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산업은행 부산 조속 이전” 발언에 분노한 산은 직원들
尹, “산업은행 부산 조속 이전” 발언에 분노한 산은 직원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09.01 15:11
  • 수정 2022.09.01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상경제민생회의서 윤 대통령 ‘산은 부산 이전’ 발언에 강 회장 ‘신속 추진’ 답변
지속적인 ‘산은 부산 이전’ 발언으로 산은 직원들 불만 쌓여가
1일 오전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가 산업은행 8층 회장실 앞에서 항의 방문 집회를 열었다. ⓒ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

산업은행 직원 400여 명이 1일 아침 회장실 앞에서 항의 방문 집회를 열었다. 지난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산업은행 부산 조속 이전’ 발언을 했고, 해당 발언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신속 이전 추진’으로 답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1일 경남 창원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산업은행은 부울경 지역으로 이전해 해양 도시화, 물류 도시화, 첨단 과학산업 도시화로의 길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유관기관 관계자로 참석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산업은행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말이 오간 것에 산업은행 직원들이 뿔이 났다. 1일 아침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는 매일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로비에서 진행하던 집회를 8층 회장실 앞에서 열었다. 31일 발언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같은 날 산업은행지부의 상급단체인 금융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의 ’산은 부산 이전‘ 망언을 규탄하며 결사 항전을 선언하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을 통해 금융노조는 “대통령이 밝혔듯 수출 경쟁력 강화 위한 무역금융 확대와 유망 신산업 지원 정책금융 등 산업은행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데, 서울로 집중된 금융시장과 떨어져서, 거래기업 69%가 소재한 수도권에서 쫓겨나 부산에서 어떻게 사업을 추진하라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가 산은법 개정을 하지 않고는 본점을 이전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척 산업은행 회장에게 이전을 지시하는 대통령과 신속한 지시 이행을 약속하는 회장의 모습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9월 16일 금융노조 총파업에서 ‘산은 이전, 국익 훼손’ 목소리를 높이고 이후에는 산은지부만의 독자적인 쟁의행위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직원들은 화가 쌓인 상태이다. 86일째 산업은행 본점 로비에 모이는 집회 규모는 400~500여 명대로 줄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28일에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부산 이전을 빨리 실시할 것이라는 발언을 해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가 강력히 항의했고, 지난달 24일에는 산업은행이 직원 설명회를 열었다. 그러나 직원 설명회로 직원들이 더 화가 났다는 게 당시 자리에 참석한 직원들의 설명이다. 직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절차대로 하겠다’, ‘법 개정 문제이긴 하다. 노조와 협의하겠다’ 등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인력 이탈 문제에 대해 신입 직원 채용 확대 및 전문직 채용 확대를 이야기해 장기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들의 불만만 낳았다고 설명회에 참석한 직원이 이야기했다.

이렇듯 지속적으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 발언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지난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발언은 직원들의 불만을 분노로 바뀌게 했다는 게 1일 회장실 항의 집회에 참여한 직원의 설명이다.

이날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는 아침 항의 집회뿐 아니라 점심 집회도 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진행했다. 한편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는 9월 15일 지방 이전 반대 집회 100일차를 앞두고 있다.

산업은행 직원들이 산업은행 지방 이전 반대 관련 글을 게시판에 붙여 모으고 있다. ⓒ 익명을 요청한 산업은행 직원
1일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가 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점심 집회를 열었다. ⓒ 익명을 요청한 산업은행 직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