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자, 비정규직 문제 해결 않는다면 거대한 투쟁 직면할 것”
“윤석열 당선자, 비정규직 문제 해결 않는다면 거대한 투쟁 직면할 것”
  • 강한님 기자, 김민호 기자
  • 승인 2022.03.10 14:55
  • 수정 2022.03.10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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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비정규 노동자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기자회견
19일부터 5월 7일까지 매주 토요일 인수위 행진·총궐기 등 예고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이 10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들이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현정희, 이하 공공운수노조)은 10일 오전 10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공공운수노조에는 학교, 의료, 사회복지, 철도, 화물, 에너지 등 ‘필수노동자’라고 불리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조직돼 있다. 이들은 윤석열 당선인에게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요구하는 한편, 공공운수노조의 요구 수용을 촉구하는 투쟁을 예고했다.

그간 공공운수노조는 비정규직과 관련해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 고용제한 법제화 ▲가짜 정규직인 용역형 자회사 운영 개선과 원청의 책임 강화 ▲일터에서의 차별 금지와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격차해소 인건비 예산 편성 ▲공공부문 하청노동자 인건비 저가 낙찰제 폐지 ▲공무직 법제화 ▲노조법 제2조 개정으로 간접고용과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해왔다.

공공운수노조는 19일부터 5월 17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전태일 열사 동상에서부터 인수위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5월 28일 구의역 사고 6주기까지 대통령이 직접 비정규 노동자들의 요구에 답변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는 행진이다. 6월 말에서 7월 초에는 총궐기를 계획 중이다.

공공운수노조는 “불평등의 상징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대통령 직속 비정규직권리보장위원회를 설치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나 진지하게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며 “노동혐오를 걷어치우지 않는다면 박근혜 정부처럼 거대한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들이 참여해 발언을 이어갔다. 민병조 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지회장은 “한순간도 쉴 수 없는 노동강도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을 감수하는 것은 재계약에 대한 불안이 크기 때문”이라며 “고용불안은 노동자의 목을 감고 있는 목줄이나 다름없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했지만, 형태만 바뀐 비정규직만 생겼다.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고용 법제화를 대통령 당선인에게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명재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지부장은 "윤석열 당선인의 노동공약이 거의 없어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가진 자들을 위해 법이 작동하는 한국사회에서 비정규직을 철폐하지 않고 공정과 상식을 말하는 것은 기만일 뿐"이라며 "당선인이 우리의 투쟁의 대상이 되지 않길 바란다. 기만적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인 원청이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는 정책을 내놓고 실천의지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송무근 공공운수노조 경북지역지부 지부장은 “선택의 공이 윤석열 당선인에게 넘어왔다. 대한민국 노동의 시계를 수십 년 거꾸로 되돌리지 말아줬으면 한다”며 “우리는 살 길을 위해 다시 스스로 투쟁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더욱 더 강고한 대오로 투쟁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최악의 대통령으로 침몰할 것인지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는 대통령이 될 것인지 선택하라”고 경고했다.

정경숙 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도 “학교에서 일하는 공무직 노동자들은 오늘의 결과에 결코 체념하지 않을 것이다. 교육부문 노동자로서 책임과 사명을 가지고 비정규 노동자 행진에 함께하겠다”며 “우리 스스로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고, 미래 세대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물려주는 투쟁을 기필코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인은 당선 후 국민통합을 가장 우선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진정 국민통합을 원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불평등 완화이고, 그 핵심에 비정규 노동자들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코로나19, 기후위기, 불평등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 점을 직시하고 불평등 해소를 위해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즉각 완수하고, 비정규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에 앞장서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국민의힘 관계자에게 공공운수노조 대정부 요구안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 10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투쟁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정명재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지부장이 10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투쟁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이 10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이 10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민의힘 당직자에게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직 노동자 대정부 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민호 기자 mhkim@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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