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좋은 일자리 창출’ 사회적 투쟁 예고
금속노조, ‘좋은 일자리 창출’ 사회적 투쟁 예고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4.02.29 14:07
  • 수정 2024.03.0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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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차 정기대대에서 ‘제조업 미래 위한 고용 의제 투쟁’ 의결
“윤석열 정권의 노동 유연화 막는 사회적 투쟁 만들 것”
금속노조가 28일 충북 단양 금속노조 교육연수원에서 ‘58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금속노조가 28일 충북 단양 금속노조 교육연수원에서 ‘58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금속노조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지키는 투쟁’으로 노조 밖 노동자들도 공감하는 운동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장창열, 금속노조)은 지난 28일 충북 단양 금속노조 교육연수원에서 ‘58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어 올해 사업과 투쟁 계획을 심의·의결했다. 

금속노조의 올해 4대 핵심 투쟁은 ▲불평등 해소와 제조업 미래를 위한 고용 의제 투쟁 ▲윤석열 정권을 넘어서는 대중 투쟁 ▲파업의 자유·노조할 권리 보장하는 노동법 쟁취 투쟁 ▲기후위기 시대 산업생태계의 정의로운 전환 투쟁이다.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은 “금속노조를 둘러싼 가장 심각한 조건은 윤석열 정권의 노조 무력화 공세다. 올해는 그 방향이 금속노조를 향하고 있다는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며 “회계공시도, 전임자 문제에 대한 공격도, 모두 민주노조의 명줄을 끊으려는 도발이라는 경각심을 가지고 노조의 정신과 역사를 지킨다는 각오로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지난 1월 18일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에 대해 임금을 주는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와 관련해 “올해는 민간 사업장 중심으로 (타임오프 제도) 위반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요 업종과 1,000명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2022년 화물연대본부, 2023년 건설노조에 이어 올해는 “정부가 타임오프를 무기로 금속노조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 금속노조
금속노조가 28일 충북 단양 금속노조 교육연수원에서 ‘58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좋은 일자리 창출하는
사회적 투쟁 전개 예고

금속노조는 정부의 ‘노조 무력화 시도’에 맞서 모든 노동자를 위한 투쟁에 나선다. 산업전환의 중심에 있는 제조 노동자들이 조직된 금속노조는 우선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지키는 고용 의제 투쟁’에 앞장설 계획이다.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은 “우리가 노조만 지키겠다고 나서면 노조 바깥의 노동자들이 동의하고 공감할 리 없다”며 “그래서 올해 우리는 고용의 양과 질을 높이는 투쟁, 고용의 문제를 틀어쥐고 사회적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장석원 금속노조 기획실장은 “고용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요구안을 중심으로 다양한 고용의제(녹색고용·전환고용·평등고용·청년고용·안전고용)를 연결해 고용의 양과 질을 모두 확보하는 종합적인 투쟁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는 산별 중앙 교섭, 지부 집단 교섭, 사업장 교섭 등 모든 교섭 단위 요구에 포함해야 하는 통일요구안에 ‘좋은 일자리 창출’을 사측에 요구하는 아래 내용을 준비했다. 

[통일요구안 제42조 신규채용] 

① 회사와 조합은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노동조합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신규채용 확대에 적극 협력한다. 
② 회사는 퇴직으로 인해 자연감소된 인원은 신규 채용한다. 이때 여성 퇴직으로 감소한 인원은 여성으로 충원한다. [여성 일자리 채용] 
③ 노사는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배출 저감과 사업장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직무를 합동으로 조사하고, 회사는 조사 결과에 따라 신설한 직무를 수행할 노동자를 신규 채용한다. 기존 노동자가 탄소배출 저감 등 직무로 전환하는 경우 빈자리를 충원한다. [녹색 일자리 창출] 
④ 회사는 기간제 노동자, 단시간 노동자가 있는 부서에서 신규채용을 하게 되는 경우 기간제 노동자, 단시간 노동자 중 결격사유가 없는 자에 대하여 사내 채용절차에 따라 우선 채용한다. [기간제 우선 채용] 
⑤ 회사는 연간 신규채용 시 제2항부터 제4항에 의한 채용인원과 회사의 노동자 분포를 감안하여 만 29세 이하의 청년을 50% 이상 채용하도록 한다. 단, 특수직종의 경우 노사협의로 한다. [청년 채용] 

김상민 금속노조 정책실장은 “①항을 통해 단순한 고용 확대가 아닌 좋은 일자리를 늘리려는 취지를 분명히 했다. 자연 감소 인원을 신규 채용하는 원칙을 내세우면서 채용 시 성평등을 실현(②항)하고자 했다”고 했다. 이어 “③항에선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 저감이 좋은 일자리 창출과 연동되도록 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사측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속노조는 산별 중앙 교섭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 공동 선언’을 요구할 예정이다. 노사 공동 선언에는 고용의 안정을 넘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노사의 책무를 확인하는 가운데, 노사가 공동으로 산업·노동시장·노사관계 정책을 정부에 요구하자는 내용도 담긴다.

금속노조가 28일 충북 단양 금속노조 교육연수원에서 ‘58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금속노조가 28일 충북 단양 금속노조 교육연수원에서 ‘58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 엄상진 금속노조 사무처장 ⓒ 금속노조

완성차·부품사 공동으로
정의로운 전환 요구

공급망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 실현을 위해 완성차·부품사 공동요구안도 마련했다. 

[완성차·부품사 공동요구안]
공급망의 기후정의, 정의로운 전환 실현

① 회사는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을 파악·관리·저감할 수 있는 체계를 (~시점)까지 구축해 연 1회 배출 실태와 저감 목표 및 계획을 조합에 공유한다.
② 노사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 계획의 집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함께 점검해 보완한다. 단, 조합원의 노동조건에 영향이 있는 계획은 조합과 합의 후 시행한다.
③ 회사는 기후위기 대응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공급망 내 노동자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조합이 이에 대한 정책협의를 요청할 시 응해야 한다.
④ 회사는 공급망 내 협력사가 온실가스 배출 실태를 파악·관리·저감할 수 있도록 유도·지원하되, 본 협약이 정한 내용이 담긴 노사협약 체결 협력사를 우대한다.
⑤ 노사는 공급망의 기후정의, 정의로운 전환 실현을 위한 지원 대책을 정부와 지자체에 공동으로 요구한다.

장석원 기획실장은 “이 요구안을 완성차·부품사를 중심으로 제기하고 쟁취해 원·하청 관계에서 에너지 전환과 투자 문제에 대한 원청의 책임과 의무를 분명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섭 투쟁과 병행해 제조업에 대한 투자 지원 확대를 담은 대정부 요구와 제조업의 미래를 위한 고용 확대 정책을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조합원 교육과 이해를 확대하고 관련한 사회 투쟁에 노조의 각급 단위가 적극 결합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속노조가 28일 충북 단양 금속노조 교육연수원에서 ‘58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금속노조가 28일 충북 단양 금속노조 교육연수원에서 ‘58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타임오프제 폐지 
노사 공동으로 대응

금속노조는 대중 투쟁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회계공시를 비롯해 법적 근거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일체의 노조 무력화 공세를 거부하고 민주노총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임오프제도 관련해서는 통일 요구안에 노사가 함께 제도 개선을 공동으로 정부에 요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근로시간면제제도 개선 노사 공동 대정부 요구]

노사는 근로시간면제제도의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며 정부에 국제노동 기준이 요청하는 노사 자율의 원칙에 입각한 근로시간면제제도의 개선을 공동으로 요구한다. 

장석원 기획실장은 “타임오프제 폐지를 선언하는 임단협 제도 개선 노사 공동요구를 전 조직이 일제히 제기해 우리가 오히려 정권에 싸움을 걸 것”이라고 했다.

금속노조는 내부적으론 △금속노조 체계 혁신(전 조직 토론을 통한 제도의 정비) △모든 지부·지회가 만드는 조직 확대 △산별의식의 주춧돌, 교육연수원 뿌리내리기 사업 등을 통해 “금속노조의 미래를 다지고 다음을 만드는 사업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속노조는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3월 20일 투쟁 선포식을 열어 대정부 업종별 요구안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