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노사 소통으로 쌓은 신뢰, ㈜코미코·나은요양병원·롯데면세점제주㈜
꾸준한 노사 소통으로 쌓은 신뢰, ㈜코미코·나은요양병원·롯데면세점제주㈜
  • 참여와혁신
  • 승인 2023.12.26 12:06
  • 수정 2023.12.2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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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2023년 노사문화대상 고용노동부장관 수상기업① ㈜코미코·나은요양병원·롯데면세점제주㈜
㈜코미코 미국 법인 준공식 현장 ⓒ 코미코

노사 “함께 가는” ㈜코미코,
노력엔 보상을, 보상은 대화로

반도체 부품 세정과 코팅에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신규 법인으로 설립된 코미코는 기존 존속법인인 미코가 1996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단 점을 고려하면 실제론 28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 할 수 있다. 물적 분할 후 10년, 코미코 노사관계는 갈등관계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경영진은 “함께 가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회사의 상황을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려 노력했고, 직원은 경영진과 조직을 믿고 노력했다.

노력의 결과에 대해 회사는 주식 Sharing 프로그램 등 직원을 책임지고 보상할 수 있는 제도를 공고히 했다. 직원들은 코미코가 자체적으로 고안해낸 다양한 복지 제도를 경험하며 ‘평생 다닐 내 회사’란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됐다. 코미코도 2017년부터 ‘평생직장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직원이 건강 등 여건만 가능하다면 정년을 없애고 평생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그중 주식 Sharing 프로그램은 원하는 직원에 한해서 근속 기간에 따라 매월 기본급의 2~5%까지 우리사주를 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회사에선 직원들이 구매한 주식수와 동일한 주식 및 추가 5만 원을 더해 우리사주 구매를 지원한다. 직원이 주주가 돼 장기근속하고, 그렇게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은퇴할 나이가 됐을 때 은퇴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경영진의 마음이다.

인재개발을 강조하는 경영진의 인사 철학에 따라 코미코 재원의 많은 부분은 교육에 투자된다. 코미코는 직원 역량 개발과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전 직원 학점이수제를 도입했다. 매 4년마다 사무직은 100시간, 생산직은 70시간을 의무적으로 교육을 들어야 한다. 회사는 매년 교육 계획을 수립하고 직원들에 공유하고, 특별 과정을 꾸리기도 한다.

관련해 최성보 코미코 경영지원본부장은 “코미코는 미코그룹 전선규 회장님의 창업부터 이어져온 인사 철학에 따라 인재육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직원의 성장을 위해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사내에서 수월하게 학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은요양병원 단체사진 ⓒ 나은요양병원

환자와 직원의 ‘더 나은’ 삶
지키고자 분투한 나은요양병원 이야기

나은요양병원의 ‘나은’은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뜻과 다른 곳보다 더 나은 병원이 되어야겠다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다. ‘더 나은 병원’엔 노사관계도 포함된다. 개원 이후 병원 운영 안정에 집중하던 나은요양병원 경영진은 직원들의 불만과 인력 이탈이 계속되자 노사관계 진전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노사협의회 설립, 고충처리 절차 수립, 직원 만족도조사 규정 재정과 이행 등을 통해 노사관계를 재정의하고 서로 마주하며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늘렸다.

나은요양병원 노사의 활동이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가장 큰 위기는 2020년부터 창궐한 코로나19였다. 팬데믹은 병원업계에 큰 타격을 안겼고, 나은요양병원의 직원들과 경영진도 불안감에 시달리며 가꿔왔던 노사관계는 위기 상황을 맞았다.

그간 노사관계 발전을 위해 쌓아온 노사의 노력과 공감대를 믿어야 할 때였다. 나은요양병원 노사는 불안감을 뒤로하고 환자와 조직의 안정을 위해 고충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잔 의견을 모았고, 2021년과 2022년엔 노사파트너십 지원을 받으며 서로에게 용기를 주며 소통을 이어갔다.

한 차례의 위기를 넘긴 나은요양병원 노사는 다시 임금체계, 업무 및 교육체계 등 병원운영의 핵심적 분야에 대한 혁신을 목표로 새로운 소통을 시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노사는 양질의 일터를 위한 체계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간호과엔 수간호사 외에도 책임간호사란 직책을 새로 만들고, 행정사무직도 과장과 팀장을 분리해 부부서장급 직급을 설정하고 임명해 부서장의 관리업무를 분리했다. 부서장의 업무 부담을 덜고 직원들에 승진할 수 있는 직급을 하나 더 만드는 결과였다.

관련해 안소희 나은요양병원 원장은 “어려울 때 서로 양보하고, 좋은 결과가 있을 때 근로자의 노력을 인정하려는 문화를 조성해간다면, 기업의 생명력을 강화하고 고용의 안정성도 확보하면서 동시에 조직의 발전을 위한 동력을 조성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면세점제주㈜ 패밀리 데이 현장 ⓒ 롯데면세점제주㈜

신뢰와 협력의 노사문화
롯데면세점제주㈜ 성장의 원동력

한중 외교 갈등, 감염병 유행 등 외부환경 변화는 관광객 유입을 감소시켰고 면세업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롯데면세점제주㈜의 매출액이 20%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추락이었다. 노사는 위기 상황에서 더욱 손을 맞잡았다. 영업 부진에 따른 인원 감축보다 노사가 함께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길을 택했다. 유급휴업, 노동시간 단축 등을 시행했다. 노사 상생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과정이 쌓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성철 롯데면세점 제주점 점장은 “코로나19 유행 기간을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위기를 딛고 반등을 향한 노사협의회의 단합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은아 롯데면세점제주㈜ 노사협의회 근로자대표도 그 시간 동안 “노사는 재도약을 목표로 함께 달려왔다”며 내년은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롯데면세점제주㈜가 각종 리스크에 부딪혀도 잘 극복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노사 간 지속적인 소통이 있었다. 분기별 노사협의회 운영을 통해 근무조건 및 환경에 대한 개선 논의를 꾸준히 하고 있다. 직원들의 고충을 즉시 처리하기 위한 제도도 다양하다. 롯데면세점제주㈜ 대표에 직원들이 직접 현장 건의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소통 창구 ‘CEO direct’, 감정노동 관련 상담프로그램 ‘심플(心+)’ 등이 운영 중이다.

상호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2020년 11월 임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호칭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올해부터 ‘님’이라는 단일 호칭을 쓰기로 결정했다. 이성철 점장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통해 개개인의 기본권을 존중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님’ 호칭 제도가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과 삶의 조화’를 추구하는 복지제도에 대한 임직원의 만족도도 높다. 대표적으로 롯데면세점제주㈜ 출산·육아휴직 제도들을 활용하면 최대 49개월간 휴직 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법정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김은아 로자대표는 “이러한 제도가 저출산과 고령화 시대를 맞고 있는 근래에 더욱 빛나는 가치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노사발전재단의 취재 지원을 받아 공동기획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