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지부 “금융권 최초 노조추천이사, 좋은 선례 만들 것”
수출입은행지부 “금융권 최초 노조추천이사, 좋은 선례 만들 것”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1.09.17 20:59
  • 수정 2021.09.17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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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17일 이재민 해양금융연구소 대표 임명
신현호 위원장 “노동이사제 입법으로 이어지길 기대”
ⓒ 한국수출입은행
ⓒ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금융권 최초로 노조추천이사가 임명됐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이재민 해양금융연구소 대표를 비상임이사로 임명한다고 수출입은행에 통보했다.

이재민 대표는 과거 수출입은행에서 여신총괄부장, 선박금융부장, 수출금융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한국해양대에서 선박금융학과 교수로 지냈다. 이에 금융노조 수출입은행지부(위원장 신현호)는 금융 전문가로서의 역량뿐 아니라 수출입은행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로서 이재민 대표를 사외이사로 추천한 바 있다.

신현호 수출입은행지부 위원장은 <참여와혁신>과 통화에서 “무엇보다 전문성을 지닌 인물을 추천하고자 했다”며 "퇴직 후 10년이 지나서도 직원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는, 또 대학교에서 선박금융학과 교수로 오래 생활한 이재민 대표를 노조추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사측도 금융 전문성과 수출입은행 내부 이해도가 높은 이재민 대표를 적임자로 판단, 비상임이사 최종 명단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호 위원장은 “금융권 최초의 노조추천이사인 만큼, 좋은 사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재민 대표가 소통의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구성원들이 편하게 의견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금융권 최초의 노조추천이사가 선임되자 노동계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노동계에서 가장 먼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요구했던 김형선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금융 공공기관 첫 노조추천이사인 만큼, 노동의 경영참여와 직장민주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고 밝혔다. 수출입은행과 마찬가지로 금융 공공기관인 기업은행에도 노조추천이사제가 도입될 것으로 기대한 것.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16일 국회 앞 금융노조 천막 농성장을 찾아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관한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그간 노동계는 구성원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결정 권한을 경영진에게만 부여하는 의사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노조추천이사제와 노동이사제 도입을 요구해왔다. 노조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노조추천이사제에서 한 걸음 나아간 제도가 노동이사제다.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근로자 대표’가 직접 이사회에 들어가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신현호 위원장은 “노조추천이사제가 제대로 운용되고,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한 ‘공공기관 지배구조 개선’에 큰 역할을 한다면 노동이사제에 관한 시각도 바뀔 것”이라며 “이번 노조추천이사제로 민주당이 의지를 표명한 만큼, 올해 안에 노동이사제 입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이재민 대표 임명으로 수출입은행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이재민 대표의 수출입은행 비상임이사 임기는 오는 18일부터 2024년 9월 17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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