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부산 이전 준비단’ 구성... 직원들 반발에 기름 부어
산업은행, ‘부산 이전 준비단’ 구성... 직원들 반발에 기름 부어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09.30 18:13
  • 수정 2022.09.30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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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부산 이전 준비단’ 구성 위한 인사발령... 발령난 직원 중 1명 삭발로 항의
지난 5월 13일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가 산업은행 부산 이전 반대 결의대회 사전 집회에서 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 참여와혁신 포토DB

산업은행이 ‘부산 이전 준비단’을 꾸렸다. 산업은행이 부산 이전 추진을 위한 자체 계획 수립을 실체화한 것인데, 직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크다.

28일 오전 10시 산업은행은 인사발령을 내고 ‘부산 이전 준비단’을 구성했다. 상근 10명과 비상근 40명으로 이뤄진 50명 규모의 조직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해 돌아가는 것이다. 내부 문건에 의하면 준비단 공식 출범은 다음 주인 10월 초로 예정됐다.

부산 이전 준비단 단장은 최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맡고, 준비단은 지방이전 계획 및 동남권 영업강화 방안 수립 등의 업무를 주요하게 수행한다. 준비단 운영은 부산이전 완료 시점까지이다.

준비단 구성에 산업은행 직원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산업은행 직원은 “상근직원으로 발령난 10명 중 대다수가 인사발령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발령 받은 직원 중 1명은 삭발을 하고 출근하며 항의 표시를 했다. 해당 직원은 이전 추진 업무를 거부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육아휴직을 제출했지만 반려돼 삭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육아휴직 결재는 발령난 이전 준비단을 통해 다시 올리라고 설명을 받은 상황이라는 게 익명을 요구한 산업은행 직원의 설명이다.

산업은행 직원들이 분노한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인사발령이 난 28일 전날인 27일 최대현 수석부행장이 전직원에게 28일 오후에 간담회를 열겠다고 메일을 보냈다는 점이다.

메일에는 이전 계획 내부 검토를 마냥 미룰 수 없다며 이전 준비단을 운영하고 △진행 과정과 검토 사항 투명 공개 △직원들의 의견 수렴 등을 약속한다고 적었다.

이전 준비단 운영을 알리면서 직원 간담회를 열기도 전에 인사발령을 냈다는 것에서 산업은행 직원들의 공분 지점이다. 그렇게 28일 오후 4시에 진행된 직원 간담회는 직원들이 간담회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보이콧해 무산됐다.

간담회에서 최대현 수석부행장은 “저는 여기에 찬성을 하기 위해 온 게 아니다. 저도 지방이전을 분명히 반대한다. 저를 비롯한 모든 임원들이 지방이전을 반대한다. 찬성하는 임원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저희가 방어적인 협조조차 안 한다면 일방적인 진행이 될 수 있다. 분명히 아십시오. 어떤 선배도 지방이전을 찬성하지 않는다. 다시 기회를 가지도록 하겠다”고 마이크를 통해 이야기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30일 오전 11시부터 산업은행 여의도 본관 7층에 부산 이전 준비단 사무실을 꾸리고 있는 중이다.

이에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는 이전 준비단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 이슈가 다뤄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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