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지부, “지방 이전 실효성 검토하고 국회서 판단해야”
산업은행지부, “지방 이전 실효성 검토하고 국회서 판단해야”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06.17 13:51
  • 수정 2022.06.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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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승 산은지부 위원장, “지방 이전 직원 고통이란 걸 회장이 정부에 전달 못한다고 한 것”
산은지부, “정부, 회장 내정자 통한 지방 이전 압박 멈춰야”
17일 오전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가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추진 관련 회장 내정자 및 정부 입장 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위원장 조윤승)가 17일 오전 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추진 관련 회장 내정자 및 정부 입장 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산업은행지부는 “회장 내정자가 첫 출근 시도에서 노동조합에 지방 이전 문제를 함께 논의하자고 대화 의사를 밝혔는데, 실제 대화에서는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는 정권의 입장에서만 현 상황을 판단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조윤승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회장에게) 해당 정책(산업은행 지방 이전)이 직원들에게 얼마나 고통일지 정부에 전해달라고 했고, 이것을 직원들 앞에서 천명해달라고 한 것인데 그것조차 할 수 없다고 답변한 것”이라 지적했다.

현재 산업은행지부는 지방 이전 반대를 걸고 10일째(17일 기준) 철야농성 중이다. 농성 9일째였던 16일 아침에는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두 번째 출근 시도를 했고, 산업은행지부가 회장의 출근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강석훈 신임 회장은 준비한 발언을 읽기도 했다. 강석훈 회장의 발언이 오히려 직원들의 공분을 샀다는 게 조윤승 위원장의 설명이다.

조윤승 위원장은 “(회장이) 건물은 실체가 아니고 사람이 실체이며 인재 한 명 한 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이전이 안 된다고 하는 직원들에게 건물 이야기를 하니 그 때부터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회장이 보수 및 복지 개선과 성과연봉제를 이야기했다”며 “공공기관 중 산업은행만 어떻게 올리나 직원들도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고, 성과연봉제 이야기까지 더해 직원들이 화가 났다”고 밝혔다.

또한 산업은행지부는 산업은행이 세계적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을 해나가야 하는데, 지방 이전 이슈로 직원들의 이탈이 늘어나는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산업은행은 매년 40명 내외의 인력 유출이 발생하고 올해는 상반기에 40명 정도 나갔다. 올 상반기에만 한 해 평균 유출 인력이 몰린 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신임 회장으로서 직원들이 걱정하고 물어봤을 때 산업은행 본점 이전은 국회가 정할 사항이니 산업은행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직원들에게 최소한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지부도 “정부가 회장 내정자를 통한 산업은행 이전 압박을 멈추고, 이전 실효성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후 이를 근거로 한 입법기관인 국회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향후 산업은행 지방 이전 이슈는 장기화되며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서병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조항을 부산광역시에 둔다는 조항’으로 개정하는 내용을 담아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해당 의안은 국회 소관위 심사 중이다.

이는 산업은행 지방 이전이 윤석열 대통령 공약 사항이어서 추진하더라도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법 조항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되고 임시국회가 열리게 될 경우 산업은행 지방 이전 이슈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지부도 이를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실효성 검토와 국회 논의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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