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노동운동을 보는 스무 살의 눈
노동과 노동운동을 보는 스무 살의 눈
  • 정유경 기자
  • 승인 2007.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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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87년, 그로부터 20년 ⑥ 87년생에게 87년을 묻다
치열한 취업 경쟁 속 주위 둘러볼 여유 없어

민주화를 외치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를 것 같던 1987년 초여름. 그 피 끓는 외침을 들으면서 태어난 87년생들이 어느덧 성년이 됐다. 그때와 지금의 대학 생활이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상상하지 못할 만큼 변해버린 20년 세월이다.


민주화에 대한 열정은 취업을 향한 열정으로, 함께하면 해낼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익숙해져버린 것이 요즘 대학생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행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열정과 목표를 향한 갈망은 그대로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그들의 젊음처럼 싱그러운 캠퍼스에서 스무살 젊은이들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솔직담백한 그들의 모습은 어쩌면 2007년 대한민국 청년들의 자화상일 것이다.

- 김현지(연세대 생명공학과 3)  - 송기석(연세대 도시공학과 2)   - 유태환(연세대 건축공학과 2)
- 임초아(연세대 생명공학과 3)  - 정   성(연세대 기계공학과 2)

 

ⓒ 김창기 기자 ckkim@laborplus.co.kr

 

진로에 대한 관심이 제일 커

- 여러분들의 관심사가 대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관심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요.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김현지 저는 시험이요. 생명공학과는 아무래도 졸업 후 취업보다는 연구직이나 대학원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전공 시험에 관심이 많이 가죠.

 

임초아 저도 별로 다르지 않아요. 아무래도 진로에 관심이 많아요.

 

유태환 저도요. 저도 진로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지금 당장은 곧 있을 축제, 장기적인 관심은 통일이요. 농담이 아니라 통일이 되면 제가 전공하는 건축공학 분야에 일자리가 많이 생기니까 지속적으로 통일에 관심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정 성 저는 농구요. 취미가 농구거든요. 농구동아리 활동도 하고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하면 농구를 잘 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합니다.

 

송기석 제 관심사라면 전공이 도시공학이다 보니 설계 과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평소에도 ‘어떻게 더 예쁘게 꾸밀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지금당장은 제가 활동하는 영상 제작 동아리에서 축제 때 작품을 내거든요. 그때 어떤 작품을 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 중이죠.

 

- 이제 대학이라는 새로운 사회에서 생활한지 1~2년이 지났는데 학창시절 내가 꿈꿨던 대학생활과 실제 대학 생활이 다른 부분이 있나요?

 

임초아 (연세대 생명공학과 3)
"대학에 들어와서 적극적 인간관계가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는데 지금은 저를 바꾸니까 극복이 됐어요."
송기석 <논스톱> 같이 대학생활을 다룬 TV시트콤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대학이란 곳은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열정적인 곳이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와서 보니까 대학의 인간관계는 수박겉핥기 식인 것 같아요. 뭔가 겉도는 느낌을 느꼈죠. 같이 다니고 진짜 친한 사람은 얼마 안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과대표인데도 그래요.

 

유태환 맞아요. 대학에서의 인간관계는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필요할 때만 찾고 필요 없으면 연락도 안하고요. 저 같은 경우는 1학년 때부터 반 회장도 하고 동아리 활동도 해서 즐겁게 보내긴 했지만 그렇지 않고 참여를 하지 않았으면 아마 달라졌겠죠. 동아리나 축제 같은 학교생활은 만족을 하는데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불만족이에요.

 

정 성 제가 생각했던 대학은 행동이 자유롭고 자기가 듣고 싶은 과목을 골라서 들을 수 있는 곳이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다르죠.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을 수강하지 않으면 졸업을 할 수 없으니까요. 말만 자유죠. 또, 얼마 전에 LT(Leadership Training)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한 교수님이 “원래 대학이라는 곳은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오는 건데 요즘 대학은 점점 기업에 맞춰가고 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대기업에 취업시키기 위해 대기업이 원하는 스타일의 인재를 키우는 곳이 대학이라는 말이죠. 예를 들면 에이빅(ABEEK:공학교육인증)이라는 것을 해요. 한 대기업의 입사시험에서 에이빅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을 우선 선발하거든요. 그런데 저희 학번부터 에이빅이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됐어요. 대학이 기업에 맞춰간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공감해요.

 

임초아 학창시절까지는 같은 반에서 같이 수업을 들으니까 인간관계에 있어 수동적이었어도 친하게 지내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대학은 다르잖아요. 적극적이 돼야 하는데 그런 게 익숙하지 않으니까 힘들었던 거예요. 지금은 저를 바꾸니까 극복이 됐어요.

 

김현지 고등학교 때는 주위에서 ‘대학만 가라, 대학가면 하고 싶은 거 다해라’ 라고 해서 그럴 줄 알았어요. 대학만 가면 미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죠. 하지만 대학졸업을 해도 장래와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죠.

 

송기석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어떤 분야를 너무 좋아하고 열정적으로 해서 직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직업을 위해서 나를 맞춰가는 거요. 그러면 원치 않은 것을 하게 되니까 꿈과 현실의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것 같아요.


6월 항쟁은 ‘들어본’ 정도

유태환 (연세대 건축공학과 2)
"회사를 차리게 된다면 아랫사람들을
유연성과 융통성을 발휘해서 대하고 싶어요."
남학생들은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을 것 같은데 군대에 대한 걱정은 없나요?

 

유태환 저는 오히려 가고 싶은데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또 다른 인간관계가 생기고 다른 경험이니까요.


정 성  전 ROTC를 갈 생각이에요.

 

송기석  어차피 가야할 군대니까 재미있게 갔다 오고 싶긴 한데 시간이 아까운건 사실이에요. 물론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경험을 많이 하게 되겠지만 공부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공부가 끊기게 되잖아요. 금전적인 면에서 보상을 받는 것도 아니고요.

 

- 여러분이 태어난 87년은 민주화에 한발 나아가는 계기가 된 6월 항쟁이 있었던 해입니다. 6월 항쟁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나요? 수업시간에라도 배웠을 것 같은데요.

 

임초아 저희는 고등학교 때 국사를 심도 있게 안 배웠어요. 이과였으니까요. 하지만 들어본 적은 있는 것 같아요. 

 

정 성 저도 들어는 봤어요. 하지만 자세한 것은 생각이 안나요. 의무적으로 국사를 배우기는 배우는데 내신만 들어가고 수능에는 안 들어가니까 비중이 거의 없었어요. 내신에는 필수과목으로 있지만요. 이름만 외우고 넘어간 거죠. 6월 항쟁이니까 항쟁이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했다는 것까지는 알겠어요.

 

유태환 국사책을 보긴 했으니 들어봤죠. 국사시험은 봐도 시험 때 바짝 공부해서 단기간으로 공부를 했죠. 남는 것은 하나 없고 그냥 흘려버리는 거죠.

 

김현지 말은 들어봤는데 어떤 내용인지는 몰라요.

 

송기석 저희 어머니가 말씀해 주셔서 알고 있어요. 어머니는 6월 항쟁을 겪으신 분이셔서 말씀해주셨어요. 그 당시 저를 임신하신 몸이어서 항쟁에 대해서 한발 물러선 입장에서 보셨대요. ‘그때는 대학생들이 그런 운동을 많이 했었다, 임신을 해서 최루탄 가스를 피해다니곤 했다’고 그 때를 어떻게 보내셨는지 말씀을 해주셨어요.

 

송기석 (연세대 도시공학과 2)
"6월 항쟁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르니까 실감이 안 나요.
그렇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은 드는데요."
- 87년 그때는 대학생들이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던 때인데요. 지금 대학생들도 그럴 수 있을까요?

 

정 성 지금은 아니라고 봐요. 지금은 남을 위해서 사는 사회가 아니고 경쟁사회잖아요. 어떻게 생각하면 사회가 경쟁을 할 수밖에 없이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재수강만 해도 회수를 제한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재수강을 못하게 되기 때문에 치열하게 공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요. 취업을 위해서는 학점이 중요하니까 경쟁을 하게 되죠. 저는 할 수 있겠다고 확실하게 말은 못하겠는데 꼭 세상을 바꿔야 할 상황이라면 누군가는 해야겠죠.

 

유태환  당장 겪지 않아서 모르겠는데요. 먼저 ‘꼭 그래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것 같은데요. 만약에 다 그렇게 한다면 해야겠지만요.

 

송기석 저희에게 그런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것은 교과서잖아요. 그런데 교과서에는 ‘이한열 열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없고 ‘민주화를 위해 많은 학생들이 죽었다’ 정도로만 나왔다고만 하니 그 상황에 대해 잘 모르니까 실감이 안나요. 대단하다는 생각은 드는데요. 그때와 지금은 다른 것 같아요. 그때는 솔직히 공부를 안 해도 암묵적으로 학점을 어느 정도 주는 시대였잖아요. 또 학점으로 취업을 하는 시대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지금은 학점이 바로 취업과 진로로 연결이 되잖아요. 만약에 학생회 활동을 하면 나의 미래는 누가 책임을 지나 이거죠.


노동운동 별 관심 없지만 부정적 이미지

- 노동조합, 또는 노동운동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정 성 저는 어렸을 때 노동운동하는 것은 실제로 봤어요. 저희 집 바로 앞에 대우자동차 공장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삼국지에서 나오는 전투처럼 불도 지르고 노사끼리 심하게 싸웠었죠. 경찰도 오고요. 경찰버스도 불 지르고 맥주병에 불 붙여서 던지고 다치고 그랬었죠. 그런 거는 그 사람들 생계가 달린 문제잖아요. 어쩔 수 없이 싸웠겠죠.

 

송기석 저희 학교에 있는 총학생회라는 것이 학생들의 노동조합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저희가 학생회 사람들을 봤을 때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에 왜 저런 일을 하는가 생각이 들어요. 이념적인 이야기만 있는 것 같고요. 운동권, 비운동권 나눠서 싸우는 것도 저와 상관없는 이야기 같고요, 등록금부터 내려줬으면 했는데 실질적인 성과가 없었거든요. 실질적인 결과를 위해서 하는 것보다 정치가들이 그러는 것처럼 돼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노동운동에 대해서는 솔직히 생계가 달려있고 이런 것은 이미 떠난 것 같거든요. 그냥 복지수준과 임금을 더 올려달라고 이런 건데요.

 

그런 얘기를 봤을 때는 ‘회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텐데 진짜 필요해서 저러는 걸까’, 아니면 ‘회사의 생명을 담보로 더 받기위해 그러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지하철이나 의사노조들이 파업을 하면 당장 저희가 불편을 겪게 되잖아요. 그러면 회사 측에서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 주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너무 힘을 갖는 것처럼 보여요.

 

김현지 솔직히 노동운동이나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렇다고 모든 노동운동이나 노동조합에 대해 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에요. 간혹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노동조합이나 또 폭력적인 노동운동이 아닌 노동운동은 옳다고 봐요. 하지만 요새는 이런 노동조합이나 노동운동을 찾아보긴 힘들어요,

 

대부분의 노동운동은 폭력적이고 또 자신의 의무를 저버린 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신문이나 뉴스에 이슈화 되는 것이 그런 큰 사건만 비추어 질지도 모르지만요. 과거에는 정말 생활권도 보장이 안됐을 경우라 노동조합이 실제로 필요했지만 요즘에는 생활권 보장, 임금지불과 같은 문제가 아니라 좀 더 편하게 좀더 자신이 더 많은 이익을 얻는 그런 주장을 하는데 사실이잖아요. 그래서 학생인 제 입장으로 볼 때에는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아요.

 

유태환 뉴스 같은 것을 보면 편파보도라고 해야 하나요? 항상 안 좋고, 때려 부수고, 싸우고 이런 것만 나오고 정확한 실상은 안 나오니까 저 같은 경우는 그런 뉴스가 나오면 그냥 넘기거든요. 그러니 저희 나이 또래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어요. 

 

- 최근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그것에 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요. 비정규직에 대해서 또는 자신이 비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송기석 저는 비정규직이 된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은 알고 있어요. 친구 한명이 재수하기 전에 2달 정도 대기업 자동차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한 적이 있었어요. 그 친구는 아르바이트를 목적으로 일을 했는데 거기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분들한테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얘기를 들어보니 씁쓸했어요. 서로 이름도 묻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언제 떠날지 모르니까요. 똑같은 노동자인데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대우와 월급이 다르다고 말을 해주어서 비정규직의 상황이 어떤지 알죠.

 

유태환 저도 비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아예 해보지 않았어요. 저 뿐만 아니라 주위에도 비정규직에 대해 관심을 갖는 애들도 없는 것 같아요.

 

정 성 인턴도 비정규직이잖아요. 선배들 중에는 인턴으로 일하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송기석 하지만 비정규직이라는 것이 없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어차피 기업이라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거잖아요. 정규직으로 쓰면 손해를 보니까요. 차라리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와의 불균형 같은 것을 완화시켜주는 게 좀더 나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해요.

 

좋은 직장의 기준은 ‘돈’ 아니다

- 비정규직 이야기가 나왔으니 물어볼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은 어떤 직장이죠?

 

정 성 하는 일 없고 돈 주는 그런 직장이 아니겠어요? 농담이고요. 저는 돈보다 여가생활을 많이 즐길 수 있는 그런 직업이 좋아요. 또 일을 하더라도 유연성 있게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는 곳이요. 무조건 시키면 하는 곳이 아니라 공평하게 의견 반영이 되고요. 너무 꽉 막히지 않았으면 해요.

 

유태환 일단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야 하고요. 나중에 결혼을 할 거니까 가정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지 고려를 안 할 수가 없죠. 그리고 저는 아래에 있는 것을 싫어해서 회사를 차릴 거예요. 정말 회사를 차린다면 아랫사람들을 유연성과 융통성을 발휘해서 대하고 싶어요. 제가 바라는 직장이 그런 직장이니까요.

 

김현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그런 직장이라고 봐요. 전에 학교에서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분이 그러시더라고요. ‘돈이라는 것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요새 먹고 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줄이면 되니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라고요. 그래서 보수 같은 것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이 좋은 직장인 것 같아요.

 

송기석 경제적인 것은 어느 정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만 주면 될 것 같고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리더의 위치에 있는 그런 직장에서 일을 하고 싶어요. 기업의 분위기가 합리적인 직장이어야 하고요. 제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가 나왔는데 상사와 부하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중요한건 저를 키울 수 있는 직장이어야 하죠. 

 

- 수업이 끝나고 여가시간은 주로 무엇을 하며 보내나요?

 

김현지 영화 보는 것을 무척 좋아해요. 하지만 저희 과 스케줄이 타이트하기 때문에 평소 저만의 여가시간을 많이 갖진 못해요. 그래서 시험이 끝난 후에 시간이 있을 때 친구들과 공연이나 영화를 보러가죠. 대학교 3학년이고 이제 저도 취업이나 대학원 같은 진로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시기라서 제 여가시간을 따로 정해서 갖지는 못해요. 나중에 지금 저에게 닥친 문제가 다 해결되고 난 뒤라면 제 여가 시간을 영화나 유익한 공연 관람, 그리고 새로운 곳에 여행을 하는데 시간을 쓰고 싶어요.

 

송기석 저는 여가 시간이 거의 없어요. 과제 같은 것이 많거든요. 항상 과제에 치여 사는 느낌이죠. 그나마 쉴 때는 집에서 TV보거나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하고 푹 쉬죠.

 

정 성 아까 말씀 드렸죠? 저는 농구를 해요. 매일요. 농구 말고 당구장이나 PC방을 갈 때도 있는데 그렇게 오래 하고 있지는 않아요.

 

2007년 대한민국은? 미지수!

- 꿈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졸업을 한 뒤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유태환 입학 전에 토목공학과와 건축공학과를 두고 고민을 했어요. 결국 돈 같은 것은 생각안하고 건축공학과를 택했죠. 좋은 직장이야기 할 때 말했는데 궁극적인 제 꿈은 종합 건설회사를 차리는 거예요. 졸업을 하고는 바로 회사를 차리는 것이 불가능하니 건설 매니저가 되고 싶어요.

 

정 성 저는 교수님이요.

 

김현지 제 꿈은 리서치 닥터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직 정복하지 못한 암이나 희귀병에 대한 치료법을 계발하는 것이 목표에요. 임상의사도 충분히 보람되고 좋은 직업이라 생각해요. 왜냐면 많은 환자들과 정신적 유대관계를 나누고 봉사하며 그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임상의사는 단지 기존의 지식과 의술을 펼칠 뿐이지만 실제로 암이나 불치병으로 고통 받는 더 많은 이들의 아픔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잖아요. 그리고 미래에는 더 많은 질병들이 우리를 위협 할지 모르고요. 그래서 그런 질병의 치료법과 약을 계발하는 의사가 되는 게 제 꿈이에요.

 

송기석 제가 A형이라서 신중해요. 이것저것 들어보고 그 중에서 가장 괜찮다고 했던 것을 고르려고 했는데 대학 들어오니 정보가 너무 많더라고요. 꿈은 도시 설계사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도시 설계 디자인 분야를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고요.

 

- 지금 대학생이 보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요? ‘2007년의 대한민국은 어떤 곳이다’ 정의해주세요.

 

김현지 ‘새로운 도약의 기회에 선 대한민국’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싶은데요.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FTA가 체결 됐고, 응용소프트웨어 분야와 의료시장 개방 등으로 우리가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새롭게 더 크게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나라가 아직 준비가 미약해서 그 기회에는 서 있지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니까 ‘그 기회에 섰다’ 정도로 정의해 봤어요.

 

정 성 ‘문제가 많은 사회’요. 여러 방면에서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 취업문제, 환경문제, 교통문제 등 개선할 부분이 많은 사회죠. 취업 문제를 예로 들면 저는 공대를 오고 싶어서 온 것이 아니거든요. 제가 수학을 좋아하는데 수학을 전공해서는 취업이 힘들잖아요. 그래서 수학을 응용할 수 있는 공대에 온 거죠. 그래서 제가 외국에서 살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송기석 ‘쩐의 전쟁 사회’ 아닐까요? 요즘 드라마 제목도 있잖아요. 이제 우리나라도 산업화를 겪은 후 진짜 시장경제에 의해 사회가 돌아가긴 하는데 한편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고유의 그런 것이 있잖아요. 인정이라든지 그런 게 남아있어 혼란이 있는 것 같아요.
완전히 합리적으로 돈에 의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인정에 휘둘리는 것도 아닌 중간에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