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하루 세운 ‘현대제철 비정규직 파업’, 왜?
공장 하루 세운 ‘현대제철 비정규직 파업’, 왜?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2.09.29 02:20
  • 수정 2022.09.29 0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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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 4개 지회 공투본, 28일 총파업 결의대회
“불법파견 해결하고 원·하청 차별 해소하라”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dsjeong@laborplus.co.kr
28일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 4개 지회 공투본이 서울 양재동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dsjeong@laborplus.co.kr

현대제철 4개 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28일 일손을 놓고 현대제철과 현대차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양재동에 모였다. 이들은 “불법파견을 해결하고 원·하청 차별을 해소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 4개 지회*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28일 서울 양재동 현대제철·현대차·기아 본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현대제철 당진, 울산, 순천, 순천단조 공장에서 현대제철 제품을 생산하는 사내하청 노동자 약 3,500명이 참석했다. 4개 지회는 각각 협력사 교섭단과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며, 4개 지회 모두 쟁의권을 확보했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순천단조비정규직지회(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울산지회(울산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충남지부)

현대제철 공장도 이날 멈췄다. 채인수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광주전남지부) 부지회장은 “사내하청 비정규직으로만 돌아가는 울산과 순천단조 공장은 라인이 멈췄다”며 “당진과 순천 공장은 정규직이 있어서 라인은 돌아가지만 생산에 타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 21일 공투본의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예고된 것이다. 공투본은 “공동요구안에 대해 사측이 명확한 제시(내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9월 28일 공동파업·공동상경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동요구안엔 원·하청 노동조건 차별을 줄이기 위한 △교육비 지원 △차량구입비 지원 △의료비 지원 △임금(기본급 14만 2,300원 인상) 및 성과급(현대제철 정규직과 동일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dsjeong@laborplus.co.kr
28일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 4개 지회 공투본이 서울 양재동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dsjeong@laborplus.co.kr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장영석 현대제철순천단조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현대제철에 묻고 싶다. 비정규직이 만드는 철은 싸게 팔고, 정규직이 만든 철은 비싸게 파나? 같은 일을 시키고도 적은 임금을 주기 위한 속내를 생각하다 보면 치가 떨린다”면서 “현대제철의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는 법원 판결과 정부의 시정명령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자본에 경고한다. 우리는 현대제철 직원이고, 차별 없는 대우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규 현대체철비정규직지회(충남지부) 지회장은 “법원의 판정,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진짜사장은 현대제철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대제철은 소취하서와 부제소 동의서가 수반되는 자회사 설립으로 불법을 은폐하고 있다. 불법파견 소송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우리의 투쟁으로 현대제철에 사내하청 노동자 직접고용을 강제하자”고 이야기했다.

신동원 현대제철울산지회 지회장은 “비정규직의 삶은 억압과 착취로 가득 차 있지만, 이는 풀어가야 할 숙제로 가득 차 있단 뜻이기도 하다”면서 “우리는 미래를 우리 손으로 결정짓기 위해  한 날, 한 시에 총파업을 하고 이 자리에 모였다. 끝까지 싸워보자”고 했다. 

공투본은 결의문을 통해 “정규직과 차별 해소 공동요구안 쟁취, 2022년 임단협 투쟁 승리, 현대제철의 불법파견 사죄,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의 직접고용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dsjeong@laborplus.co.kr
28일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 4개 지회 공투본이 서울 양재동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 마지막엔 공투본의 요구가 적힌 현수막이 하늘에 떴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dsjeong@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