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 PD를 기억합니다" 27일부터 1주간 추모기간 선포
 "이재학 PD를 기억합니다" 27일부터 1주간 추모기간 선포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1.01.26 21:40
  • 수정 2021.01.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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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7일부터 2월 4일까지 토론회, 추모문화제 등 진행
대책위 "합의 이행 거부하는 청주방송과 이두영 이사회 의장 규탄"

"이재학 PD를 기억합니다."

2월 4일이면 CJB청주방송의 부조리한 노동환경을 알린 고 이재학PD가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째다. 

1월 27일~2월 4일을 1주기 추모주간으로 정한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PD 대책위(이하 대책위)'는 집중 선전전을 벌일 예정이다. 

추모주간 첫날인 27일에는 청주 CJB청주방송과 서울 상암 MBC 앞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상암 MBC 앞에선 방송현장에서 죽어간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한 행진도 진행된다.

2월 2일에는 유튜브 생중계로 "방송 미디어 산업 '무늬만 프리랜서', 어떻게 타파할 수 있을까?" 토론회를 개최하며, 추모주간 마지막 날이자 고인의 기일인 2월 4일에는 CJB청주방송 앞에서 1주기 추모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PD 대책위
ⓒ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PD 대책위

고 이재학PD는 CJB청주방송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며 14년 경력에도 월급 160만 원을 받으며 일했다. 자신과 동료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 인건비 인상과 인원 충원을 요구했다가, 2018년 4월 담당하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 당했다. 故 이재학 PD는 부당해고라며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지만, 2020년 1월 22일 패소했다. 같은 해 2월 4일, 故 이재학PD는 유서를 남기고 사망했다.

사건 직후 꾸려진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일부 구성원이 故 이재학PD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진행 당시 증거를 은폐하고 위증을 교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직장 내 괴롭힘도 있었다. 더불어 故 이재학PD의 증언대로 방송사 비정규직의 처우도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4자 대표(CJB청주방송·유가족·시민사회·언론노조)는 합의안을 체결했으나, CJB청주방송은 합의안 내용 중 상당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최종 합의안에 담긴 내용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취하하고 강제조정 진행 ▲부당해고와 사건 은폐 가해자 징계 ▲비정규직 고용구조 개선 및 노동조건 개선 ▲조직문화 및 시스템 개선 등이다.

당시 유족은 합의를 위해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취하하고 법원 강제조정을 진행하기로 양보했지만, CJB청주방송은 청주지법 강제조정결정문 중 "이재학PD 사망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부분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갑자기 이의를 제기했다. CJB청주방송이 합의를 불이행하자, 고 이재학PD 유족은 항소심을 진행하기로 했다.

CJB청주방송이 갑작스레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이두영 CJB청주방송 이사회 의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두영 의장은 CJB청주방송 전 대표이사이자, CJB청주방송 대주주인 두진건설 회장이며,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이다. 

대책위는 "충청북도 지역을 대표하는 방송사로서 합의 이행을 거부하는 등 지상파 방송으로서 지녀야 할 일말의 공영성도 내팽개치는 청주방송과 이두영 이사회 의장을 규탄"하고 동시에 "비정규직·프리랜서 방송 노동자가 제 권리를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 이재학 PD를 기억하자"는 뜻에서 추모주간을 가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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