구하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노동자들이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11일이 됐다. 이들은 2021년 결정된 ‘국민건강보험 콜센터노동자 소속기관 전환’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놓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갈등을 겪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지부장 이은영, 이하 지부)는 지난 1일부터 강원도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앞에서 천막농성과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총 13명이 단식농성을 시작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10명의 노동자가 단식을 중단해 현재 이은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 포함 3명의 노동자가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공단 콜센터는 그간 민간업체가 공단과 2년 단위로 도급계약을 맺고, 콜센터노동자들은 해당 민간업체의 정규직으로 일하는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던 중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방침에 따라 공단 콜센터의 운영 방식을 논의해 오던 ‘민간위탁 사무논의협의회’(이하 협의회)에서 공단 콜센터를 민간위탁 방식에서 소속기관 직접운영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2021년 10월 21일 결정했고, 공단은 협의회의 결정을 따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공단 콜센터노동자들은 민간위탁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지부는 “공단은 ‘소속기관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와야 논의할 수 있다’, ‘이사장이 공석이다’, ‘담당자가 바뀌었다’ 등의 핑계를 대며 논의를 미뤄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던 중 공단은 지난 10월 26일 지부에 2019년 2월 28일 이후 입사자들은 공개경쟁 방식으로 채용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정부에서 ‘민간위탁 정책추진방향’을 발표하며 민간위탁 노동자의 정규직 채용을 가시화했던 2019년 2월 28일 이후 입사자 700명에겐 공개경쟁 방식으로 채용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이유에서다. 공개경쟁 방식으로 채용되는 노동자는 신규 입사지원자와 경쟁하며 서류전형, 필기전형, 면접전형 등을 거쳐야 한다.

지부는 “몇 년간 공단에서 무리 없이 일해온 노동자들에게 공단 정규직들이 치르는 필기시험으로 직업기초능력평가(NSC) 등을 치르라는 것은 지나치게 부당하다. 노동자의 숙련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소속기관 전환의 애초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700여 명의 노동자를 해고하겠다는 이야기로도 들린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1,600여 명의 콜센터노동자 전원을 조건 없이 소속기관 노동자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공단은 공개경쟁 채용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도 적시된 정규직 전환 채용 방식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공단은 지부가 공단 앞을 점거하고 있다는 이유로 업무방해 등으로 지부를 고소한 상태다. 지부는 “현재 공단은 지부가 공단 앞을 불법 점거하고 있다며 불법적인 점거가 끝나야 다시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지부는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지부에 대한 도발을 중단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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