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용균 2주기 추모주간··· "일하다 죽지 않게"
故김용균 2주기 추모주간··· "일하다 죽지 않게"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12.06 18:20
  • 수정 2020.12.06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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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용균 사망 2주기…오는 12일까지 '추모주간' 선포
추모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민주노총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가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연내 법 제정 촉구 집회를 열었다. ⓒ 노동과세계
민주노총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가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연내 법 제정 촉구 집회를 열었다. ⓒ 노동과세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비정규직 고 김용균씨의 2주기 추모위원회(이하 추모위)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추모주간'을 선포했다.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구호를 내건 추모위는 김용균씨의 생일인 6일 오전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 비용보다 노동자 목숨값이 훨씬 싸게 먹히는 현실에서, 기업주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현실에서 산업재해를 멈출 수 없다"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고 국회와 정부에 요구했다.

이어 "김용균 특조위의 권고를 여전히 이행하지 않는 한국서부발전은 처벌조차 받지 않았다"며 "노동자,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법과 제도를 만들기 위해 김용균 2주기 추모주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일 나흘 뒤인 10일은 2년 전 밤, 김용균씨가 태안화력발전소 석탄운반시설을 혼자 점검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숨진 날이다.

이후 지난해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이 28년 만에 개정됐다. 하지만 김용균씨가 일했던 발전소는 이 법의 도급금지 대상에서 빠져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조위는 "산안법이 개정돼 28년 전보다 나아졌지만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았다. 지난 5년간 한국서부발전 산재사망 32명 중 31명이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노동자가 매일 산업재해로 숨지는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일터에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범죄'로 규정해 사업주·경영자·책임공무원 등에게 형사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부과하는 법이다.

19대,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21대 국회에서 강은미 정의당 의원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다만 박주민 의원 안에는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법 적용을 4년 유예하도록 하는 등 각론에서 차이가 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1일 법안을 발의했지만 책임공무원 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빠져있다. 

고 김용균씨의 2주기 추모위원회가 6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추모주간'을 선포했다. ⓒ 김용균 2주기 추모위원회
고 김용균씨의 2주기 추모위원회가 6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추모주간'을 선포했다. ⓒ 김용균 2주기 추모위원회

김용균 특조위에서 간사로 활동했던 권영국 변호사는 "2019년 8월 김용균 특조위의 진상조사 결과가, 그해 12월 당정 이행계획이 발표됐지만 1년이 다 가도록 발전사들의 권고안 이행은 답보상태고 정부의 이행점검도 형식적으로 진행되어 왔다"며 "권한을 가진 기업과 경영책임자에게 안전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으면, 그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9일로 곧 정기국회가 막을 내리는데 176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김용균 노동자 2주기 추모행사가 단지 행사로 그쳐서는 안 된다. 행동하는 추모주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용균씨의 어머니이자 김용균재단 이사장인 김미숙씨는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의 추모 주간은 단지 아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또다른 누군가가 희생되지 않도록 결기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위는 오는 12일까지 태안 서부발전 본사 앞,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등지에서 추모제와 토론회 등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故김용균 2주기 추모주간 일정

◦ 주요 일정
- 12/5(토)
  10:00 함께 추모제 음식만들기(꿀잠)

- 12/6(일)
   09:30 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국회앞)
   10:00 마석추모제 버스탑승(국회앞)               
   12:00 2주기 추모제(마석모란공원)

- 12/10(목)
   12:30 현장 추모제(태안화력발전소)

- 12/12(토)
   14:00 10만의 바람 <모두의 행동>
   (24곳의 집회, 전국동시다발1인시위, 인증샷)

<토론회>
-작은사업장노동자 안전권리를 위한 활동가워크숍
   : 12/7(월) 14:00 민주노총
-문화예술노동자 산재실태 현장발표
   : 12/8(화) 14:00 한빛센터(페북중계)
-에너지전환에 따른 발전소 폐쇄와 고용문제 국회토론회
   : 12/11(금) 10:00 이룸센터(온라인중계)

<문화행사>
-꽃이지네 눈물같이<기획전시>
   : 12/8(화) 11:00 인권중심 사람 2층(~12일/매일 11시~18시)
-그 쇳물 쓰지마라-토크콘서트
   : 12/10(목) 18:30 홍대청년JU(다리소극장)
-고 김용균을 추모하는 문화행동
   : 12/12(토) 11:30 마로니에공원

<지역일정>
[충남]
12/7(월) 19:00 태안촛불추모제(한국서부발전 본사 앞)

[부산]
12/10(목) 13:00부터 현장사진전(서면쥬디스태화)
             19:00 2주기 부산추모문화제(서면 쥬디스태화)

[충북]
12/10(목) 16:00 사진전/산재피해와 대응지도 전시(성안길)
             18:30 추모문화제(성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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